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찬 파크이에스엠 대표, 부산서 10년 하루처럼 ‘FPS 명가’ 우뚝

한국게임으로 중남미서 ‘대세’인 게임이 있다. 바로 부산에 있는 게임사 파크이에스엠(PARK ESM)의 ‘오퍼레이션7’다. 장르는 FPS(총싸움 게임)으로 게임 관련 숫자만 들어도 절로 귀가 번쩍 뜨인다. 

중남미 지역 20여개국 서비스에 전체 회원 수는 600만, 평균 동시접속자 수는 약 2만 명이다. 현재도 매달 10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는 게임이다.

'포코팡'(트리노드) '방탈출'(게임데이)과 함께 글로벌 히트작을 내고 있는 부산의 게임사 3인방의 하나인 파크ESM가 창업한 때는 2004년. 부산에서 6명이 창업해 10년째 그대로 창업 멤버로 변함없이 FPS을 개발해왔다.

또한 이 게임은 기자에게 “세상은 좁다”는 것을 실감해준 게임이기도 하다. 2006년 기자는 모 신문사에서 “부산의 게임 ‘콘도타’에 광안대교와 지하철이 등장한다”는 기사를 쓴 적이 있었다. 부산에 직접 전화해 확인을 했다. 그리고 2007년 그 ‘콘도타’는 ‘오퍼레이션7’이란 이름으로 엠게임에서 퍼블리싱을 했다. 그렇게 기자간담회서 이승찬 파크ESM 대표를 만났다.

이후 기억 너머로 잊혀졌는데 중남미 게임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정철 FHL게임즈를 인터뷰 중 ‘오퍼레이션7’의 중남미 활약상을 전해들었다. 다시 거의 8년만에 이승찬 대표를 부산 그의 사무실에서 해후했다.

■ 10년 외길 온라인게임 FPS 개발사 “글로벌이 내 집”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2004년 게임이 좋아 토론하면서 친해진 6명이 마음이 합쳐져 창업한 ‘파크ESM’. 이름으로 보면 파크는 '게임 공원'의 의미다. 거기에 ‘e스포츠를 하겠다’는 뜻이 반영되었다. 현재 전 직원은 42명으로 성장했다.

이승찬 대표는 “처음에 시작했을 때도 FPS만 만들었다. 10년째 그 멤버로 온라인 FPS만 개발해왔다. 게임을 만들면서 다른 장르에 도전해봤지만, 역시 FPS가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퍼레이션7’는 한국에서 2008년 엠게임과 함께 정식 출시했다. 당시 FPS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20종 정도가 있었다. 클베까지 하면 30개였다. 그 때 당시에 같이 나왔다. 대부분 실패를 했다.”

‘오퍼레이션7’도 한국보다 바다를 건너 일본(동접 4000명, 전체 온라인 FPS 전체 유저 동접 약 2만명)에서 동남풍이 불었다. 그는 “일본에서는 총기 오덕(오다쿠)이 있다. 우리게임에는 총기 조립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인기몰이에 톡톡히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 북미와 독일 찍고 필리핀-러시아, 남미에 화려한 입성
이후 ‘오퍼레이션7’은 유럽을 거쳐 이제 아르헨티나 동접 2만 4000명까지 기록하며 중남미 23개국 시장에서 ‘대세 게임’의 하나로 우뚝 섰다. 서비스 국가만으로도 전세계 80개국을 넘었다.

이 대표는 “아르헨티나에 진출했는데 남미에서 '운좋게' 성적이 굉장히 좋았다”며 “네트워크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동접이 2만 4000까지 치솟아 다들 놀랐다. 2만 명이 넘는 수치는 현지에서 '초대박' 과 다름없는 의미있는 숫자다. 현재 포르투갈, 스페인어 두 개 언어권 모두 중남미 23개국에서 서비스한다. 1만8000 동접을 유지하고 있다. 나름 남미에서는 인지도가 최상급인 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80개국 서비스 국가 중 성적이 가장 좋은 곳은 남미다. 다음이 유럽이다. 한국에서 만든 게임이지만, 한국에서 안되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될 정도다.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힘들게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 유저가 딱 1000명이다. 매일 들어오는 열혈유저 100명을 위해서 계속 서비스하고 있다. 그들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게임만 해주는 분들이다. 그래서 생일 때는 선물을 보내준다. 군대 가는데 선물도 보내줬다”고 설명했다.

■ 점점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더 쉬워진 ‘오퍼레이션7-2’
이제 ‘오퍼레이션7-2’가 온다. 벌써 2년 8개월 정도 개발을 해 80% 작업이 끝났다. '오퍼레이션7'의 경우 엔진을 직접 개발했지만 이번에는 모바일게임 엔진으로 잘 알려진 유니티로 만들고 있다. 언젠가는 모바일 게임과 연동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물론 게임은 “유니티 엔진 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만 가져다 쓰고 있다. 올해 지스타 때 공개할 예정이다. 지금 80% 이상 개발되어 있다”. 

