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계동균 PD-박재훈 PM, 조이시티 자체개발 비행 슈팅 게임

26세 여자 사람 기자의 모바일 게임 식성은 잡식에 가깝다. 간단한 퍼즐류 가장 선호하지만, 마음에 드는 액션 RPG도 곧잘 하며, 런게임, 디펜스게임, 리듬게임 등 특별히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취미를 붙이지 못하는 장르가 있었으니, 바로 비행슈팅 게임이다.

이유는 여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3위가 축구이야기, 2위가 군대이야기, 1위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서도 알 수 있다. 비행 슈팅 게임은 대부분 남성들의 취향에 맞는 공군 스타일로 애착을 가지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이시티가 여성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비행슈팅 게임을 만들었다. 바로 11월 27일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해 출시한 ‘쥬쥬히어로’이다. 동물들의 털(?)을 부러워한 민둥머리 외계인이, 털의 근원이라 생각한 과일을 싹쓸이해가자 동물들이 힘을 합쳐 외계인을 쫓는 아기자기한 내용으로 출시 전부터 여성들의 비행슈팅 본능을 일깨웠다.

11월 26일, 경기도 서현 조이시티 사옥에서 이런 귀요미스러운 게임을 만든 계동균 PD와 박재훈 PM을 만났다. 이들과 함께 ‘쥬쥬히어로’의 개발 스토리와 게임 속 콘텐츠 소개를 들어보고, 사랑스런 캐릭터들에 대한 자랑도 들어보았다.

■ “민둥머리 외계인-아기자기한 동물-과일과 하늘을 나는 게임?”

먼저 계동균 PD와 박재훈 PM은 넥슨 출신이다. 계동균 PD의 경우 넥슨에서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와 ‘카트라이더’를 담당하다가 2013년 조이시티에 합류해 ‘룰더스카이’를 담당했다. 박재훈 PM은 ‘아틀란티카’와 ‘엘소드’를 담당하다가 마찬가지로 2013년 조이시티로 왔다.

그는 “2001년 처음 게임업계에 들어왔을 때 JCE(당시 조이시티 사명)에서 시작했다. 다시 조이시티로 오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당시를 추억했다.

서로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6개월간 손발을 맞춰 개발한 첫 게임은 바로 ‘쥬쥬히어로’다. 박재훈 PM은 “기존의 비행슈팅 게임은 미사일이 날아가는 남성향 게임이었던 것에 반해, ‘쥬쥬히어로’는 장르상으로는 비행 슈팅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하늘은 나는 동물을 주제로 한다. 빼앗긴 과일을 되찾아오는 동물 영웅들의 이야기로 간편한 조작과 아기자기한 맛을 살린 게임이다”고 설명했다.

왜 하필 동물과 민둥머리 외계인, 과일이라는 소재가 얽히게 되었을까? 혹시 팀원들 중 탈모로 고민이 많은 분이 있는 건지 조심스레 물었다.

계동균 PD는 웃으면서 “머리숱은 다행히 많다. 기획 의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무서운 적들이 아닌 귀여운 적을 넣고 싶어 민둥민둥한 외계인을 택했고, 친숙한 캐릭터를 찾다보니 동물을 선택하게 되었다. 외계인이 쳐들어오는 스토리는 너무 진부해 색다르게 풀어봤다”고 이야기했다.

■ “차별성이 있다면 간단하다는 것. 캐릭터에 많은 공 들였다.”

사실 조이시티에는 비행슈팅 게임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정령의 날개’는 ‘룰더스카이’에 이어 조이시티의 대표 모바일 게임 중 하나이며, 동물을 소재로 한 게임 ‘룰더주’도 있다.

계 PD는 “‘정령의 날개’와는 완전 다른 게임이다. 겹치는 부분은 하늘을 나는 것 정도다. 타겟층이 워낙 다르다. 특별히 ‘정령의 날개’와 ‘룰더주’가 ‘쥬쥬히어로’에 미친 영향은 없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쥬쥬히어로’의 오픈 스펙은 과일가게를 지키는 고양이, 과일주스를 먹는 곰, 권투선수인 사슴 등 9종이 있으며 바나나 우유, 포도잼 등의 16개의 펫들과 다양한 색깔의 망토 13장이 있다. 특별히 게임 모드는 구분되어 있지 않으며, 플레이 방법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간단하다. 화면을 보며 손가락으로 동물들을 슥슥 밀어주면 된다.

