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히어로-서머너즈 워-좀비바이러스-세컨어스 등 지역-유저성향 분석

최근 한국 모바일 시장의 흐름은 글로벌이다. 더 이상 좁은 한국에서만 노는 게 아니라 더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것. 너도나도 글로벌을 목 놓아 부르짖지만, ‘그래서 뭘 어떻게 할껀데?’라고 물으면 구체적인 답은 없다. 아직까지 한국에는 ‘클래시오브클랜’이나 ‘캔디크러쉬사가’와 같은 글로벌 성공작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겁을 먹기는 이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지금부터 글로벌에 직접 부딪치며 하나씩 알아간다면, 언젠가는 옆 나라 일본인도, 형제의 국가 터키인도, 터프한 러시아인이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둘러앉아 한국 게임을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글로벌에 진출한 핀콘의 ‘헬로히어로’,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NHN엔터테인먼트의 ‘좀비바이러스’, 엔트리브의 ‘세컨어스’까지 네 게임을 통해 각 나라별 유저들의 독특한(?) 성향을 정리해보았다.

■ 원조 글로벌 게임 ‘헬로히어로’, 1100만 다운로드와 18개국 RPG 1위

핀콘의 귀요미 RPG ‘헬로히어로’는 비교적 빠르게 글로벌에 진출한 게임이다. 전 세계 11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160개국에서는 인기 순위에 오르고, 일본, 중국, 룩셈부르크, 필리핀, 아르헨티나 등 문화권을 초월해 18개국의 RPG 장르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재 11개의 현지 언어로 서비스중에 있으며, 활발한 페이스북 페이지 마케팅으로 360만 팬을 보유하고 있다.

‘헬로히어로’로 살펴본 유저의 성향은 크게 동남아와 유럽, 북미로 나눌 수 있다.

핀콘의 전유범 글로벌 담당 PM에 따르면, 동남아는 커뮤니티가 굉장히 활발한 편이라고 한다. 그는 “그들만의 페이스북 그룹이나 길드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관리할 정도로 열정적인 유저가 많다. 게임에 열정적인 만큼 분석이나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결제에 있어서 아직까지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화되지 않아 비중이 낮은 편이라고 한다. 전유범 PM은 “일부 소수 유저들이 많은 금액을 결제하기도 한다. 비과금 유저의 비중이 높은 만큼, 게임 플레이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유저가 많다”고 설명했다.

▲ 사진 출처= Hello Hero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열정적인 남미쪽 유저는 동남아 유저와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그들만의 커뮤니티 구성에 매우 적극적이며, 게임 내 이벤트 참여에도 활발히 참여한다.

유럽으로 넘어가면, 국가마다 성향이 매우 달라진다. 먼저 독일과 이탈리아의 유저들은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하고, 이벤트를 할 때도 가장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상대적으로 이들과 비슷한 유저수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인들은 화끈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독일과 이탈리아 유저들의 열정에 얌전해보일 정도.

북미의 유저들은 느긋하게 게임을 플레이하며, 많은 금액은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일정 금액을 결제하는 성향이다. 동남아 유저들은 페이스북 페이지나 그룹에서 논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북미와 유럽 유저들은 포럼에서 논쟁하고 게임 플레이를 연구하는 비중이 높다. 전유범 PM은 “아마 영어 사용이 얼마나 편리한지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 전세계 누비는 컴투스의 효자 ‘서머너즈 워’

최근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곳은 바로 컴투스다. ‘서머너즈 워’가 지난 4월 21일 출시한 이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500만건을 돌파했으며, 매출 역시 많은 국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컴투스의 효자 게임으로 거듭나고 있다.

‘서머너즈 워’는 컴투스 하이브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되었다. 지난 10월 6일 기준으로 대만, 홍콩, 태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권에서 매출과 다운로드 순위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호주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도 10위권 안에 들어갔다.

