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넥슨-네오플 스타트업 지원 인색...척박한 환경 속 신작 출시 채비

어느덧 제주도라는 섬에 안착한지도 4년째가 되어간다.

짧지 않은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갑오년 말띠해 초에 가장 큰 일은 게임 개발 본연의 일로 돌아가 독립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격적인 게임 개발을 위해 게임커스(http://www.gamecus.co.kr)를 설립하고 얼마 전에 시내 중심가에 새로운 사무실도 얻었다. 비록 4명이 들어서면 꽉 차는 5평 남짓한 조그만 사무실이지만, 필자는 그 어느 공간보다도 멋지고 자랑스럽다.

여전히 제주에서의 게임 개발 일은 제주의 겨울만큼이나 춥고 험난하다. 제주 도내에 있다는 넥슨 지주사, 최근 이주를 마친 네오플, 합병으로 복잡한 상황의 다음카카오, 있는지 없는지 알듯 모를 듯한 이스트소프트 등 그나마 큰 IT-게임 관련 회사들이 있지만 그들은 제주 스타트업이나 지원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물론 그래도 예전과는 달리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이 생겨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아직은 자금력이나 인력난에 어려움이 있어 다들 생업을 따로하며 주로 저녁시간이나 주말에 만나서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선뜻 투자를 제의하는 곳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이것 또한 개발의 어려움이 주는 재미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 같이 고생한 뒤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금 당장은 고생스럽고 원망도 하고 아쉬운 마음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포기하지는 않는다. 필자에게 있어 게임 개발이라는 것은 단순히 '일'을 떠나 평생에 걸쳐 이루고자 하는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청양띠 을미년의 제주 개발자의 작은 소망은 천혜의 섬 제주에서도 풀뿌리 게임-앱 개발과 스타트업의 꿈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확대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프로게이머 임요환 팬클럽이었고, 젊은 세대의 게임문화를 지지해왔던 원희룡 제주지사가 부임했지만 도내 지자체에서도 게임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고 지원이 가능한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

예산도 주로 관광-신 에너지 사업(태양광, 스마트그리드, 풍력발전) 등에 집중되어 편성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인프라도 열악하고 지자체나 정부의 자금 지원도 요원하기만 하다. 제주에 새 둥지를 튼 넥슨 지주사-네오플, 다음카카오도 스타트업-인디게임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바람이다.

“꿈을 놓치지 마라. 꿈이 없는 새는 아무리 튼튼한 날개가 있어도 날지 못하지만,꿈이 있는 새는 깃털 하나만 가지고도 하늘을 날 수 있다.”

- 강수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중에서

한경닷컴 게임톡 김대홍 객원기자 gamecus.ceo@gmail.com

■ ‘큐씨보이’ 김대홍씨는?
한경닷컴 게임톡에 고정팬을 확보하며 인기 높은 고전게임 칼럼 ‘게임별곡’ 필자다. 필명은 큐씨보이다. 5살 때 입문한 게임 경력 32년째 15년차 개발자로 스스로 ‘감히’ 최근 30년 안에 게임들은 웬만한 게임을 다 해보았다고 자부하는 열혈 게임마니아다.

2013년 4월 17일 게임톡에 첫 원고 ‘명작 어드벤처 ‘원숭이 섬의 비밀 1, 2’ 이후 2014년 12월 29일 89회까지 원고 ‘펑크’ 없이 1년 8개월 인기리 연재하고 있다.

그가 개발 중인 ‘스페이스 매직 스톤'
최근 인디게임사 게임커스를 설립해 제주 토속돼지 소재 ‘응까런’을 공동 개발하는 등 척박한 제주 지역 개발자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자체 개발 중인 게임도 2015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퍼즐 게임 ‘스페이스 매직 스톤(space magic stone)’(가제)이 그것. 컨셉은 우주에 혼돈이 발생해서 행성들의 어지럽혀진 질서를 바로잡는다가 중심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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