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양순호 ‘진정한 인디 게임 독립’

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33 양순호 ‘진정한 인디 게임 독립'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다닌다.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을 가진 무선통신이 가능한 기계를 들고 전화를 하거나, 노래를 듣거나,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즐긴다.

시간을 돌려 5년 전을 떠올려보자. 이때만 해도 휴대전화는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 2G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무선 통신 기계를 들고 다녔다. 물론 이때에도 전화할 수 있으며 노래를 듣고, 영상을 보며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 화면이 돌아가는게 아닌, 휴대전화를 회전하여 플레이하는 놈ZERO.

이때 인기있었던 모바일 게임을 말하자면 게임빌의 원 버튼 액션 게임 ‘놈ZERO’와 야구 게임 ‘2009 프로야구’, 그리고 놀 엔터테인먼트의 던전형 횡스크롤 액션 게임 ‘마스터 오브 소드5’,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4’, ‘액션 퍼즐 패밀리3’, 비주얼샤워의 스릴 어드벤처 게임 ‘하얀섬과 영웅서기’, ‘밀실탈출 : 검은방’ 등 다양한 모바일 게임이 있다.

그렇다면 10년 전.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외전 크로우’가 출시되고, 엠포마 코리아의 ‘영웅서기’ 시리즈가 시작되며 위에서 언급한 게임빌의 ‘놈’ 시리즈와 ‘2002프로야구’ 시리즈,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 시리즈의 시작이 있었던 때를 기억하는 당신, 과연 그때 ‘인디 모바일 게임’이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모바일 게임에 인디는 없었다. 아니, 없을 수밖에 없다.

이때의 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통신사를 통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물론, 개인이 개발하여 직접 폰에 넣고 게임을 플레이할 방법은 있었으나 이 방법은 한계가 있다.

▲ 국내 모바일게임 서비스는 이통사를 통해서만 할 수 있었다.
거기다 한창 패키지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여 판매하고 있을 때, 직접 개발사에서 패키지 배포와 유통을 하지 않아도 되며 단순히 유·무선 통신을 이용해 과금할 수 있었고, 당시 업계에 큰 문제가 되었던 불법 복제 문제도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었다.

특히 PC와 콘솔(CONSOLE) 같은 오랫동안 개발해야 하는 플랫폼과는 달리 개발에 필요한 인원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 개발에 도전하는 개발사는 많았으나, 문제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했다. 한국에서 모바일 게임은 통신사를 통해 출시해야 했기에 통신사의 자체 검수를 통과해야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통신사에 출시할 수 했다고 하더라도 수익 대부분은 통신사에게 배분되었다. 개발사가 얻는 수익은 매우 적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바일 게임 개발사는 회사의 생존을 위하여 수익성 위주의 게임을 개발하여 시리즈로 만들거나, 게임의 룰이 간단하며 한국 사람이라면 쉽게 알만한 맞고 게임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

아니면 다른 게임의 룰을 베낀 게임을 만들고, 기존의 PC 플랫폼에서 대형 개발사의 인기있는 대작 게임을 모바일로 만들었다.

▲ 10년 전에는 이렇게 차고에서 게임 개발을 하기도 했었다. - GAME DEV TYCOON
불과 10년전 만해도 인디 게임은 PC 플랫폼만 있었다. PC 플랫폼에서도 아마추어 게임이나 동인 게임, 그리고 웹게임의 형태로 있었을 뿐이었다. 5년도 채 안되는 시간과 모바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디 게임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선택의 다양화라고 생각한다.

먼저 게임 개발을 위한 엔진 선택의 다양화다. 그리고 엔진을 통해 PC 플랫폼뿐만 아니라 모바일, 콘솔, 웹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시장 또한 그러하다. 굳이 한국 시장만을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서비스까지도 가능하다. 그리고 수익에 대한 선택도 가능하다. 기존에 한국 내 통신사를 통해 분배되던 수익에서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되어 개발과 서비스에 관련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모바일 인디 게임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는 것은 쉽지 않다. 개발비가 필요한 이유도 있겠으나 대부분 게임 개발과 서비스에 대한 자기자신의 욕심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몇몇 사람들은 인디 게임 개발을 힘들고 어렵다며 포기하고 회사에 취직하는 경우도 있다.

▲ 물론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자 노치는 자신의 책임이 부담스럽다 말했다.

또한, 국내·외의 몇몇 인디 개발사들은 퍼블리셔와 만나 자신만의 뼈대를 잃어가고 있거나 자신의 뼈대에 대해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처음에 서비스했던 게임은 참신하며 인디 개발사만의 모습이 뚜렷했으나 지금에서는 여타 다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보이는 게임들. 과연 언제까지 활성화된 분위기가 남아있을까?

세상은 점점 모바일 인디 게임이기 쉬워지기도 했으나, 되레 인디 게임을 벗어나는 것도 쉬워지고 있다. 그래도 당신도 인디게임 계속 개발하며 생존할 것인가?

한경닷컴 게임톡 양순호 객원기자 mdsouthwind@gmail.com


■남쪽바람 양순호는?

독립 오락 개발사 ‘남쪽바람’의 그랜드마스터(GrandMaster)이자 인디게임을 개발하여 서비스하는 대표다.

인디게임위크엔드 '최고의 인기상' 수상작 미어킹 개발 참여, 스킬트리랩 부트캠프 ‘최고의 열정상’ 수상작 ‘도트 히어로즈’를 개발했다. 앞으로 개발할 게임을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서비스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인생 첫 게임 ‘단군의 땅’, 온라인게임 ‘던전 앤 파이터’ 운영팀, 피처폰 포팅, 스마트폰 게임 디자인, 스마트폰 퍼블리싱, 운영, 테스트, 마케팅 등 다양한 일을 해오다 독립 오락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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