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유명 게임 개발자들의 의기 투합

초기기업 전문투자사 더벤처스(대표 호창성)는 혁신적인 개념의 모바일 게임 ‘타임라인 던전’을 개발하고 있는 인디게임 개발사 노븐(NOVN)에 투자했다고 3일 밝혔다.

타임라인 던전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게임이다.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면서 동료를 만나고, 다른 플레이어와 협업하거나 경쟁하며 몬스터와 결투를 벌이는 기본적인 얼개는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를 직접 조종하는 대신 트위터의 타임라인(게시글 목록)을 연상시키는 대화창을 통해 스토리 전개와 대화, 몬스터와의 전투가 일어난다.

따라서 모바일 기기로 즐기기 편하며, 스토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특징으로 좋은 스토리와 다른 사용자와의 교류를 중시하는 북미 지역 게이머를 타깃으로 했다. 노븐은 타임라인 던전을 2015년 1분기에 한국 시장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며 이후 본격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노븐은 또한 넥슨과 데브시스터즈 출신의 조영거 CEO, 다음 출신의 김동현 CCO(Chief Creative Officer), ‘한국 게임의 역사’ 저자로 유명한 네오플과 바닐라브리즈 출신의 오영욱 CTO 세 명의 공동 작업으로 유명하다.

한국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과 개성을 갖춘 개발자 출신인 이들은 자신들이 세운 높은 기준을 만족시키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았다. 조영거 대표는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보급된지 얼마 되지 않은 2010년 ‘RPG스네이크’라는 게임을 혼자서 개발해 북미 RPG 시장에서 판매 순위 4위까지 올리며 유명세를 얻었다. 김동현 CCO 또한 1인 개발로 텍스트 기반의 게임 ‘저주의 큐브’를 만들어 화제를 모았으며 오영욱 CTO는 게임 개발과 게임 관련 저술, 게임 칼럼니스트 등으로 이름을 알린 바 있다.

이들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함께 뭉쳤다. 성공한 게임이 하나 있으면 수많은 게임업체가 성공 게임의 ‘공식’을 베끼기 위해 애쓰는 환경이 싫어 직접 즐길 수 있는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생각한 게 타임라인 던전이라는 새로운 개념이다. 이 게임은 마치 트위터를 연상시키듯 흘러가는 타임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눈길을 끄는 자극적인 시각효과보다는 길게 몰입하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시나리오와 게임 속 인물 및 사건, 다른 사용자들과의 상호작용 등을 통해 게임 본연의 재미에 더 집중하게 한다.

더벤처스는 노븐이 독창적인 모바일 게임을 진지하게 개발하는 드문 게임회사라는 점, 창업자들이 게임 업계에서 독보적인 경력을 쌓아왔다는 점, 시작부터 북미 시장을 겨냥한 본글로벌형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 노븐은 파킹스퀘어, 셀잇에 이은 더벤처스의 세번째 단독 투자대상 기업이다.

올해 1월 설립된 더벤처스는 초기 단계 기업에 대한 시드머니 투자와 함께 인큐베이팅을 지원하는 초기벤처 전문 투자기업이다. 특히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하는 스타트업을 찾아내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대표 파트너(Managing Partner)를 비롯해 주요 파트너들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투자 전문가들이며, 더벤처스의 창업자는 세계 각국의 동영상에 자막을 입혀 국경과 언어 제약 없이 콘텐츠를 즐기게 한 서비스 ‘비키’를 창업한 호창성 대표다. 비키는 한국인이 창업한 기업으로는 드물게 지난해 9월 일본 전자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에 매각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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