김소담 컴투스 PM은 “매출과 다운로드 상위권 5개국은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대만이다. 그밖에도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며, 9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캠페인과 언어 지원으로 북미와 유럽에서도 전반적 지표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나라별 특징은 전반적으로는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크게 아시아와 서구권으로 나뉜다. 한국과 중국 유저는 콘텐츠 소비 속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아레나’와 같은 PVP 콘텐츠는 아시아권 유저들이 선호한다.

김 PM은 “특히 중국의 경우 ‘아레나’의 열혈 유저가 많다. 중국 유저는 구매 전환율이 낮은 편이지만, 과금 유저당 구매력은 다른 나라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일본 유저는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구매 전환이 빠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평균적으로 뚝배기같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유저들의 경우, 서버 안정화나 해킹 등 게임의 신뢰성이 플레이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미국 유저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이다. 독일과 프랑스는 언어 지원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이다.

가장 의외의 국가로는 ‘브라질’을 꼽았다. 김소담 PM은 “남미 시장의 경우, 한국의 온라인 FPS 게임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저평가되고 있었다. 하지만 ‘서머너즈 워’ 오픈 이후, 브라질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충분히 성장 잠재력을 가진 국가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앙골라 등 다양한 국가 속 ‘좀비바이러스’

NHN엔터의 첫 번째 글로벌 원빌드 게임 ‘좀비바이러스’에게도 물었다. 아무래도 첫 게임인 만큼, 모든 것이 첫 경험인 ‘좀비바이러스’는 지난 8월 18일 출시되어 채 두 달이 안된 꼬꼬마다. 현재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 중국어 번체, 스페인어, 프랑스어를 지원한다.

오명현 NHN엔터 사업PM에게 각 나라별 유저의 성향을 묻자, “한국 유저의 경우 빠르게 깨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이 길고, 결제도 큰 금액으로 시원하게 한다. 또한 마케팅 효과도 확 와닿는 것에 반해 미국의 경우 한국과 정말 다르다. 결제 시점이 한국보다 굉장히 뒤에 있고, 마케팅 효과가 서서히 올라온다”고 이야기했다.

예상치 못한 나라로는 ‘러시아’를 꼽았다. 그는 “어느 날부터 갑자기 러시아 유저들이 유입되었다. 워낙 ‘월드 오브 탱크’같은 실사형 게임이 사랑받아, 2등신의 좀비를 왜 좋아하는지 의문이었는데 이유를 알고보니 러시아의 게임 기자가 리뷰를 쓴 이후부터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 이어 세 번째로 유저가 많은 국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 유저들은 일단 거의 결제를 안한다. 러시아에서 아직까지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화되어있지 않은 탓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든 자기 힘으로 깨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탈리아의 경우 언어지원이 안되는 탓인지 유입과 이탈이 굉장히 활발하며, 특이한 곳으로는 아프가니스탄이 있다. 오 PM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총 3명의 유저가 들어왔는데 그 중 2명이 결제를 했다. 유저수 대비 가장 높은 결제율이다. 최근에는 앙골라에서도 사람이 들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 세컨어스, 생각지도 못한 우주강국 ‘러시아’

얼마 전 글로벌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며,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90개국에서 구글 피처드 선정된 게임이 있다. 바로 엔트리브소프트의 SF 모바일 전략 게임 ‘세컨어스’이다. 지난 7월 2일 출시되어, 136개국에서 구글플레이와 iOS를 동시 런칭했다.

특히 ‘세컨어스’는 기획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한국어는 물론 영어와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일본어를 지원하며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되었다.

김상민 엔트리브 사업전략실 차장은 “‘세컨어스’가 가장 인기 많은 나라는 미국, 영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네시아 순이다. 각 나라별로 유저의 특성을 살펴보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게임 이해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만약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결제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남아와 중남미 국가에 대해서는 “주로 저사양의 기기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플레이 성향은 다른 국가와 비교해 게임을 느긋하게 즐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생각지도 못한 나라에 대해서는 ‘좀비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러시아’를 꼽았다. 김상민 차장은 “‘세컨어스’는 우주를 소재로 한 게임이다. 그래서인지 우주강국 러시아가 강세다. 러시아에서는 광고와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자발적 유입이 가장 많았다. 특히 초반부터 길드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활동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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