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신 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 “소니 콘솔 영역 파괴 선언”

삼성전자가 2015년 상반기부터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자사의 스마트TV에 PS4용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나우(Playstation Now)'기능을 내장한 모델을 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플레이스테이션 나우 서비스는 소니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다. PS(플레이스테이션)4 및 이전 버전 콘솔 용 게임을 별도의 타이틀이나 저장 장치 없이 온라인에 접속해서 즐길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 삼성 스마트 TV 대형 화면과 콘솔 게임 ‘찰떡궁합’
삼성 스마트 TV에 소니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가 내장된다는 것은 TV만 구입하면 대형 화면에서 전용 컨트롤러를 가지고 콘솔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니의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실행하고, 삼성전자 스마트TV는 화면을 역할을 한다. TV의 기능이 개선되고 통신망과 연결되면서 게임기가 없어도 고품질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삼성전자는 게임 콘텐츠를 확보해 잘 나가는 스마트TV 판매 확대하는데 큰 지원군을 얻었다. 소니도 더 많은 소비자에게 PS의 고퀄리티 콘텐츠를 보다 많은 사용자에게 전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누이좋고 매부좋은’ 모델을 만들었다.

콘솔의 플랫폼 홀더가 자사의 일부 I.P를 외부 서비스로 제공한 적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외부의 H/W를 콘솔 용 콘텐츠 유통의 인프라의 범주로 포함시킨 것은 첫 사례로 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프린터나 질레트 등의 면도기와도 같이 전용 규격의 하드웨어를 싼 값에 시장에 판매하여 점유율을 높이고 이를 기반으로 해당 기기에 전용으로 사용되는 카트리지를 통해 고마진을 올리는 것은 콘솔의 비즈니스 모델과도 매우 유사하다.

즉 5년 이상의 제품 수명 주기를 보장하는 것을 기본으로, 콘솔을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해서 보급한 뒤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시장에 전용 게임에 대한 라이선스와 마진을 통해 사업 이익을 취하는 것이 바로 콘솔 게임 비즈니스의 기본이었다.

하지만 이번 소니가 택한 전략은 기존의 근간을 이루던 콘솔의 독점 영역을 허물며 외부 기기에도 자사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 인프라가 작동될 수 있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 소니의 절박성 자각...스마트폰 꿈쩍 안하는 닌텐도와 차별화
삼성과 소니가 손을 잡은 것도 의외다. 소니가 TV와 휴대폰화 분야보다 게임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업 모델은 소니가 절박했기에 가능한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스트리밍 서비스가 소니의 PS4의 모든 게임 영역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스마트TV 구입만으로 소니의 기존 콘솔 게임들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되다는 것만으로도 차고도 넘치는 차별화 요소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닌텐도가 아무리 실적이 악화되어도 자사의 대표적인 게임 I.P인 ‘슈퍼마리오’나 ‘젤다’를 스마트폰 등의 외부 디바이스로 플레이 가능하게 하는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시도조차 하지 않는 고고한 노선을 지키고 있는 것과는 매우 상반되는 행보다.

소니가 이처럼 기존 콘솔 플랫폼 홀더로서의 고유모델 영역과 유통 파트너십을 유실하면서까지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려 하는 것은, 최근 변화된 환경 속에서 전통적인 콘솔 비즈니스가 갖는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 삼성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기회 포기는 아쉬워
삼성의 입장에서는 스마트TV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위해 앱 생태계 조성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뚜렷한 차별화를 이루지 못했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며 높은 차별화 요소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삼성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스스로 구축해 나가려는 기회를 포기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여 안타깝기도 한다.

무엇보다 대형화되고 있는 스마트폰 화면과 높은 성능으로 치닫고 있는 태블릿 PC가 이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용 소프트웨어의 앱 생태계를 통해 기존 콘솔 게임의 강력한 대체 시장을 만들어 낸 현 시점에서는. 두 회사의 합종 연횡이 그 시기 면에서 큰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역사에는 만약이란 있을 수 없지만, 아이폰 출시 초기에라도 이러한 혁신적인 전략을 시장에서 구사했다면 아마도 소니는 지금 보다 훨씬 더 월등한 상황을 맞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 삼성전자와 소니의 협력, TV와 콘텐츠의 협력 모델이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지 게임업계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경닷컴 게임톡 최종신 객원 위원 choigoda@naver.com


 

 ■ 최종신 본부장은?

(주)파수닷컴 클라우드서비스 본부장(2014)
바른손크리에이티브(구 스튜디오나인) 대표이사 (2004~2012)
바른손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팀장(마이크로소프트 Xbox)
삼성물산 해외사업팀, 신규사업기획팀 외
문화관광부 발간 게임백서 집필위원(2010~ 2013)
문화융성위원회 콘텐츠 진흥 전략 추진단(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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