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수-코치 해외 진출 러시...좋은 대우도 선수 생활 중요"

10월 19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이 열렸다.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4만명의 유료 관중이 동원되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만큼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롤드컵 결승은 한국의 삼성 화이트와 중국의 로얄클럽이 대결했다. 승리의 여신은 삼성 화이트에게 미소 지었다.

중국의 로얄클럽을 3:1의 점수차로 승리한 삼성 화이트의 주인공 다섯 남자들을 만나보았다. 이들은 여유롭게 농담도 건네며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소감을 묻자, 임프(구승빈) 선수는 “오랜만에 우승해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마타(조세형) 선수는 “기분이 정말 좋다. 아직도 우승을 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고 했다. 폰(허원석) 선수는 “첫 우승을 롤드컵에서 했다. 정말 기쁘다”, 루퍼(장형석) 선수는 “롤드컵은 언제나 꿈꿔왔던 무대로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댄디(최인규) 선수는 “오래된 동료들과 우승해서 매우 기쁘다. 이번 롤드컵에서는 총 두 경기를 졌는데, 아쉽다”고 전했다.

중국팀 로얄클럽과 결승전 경기를 진행해본 소감과 중국팀이 많이 발전했다고 느껴지는지 묻자, 마타 선수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3경기를 지고 아찔했다. 우리가 실수해서 아쉬웠다”고 설명했고 임프 선수는 “중국팀은 원거리 딜러의 나라인 것 같다. 상대하는게 무섭다”고 전했다.

지난해 롤드컵 조별 예선 탈락 경험이 있는 임프 선수에게,  비교해 무엇이 가장 달라졌는지 물었다. 그는 “경기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준비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그 중 플레이 스타일을 조절하게 된 것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했다.

마타 선수는 4강에서 승리한 이후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결승에서는 볼 수 없었다. 무엇을 준비했었는지 묻자, “새로운 전략과 픽을 보여주려고 했다. 픽이 있었다. 준비했던 것은 애니와 제드 서폿이었다”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가 된 폰 선수에게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페이커 선수를 떠올리기도 한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물었다. 그는 여유롭게 웃으며 “페이커 선수가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였지만, 세계대회 롤드컵에서 우승한 사람은 나다. 지금은 나라고 생각한다. 바뀐다면 나중에 바뀔 것”이라 패기있게 이야기했다.

마타 선수에게 트로피를 손에 들자마자 소감으로 “그만 두고 싶다”고 말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롤드컵이 시즌의 끝이다. 다음 시즌을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에서 은퇴가 아니라 지금 쉬고 싶다는 의미로 생각해주시며 좋겠다. 당분간은 편안하고 재밌게 게임을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우승팀이 매년 바뀌는 가운데, 우승 경험이 있더라도 롤드컵에 나오지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삼성 화이트는 어떤 부분을 보강해 내년 롤드컵에서 2연패를 노려볼 계획인지 묻자, 마타 선수가 “다음 시즌부터 다시 새롭게 해야 한다. 메타가 완전히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 했던 것보다 더욱 어려워지고 체계적이 될 것 같다. 우리는 체계적인 것이 자신있다. 그에 대해 연습할 것”이라 자신있게 말했다.

단골 질문 중 하나인 상금으로 무엇을 할지 계획을 물었다. 임프 선수는 “한우를 사고 싶다”고 이야기했고, 마타 선수는 “5명으로 나누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MVP 지분이 높았으면 좋겠다. 한우를 사기로 했는데, 임프가 산다고 하니 다음에 사겠다”고 말했다. 이에 임프 선수는 마이크를 뺏어 “다음에 사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폰과 루퍼 선수는 “저금을 할 것”이라 이야기했고, 댄디 선수는 “로얄클럽의 우지 선수가 쌀통닭을 두 마리씩 먹는다고 한다. 위로의 선물로 쌀통닭을 사주고 싶다”고 전했다.

출시될 챔피언 스킨 중, 어떤 스킨이 나왔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임프 선수는 “많은 분들이 내가 트위치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계신다. 트위치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그것도 아주 귀엽게”라고 이야기했고, 마타 선수는 “멋진 쓰레쉬가 갖고 싶다. 가능하면 빨갛게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폰 선수는 ‘탈론’을, 루퍼 선수는 ‘카사딘’을, 댄디 선수는 “렝가 스킨이면 좋겠다. 우리 마크가 달린 망토를 쓴 버전으로 만들면 멋질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개개인의 각오로, 임프 선수는 “세계 최고 원딜 타이틀에 관심없다. 나의 욕심은 팀원들이 더 잘해줘서 날 끌고가줬으면 좋겠다. 팀원들을 강하게 키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마타 선수는 “꾸준히 해서 다음 시즌에도 나오는 것”, 폰 선수는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 루퍼 선수는 “세계 최고의 탑이 되었지만 한국에 쟁쟁한 선수가 많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댄디 선수는 “이 멤버 그대로 내년에도 함께하고 싶다”고 훈훈한 소망을 전했다.

한국의 선수들이 해외팀이나 코치로 많이 수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댄디 선수는 “한국의 인재들이 해외에서 더 좋은 대우를 해주기 때문에 나가는 것이다. 안타깝다. 한국이 조금 더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고 선수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화이트 선수들에 대한 지원은 어떤지 묻자, 마타 선수는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어 좋다 나쁘다 이야기하기 어렵다.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롤드컵이 지나고 한 팀 체제로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수 생명도 대우라고 생각한다. 안타깝다. 다른 선수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에 라이엇은 “아직까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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