그렇다면 '오퍼레이션7-2'의 진화된 부분은 무엇일까?

 “먼저 그래픽이 많이 향상됐다. 또한 전작이 조작이 어렵고 복잡했는데,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보완했다. 유저 인터페이스 자체가 쉽고 간편하게 만들었다. 예전의 기능이나 기술이 그대로 살아있다. 가장 강점인 총기 조립이 6개의 무기를 조립해야 하나가 되었는데 더 세분화 시켰다. 9, 10, 11개. 조금 더 총기의 디테일함을 볼 수 있다. 플레이 시스템은 계속 업데이트 해왔기 때문에 유지된다.”

'오퍼레이션7-2'는 유럽 3군데을 비롯해 9월부터 5개의 해외 퍼블리셔에게 테스트를 받고 있다. 그런데 ‘그래픽이 좋아보이지 않는다’는 이색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닥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의 최초 시장 타겟은 남미다. 원래 그래픽을 굉장히 좋게 했다가 다운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남미 유저에 최적화된 그래픽을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는 신작치고는 별론데? 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남미에 최적화되어있다. 그곳이 우리의 확실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전작 때문에 후속작이 굉장히 부담이 된다. 전작 유저들이 후속작을 보고 실망할까봐 걱정된다. 계속 확인하고 확인하며 나갈 것이다. 기대를 건다면 전작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그렇다고 '오퍼레이션7'을 접는 것은 아니다. '오퍼레이션7'는 여기에 플러스를 한다. 다만 신규 유저들이 쉽게 안착하지 못한다. 충성유저가 많은 대신 진입장벽이 높다.”

■ 아케이드 ‘미스 파일럿’-소셜 기반 ‘디노파크’ -모바일 등 확장 모색

파크ESM은 그동안 여러 가지 게임 장르를 도전했다.

우연찮게 중국을 갔다가 게임시장을 보고 가능성을 보고 아케이드 게임을 만들었다. 타겟은 중국이었다. ‘미스 파일럿’은 3D 입체영상 모션 시뮬레이터를 붙였다. 하드웨어쪽은 경험도 부족하고 중국시장이 만만한 곳이 아니다. 많은 경험을 했지만 솔직히 흥행은 소강상태다.

‘디노파크’의 경우 소셜네트워크 기반 게임이고, 최근 모바일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도전을 하니 “주위에서는 FPS가 아닌 왜 다른 걸 만드느냐고 한다. 회사는 개발자들이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보게끔 지원을 한다. 계속 똑같은 게임만 만들면 염증을 느낀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다고 할 때 도와준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또 잘 맞는 장르가 있지 않을까 도전한 것이다. 최근에는 역시 FPS가 제일 잘 맞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 대표는 신작 출시를 앞두고 현재 게임업계의 상황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다.  “한국에서 만들어지는 신작 온라인 게임이 거의 없다. 신작끼리 경쟁하는 부담감보다는 기존 외국의 게임들이 한국에서 서비스되는 것과 다른 나라에서 완성도 높은 것과 경쟁하는 점이 더 스트레스다.”

■ 순수미술 서양화 전공 이승찬 대표 ‘컴뱅에서 개발자까지’
이승찬 대표는 원래 전공은 순수미술으로 서양화 전공이다.

당시 ‘컴맹’이었던 그가 게임업계 입문한 계기는 뜻밖이었다. “미술 강의를 하다가 게임을 개발하는 그래픽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다. 2001~2004년 게임 관련 학과를 강의를 하면서 관심을 갖고 책도 사봤다. 강의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 4년을 게임관련 기술에 미쳐 살았다.”

그 과정 중 창업 멤버를 만난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우리가 만든 게임을 평가받아보자”는 뜻에 '의기투합'했다. 그들이 현재 개발팀 팀장들이다.

그는 부산게임협회 전임 회장이다. 그는 “부산 지역 게임사의 장점은 속된 말로 '의리로 버티는 것'이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성장하는 회사들이 많다. 생각보다 업력이 있다. ‘의리’로 배고플 때 같이 굶고, 배부를 때 나누며 오래 살아남았다"라고 웃었다.

■ 부산서 게임사로 살아남는 비결요? "오래 근무할 인재 뽑는것"
그렇다면 부산에서 게임사로 살아남는 비결을 구체적 하나만 꼽아달라고 했다. “FPS로 개발하면서 만났고 2004년도 창립 멤버 6명이 아직도 그대로 있고, 각 팀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비결이다. 그들이 회사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어려운 점도 있다. 수도권이 아니고 부산이다 보니 경력자 채용이 굉장히 어렵다. 신입을 찾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필요한 인력을 찾기 어렵다. 그리고 찾아도 6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시켜서 관리한다.

