귀동냥으로 판단....10년이나 지금이나 ‘중국 과소평가병’ 고쳐야

한경닷컴 게임톡이 양띠해를 맞아 중국 게임시장을 바로 읽기를 위해 [브랜든 중국겜톡] 코너를 마련했다. 저장성 항조우에 있는 링타이거 브랜든(본명 정동현) 대표는 1992년 게임업계 입문해 2006년 중국 항저우 Growth에 입사했고, 2012년 링타이거(www.ringtiger.com)를 설립했다. 현재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로 항저우에 거주하면서 모바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의 이통사와 360, 바이두,91닷컴 등 모든 3차 마켓과 iOS마켓에 공급한다. [편집자 주]

2014년 외국 관광객이 1400만명을 돌파했다. 중국 관광객 600만(612만명)을 넘어 1위에 올랐다. 2위 일본인(230만명), 3위 미국인(77만명), 4위 홍콩인(55만명) 등 순이다. 2013년 2290억 달러(약 248조 5000억원) 규모였던 한-중 교류도 한중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되면 5000억 달러를 넘어 1조 달러(1088조5000억 원) 달성이 넘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게임업계도 중국에서 몰려드는 자본과 콘텐츠가 밀려오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사 텐센트는 지난해 넷마블 5300억 투자-파티게임즈 200억 투자-라인과 함께 4:33 1300억 등 '통큰' 투자를 발표해 한국 게임업계를 뒤흔들었다.

이제는 ‘도탑전기’(리리스게임즈)나 ‘마스터탱커’(로코조이)처럼, 중국의 콘텐츠까지 한국 게임시장에 밀려들어오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이런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가 한국에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정확성은 둘째치고라도, 이런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조차도 부족해 보인다.

■게임 소비 수준 이미 10년 전부터 한국과 비슷

필자가 2003년 중국 상하이에 처음 출장을 갔을 때, 나름 꽤 놀랐다. 중국이라는 곳은 그냥 왠지 한국보다 못사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그런 곳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도시의 번화함과 한국에 비해서 '낮은 문화 수준'이라고 취급받을 만한 수많은 서민들이 엉켜 살고 있는 모습이 굉장히 독특하게 보였다.

심지어는 도심 번화가 도로에서 쌀 트럭에서 쌀을 훔쳐 던지는 모습도 목격했다. 2005년 중국에서 게임 개발을 위해 전체 개발팀이 왔을 때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있었다. 당시 광저우의 중심부에서 먹는 것빼고는 모든 게 한국보다 비쌌다. 이 낯선 곳에서 게임을 개발하며, 문화적인 이질감까지 함께 느끼며 어려운 상황을 겪어야 했다.

물가로 비교하자면, 10년 전 숙소(방 1칸 + 거실)의 월세가 6000위안으로, 당시 환율로는 80만원 정도, 현재 환율로는 100만 원 정도의 숙소에서 생활했다. 게임에 대한 소비 수준 역시 이미 10년 전부터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2005년은 한국 게임 중 MMORPG의 열풍이 중국에서 조금씩 사그라들던 때였다. 보통 1인당 온라인 게임에 매월 50위안(6000원)에서 100(1만2000원)위안 정도의 소비력을 보여주던 시기였다.

필자가 굳이 이렇게 물가를 비교 언급하는 이유는, 이미 10년 전부터 한국과 중국은 비슷한 경제력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한국의 개발사-개발자들은 단순한 미개의 나라가 돈만 많아진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게 거의 최근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었다.

■ 무지하고, 알고 싶어하지 않은 개발자들의 ‘비뚤어진 중국관’
무엇이 한국 개발자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언급하자면 한국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각종 문제점까지 언급해야 할 것이다. 그냥 쉽게 결론만 보자면, 한국 개발자들은 아무런 정보, 이유도 없이 그냥 중국을 과소평가 하는 것이다. 직접 가본 것도 아니고, 자세히 알기 위해서 노력해 본 것도 없으면서,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무시해온 것이다.

필자가 중국에서 개발해온 자그마치 10년의 기간 동안 한국 개발자들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좀 과장하자면, 친한 친구조차 중국이라는 곳에서 게임 개발하는 것이, 마치 어디 오지 인터넷도 안되는 곳에서 사냥해서 끼니를 때우면서 게임 개발하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 한심한 걸 떠나서 안타깝기까지 했다.

과거 얘기는 이쯤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과거 얘기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반드시 우리의 현재 상황을 정의해야 한다.

■한국 개발자는 ‘우물 안 개구리’....중국보다 5년 정도 뒤처져
현재 한국 개발자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우물 안 개구리'다. 이게 얼마나 기분 나쁜 얘기인지는 잘 알고 있지만, 미안하지만 사실이다.

물론, 모든 개발자가 이렇다고 매도해버린다면, 그렇지 않은 많은 개발자들이 기분 나쁠 것이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정의하자면,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 경영자' 의 '사고'가 굳어버린 곳이 한국의 게임업계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필자가 2009년부터 중국과 한국에서 유니티3D(Unity3D) 엔진을 알리고 다닐 무렵, 중국에서는 많은 유니티 개발자들이 양성 중이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일부 몇몇 개발자들 외에는 대형 게임업체나 소형 게임업체들조차 유니티 엔진의 활용성은 고사하고, 새로운 엔진 자체를 형편없는 실패작 쯤으로 매도하는데 급급했다.

당시에도 필자는 유니티 엔진으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알리고 다닌 반면, 대부분은 모바일 게임 개발용 엔진쯤으로 취급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는 개발자들이 태반이라는 사실이다.

2015년 한국 개발자들은 10년, 조금 더 양호하다면, 5년 정도 뒤처져 있다. 이렇게 된 이유를 분석하고 대처하기에는 이미 늦었다. 다시 한국 개발자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너무 많은 주변 변수들로 인해 쉽지 않을 것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브랜든 객원기자 ceo@ringtiger.com

**다음 회에는 한국 개발자들의 열정을 다시 불사를 수 있는 새로운 힘이 되어줄 중국 시장에 대해서 언급해보겠다.

■ 브랜든은?
브랜든(본명 정동현, 40)은 1992년 게임업계 입문해 한국에서 ‘판타지포유’ 등 10여개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다 2006년 중국 항저우 Growth에 입사했다. 2012년에는 항저우에서 링타이거(www.ringtiger.com)를 설립했다.

링타이거는 중국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및 세계 최초 한국 모바일 게임사를 지원하는 리쉐이 모바일 ict 지원센터 관리업체다. 링타이거는 모바일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의 이통사와 360, 바이두,91닷컴 등 모든 3차 마켓과 iOS마켓에 공급한다.

2011년 10월부터 Ringtiger CEO & Founder
2007-현재 Netmego CTO 항저우 시
까꿍 온라인-HeX1946- Return To Fantasy 제작
2006년 2월 ~ 2007년 7월 GrowthCTO 항저우 시
- Magic Book Online 개발
2005-2006 홍콩 쭝신 타이푸(기술자문)
2004-2005 한국 엑스터소프트 설립(법인대표)
아케이드 게임 개발
2003-2004 MMORPG ‘Mixmaster’ 개발 및 중국 일본 서비스 (싸이미디어 PM )
I.M.Online 개발(이야기 PM)
1999-2002 MMORPG ‘Fantasy For You’
(한국/대만/일본 서비스) 이야기 프로그래머
1992-1999 PC 게임 개발:
<Fantasy For You> <Dragon Fantasy> <Nanta99>
<Quovadis> <Tokyo Yahwa 2> <Super Action Ball 외전>
<Super Action Ball> <Astonishia Story 개발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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