계동균 PD는 “외계인도 할 수 있을 만큼 쉬운 게임”이라며 “차별성 아닌 차별성이라면 복잡하지 않은 게임이라는 것. 보통 많은 게임들이 달라보이기 위해 여러 가지 시스템을 넣는다. 그래서 비행슈팅 게임이 어려워진다. 간편한 조작 속에서 쫀득한 손맛을 느끼는데 집중했다. 게임 내에서는 적들을 튕겨내야 하는 스테이지, 폭탄을 피하는 스테이지 등 다양하지만, 새로운 모드는 따로 넣지 않을 것”이라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이에 박 PM은 “사업팀과 개발팀은 이 일로 수많은 회의를 했다. 그 결과 ‘차별성’을 둔 게임이 과연 모두 성공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억지스럽게 복잡한 모드를 추가하기보다 심플하게 가는 것으로 결정했다. 기본적 완성도는 최대한 높이고, 이벤트를 통해 다채로움을 경험할 수 있을 때 하드코어 유저, 새로운 유저, 복귀 유저 모두에게 윈윈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것이 최고다(Simple is the best)’는 언제나 진리지만, 때로는 밋밋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유저처럼 콘텐츠 소비 속도가 LTE인 유저들을 어떻게 맞출 수 있을까? 계 PD는 “이벤트를 통해 즐길 거리와 캐릭터를 2주 간격으로 빠르게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능력치와 스토리가 모두 다른 동물 캐릭터 하나하나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이런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은 여러 가지로 활용된다. 먼저 ‘친구 구출’ 콘텐츠는 유저가 플레이하다보면 외계인이 친구를 잡아서 누에고치처럼 우주선에 달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구해내면 친구와 함께 ‘짝꿍’이 되어 함께 비행하며 외계인들을 공격할 수 있다.

또한 ‘귀여움’ 부문에도 큰몫을 한다. 동화풍의 캐릭터는 독특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느낌을 준다. 계 PD는 “요즘에 인기있는 그래픽을 선정하는 순간, 흔히 보는 게임 같아질 것 같았다. 차별성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PM은 “처음 아내에게 비행슈팅 장르라고 하자 ‘여자들은 안 좋아할 거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보여주니 귀엽고 재밌다면서 직장 동료들에게도 소개해준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약속했다. 네이버 베타존에서도 80%의 유저들이 런칭 후에 하고 싶다며 연락처를 남겼다. 많은 분들이 귀엽다며 좋아하셨다”고 이야기했다.

■ “글로벌 전략은 ‘설명이 필요없는 게임’이라는 것”

11월 27일은 ‘쥬쥬히어로’의 런칭일임과 동시에 조이시티의 글로벌 전략 발표 날이기도 했다. 조이시티의 가장 큰 화두는 글로벌이고, 이를 위해 ‘조이플’이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개발했다. 여기에 처음 올라가는 게임이 ‘쥬쥬히어로’인 만큼, 글로벌 전략은 어떻게 될까?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자체 플랫폼을 가지고 글로벌에 직접 서비스하는 것을 고민했다. ‘쥬쥬히어로’는 글로벌 원빌드이며, 한국에서는 11월 27일에 나오지만 글로벌 버전은 2015년 1월달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는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다. 해외 유저들의 세계관 이해를 위해서는 현지화가 중요할 것. 언어 번역과 검수 작업에 신경쓰고 있다.”

북미풍의 그래픽도 아니고, 대세라는 RPG 장르도 아닌 ‘쥬쥬히어로’가 어떤 강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을 수 있을지 묻자, 계 PD는 “설명이 필요없다. 자막이나 구구절절 설명 없이도 손에 쥐면 할 수 있는 게임이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특별히 목표로 하고 있는 국가가 있을까? 박 PM은 “콕 집어서는 없다”고 말하며 “모든 국가에 공통적으로 좋아할만한 색채를 갖고자 했다. 그래서 동물 캐릭터를 고를 때에도 고민했다. 지스타 때 만난 다양한 바이어들은 ‘요즘에 없는 게임’이라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게임이 나온만큼 앞으로의 목표와 포부를 패기있게 부탁했다.

“많은 분들이 즐겨주시길 바란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게 만들었다. 꿈같은 말을 하자면 전세계적으로 캐릭터를 다 알아봐주길 바라는 희망도 있다. 캐릭터와 게임이 사랑받길 기대한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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