그는 “전담 사수를 붙여서 개발 기술력을 올린다. 신입들은 오자마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보고 공부한다. 인턴 자체가 교육이다. 우리 회사에 최적화된 개발자로 만들기 위해. 1년간은 교육에 치중, 실무를 한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면접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인성’이다. “단체 생활을 하거나 팀 생활을 하는데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기본적 생각, 태도, 행동하는 말투 등을 유심히 보고 개발자가 될 것인가 직장인이 될 것인가를 구분하려고 한다.”

게임 회사지만 출퇴근하고 자기 할 일만 하고 가는 직원은 ‘직장인'이다. "그래서 더 배우고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을 찾는다. 5~7년 전, 10년 전에는 진짜 게임을 만들고 싶어서 온 지원자들이 왔었다. 그런데 직장 환경이나 연봉에 민감해서 오는 친구들도 있다. 이를 구분하려고 한다."

좋은 인재를 위한 리쿠르트는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 항상 그렇지만 올해도 겪고 있다. 교육을 하고 키우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1~3년 사이에 이직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는 "실력이 쌓이면 다른 데로 가는 친구가 있어서 힘들다. 그래서 1, 2년차는 연봉을 박하게 준다. 퇴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강도 높은 교육을 시켜준다. 업무가 끝나면 스터디도 한다. 교육장도 따로 마련 두세 번 강의도 한다. 부산 지역에서 머물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쉽지 않다."

■ “게임은 투자를 늘려야하는 산업, 중국에게 다 뺏기고 있어 아쉽다.” 
이번 지스타에도 파크ESM도 참석한다. 한국 FPS의 강자인 신작 '서든어택2'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어보았는지 물었다.

그는 "장르가 같으니 물론 비교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퍼레이션7-2'는 B2B관에 참가한다. 그래서 일반유저보다 바이어들을 상대할 것이다. 유저들이 한국 회사로 서비스를 어떻게 되는지 전화도 해온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치열할 것 같아 자신 없다. 어쩌면 한국은 맨 마지막에 서비스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업계는 중국의 약진과 내부적인 규제 이슈와 모바일게임으로 빠르게 변화되어 안팎의 위기다. 그에 대해 물었다.

그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상황에서 공식적인 기관으로 지원하거나 투자한다는 것에 기대가 크다. 지스타를 하고 있으니, 효과도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자체가 게임 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를 늘려야하는 산업이다. 그런데 중국에게 시장을 다 뺏기고 있다. 같은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 참 아쉽다."

부산에 게임 관련 학과가 많다. 파크ESM는 가족 회사가 되어있다. 그는 교수님들이 강의하는 것 말고 개발자가 특강을 한다거나 수시로 요청하면 하고 있다. 발벗고 나서려고 하는데, 개발자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술을 가르쳐주거나 유니티 3D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대학들하고는 많이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파크ESM의 CEO로소 목표가 뭔지를 물었다. 그는 “목표는 넥슨 같은 글로벌 게임사다. 그리고 FPS 명가로 듣고 싶다. 시작이 게임 ‘콜오브 듀티’에 미친 애들이었다.  강한 의지가 있고 신념이 있으니, 가장 FPS 잘 만드는 회사로 이름을 떨치고 싶다.”

부산=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 파크ESM는?
2008년 파크ESM 설립
              엠게임 ‘오퍼레이션7’ 퍼블리싱 계약-서비스
              부산 문화콘텐츠 ‘스타프로젝트’ 선정 
              ‘오퍼레이션7’ 일본-북미 수출 및 서비스
2009년 ‘오퍼레이션7’ 유럽 50개국 동시서비스 및 수출
              유럽 e스포츠협회 2호 시범종목 채택
             ‘오퍼레이션7’ 필리핀 수출
2010년 ‘오퍼레이션7’ 러시아-남미 20개국 수출
2011년 두 번째 부산 문화콘텐츠 ‘스타프로젝트’ 선정
2012년 3D SNG 디노파크 서비스
2013년 T-WAWA아케이드 국내 및 해외 상용화
             ‘오퍼레이션7-2’ 개발 완료 
            모바일게임 ‘트리플카드’ 개발
2014년 모바일게임 ‘고스트나이트메어’ 개발

■ 이승찬 대표는?
1993년 동아대학교 입학
1999년 인오피스 디자인팀장
2004년 트라이액 대표이사
              온라인 FPS ‘콘도타’ 개발
2006년 (주)파크이에스엠 설립
2007년 ‘오퍼레이션7’ 일본 미국 한국 유럽(50개국) 상용서시브
2009년 부산게임협회 회장, 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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