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개발자 서밋 2014, 하상석 대표, 미국-한국-일본 각자 다른 전략

9월 30일, 경기도 안양 범계역에 위치한 스마트콘텐츠센터에서 개발의 독립을 꿈꾸는 인디 개발자들의 총회 ‘인디 개발자 서밋 2014’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디 게임개발자로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5인의 발표 세션를 진행했다.

마지막 타자는 바로 부산에서 올라온 하상석 매직큐브 대표이다. 다소곳이 묶은 긴 머리가 인상적인 그는 친근한 부산 사투리로 ‘팀 파워에 맞춘 효과적인 타겟 시장과 개발 방향성 선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하 대표는 매직큐브의 대표 겸 기획자로 25개 이상의 스마트폰 게임을 기획하고 제작했다. 그 중 10개 이상의 게임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글로벌 피처드가 되었고, 한국 게임으로는 유일하게 ‘콜오브 스네이크’가 애플 글로벌 ‘Best of 2012’에 선정되기도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북미 매출로만 먹고살았다. iOS 전문 개발사로 출시한 게임 80%가 유료 게임이다. 혼자 기획한 게임이 대부분이다. 매직큐브는 2008년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 시작했다. 그런데 2009년 사기를 2번 당하고, 남은 것은 동료 한 명과 통장 잔고 마이너스였다.”

이후 살길을 찾아 스마트폰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임팩트 데몰’같은 경우 북미 매출 40위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 대표는 “1년에 6~7개의 게임을 출시했다. 규묘가 그렇게 작지도 않았다. 한번에 여러개를 동시에 개발하는 형태로 출시했고, 인원과 여유 자본 역시 상황에 따라 바뀌며 개발 방향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보통 유료와 무료로 나뉘고, 무료는 또 둘로 나눠져있다. ‘플래피버드’같이 캐주얼한 광고 매출을 노리는 게임과 규모가 있는 코어 시장이다. 하지만 무료 게임 시장은 크지만, 그만큼 망한 케이스가 많다.

하 대표는 “개인적으로 유료 시장을 노리는 것을 추천한다. 무료에서는 웬만한 수가 결제를 하지 않고서는 순위에서 티도 나지 않지만, 유료 게임은 5명만 결제해도 리스트 끄트머리에서 보인다”고 팁을 전했다.

이어 미국과 일본, 한국, 중국 네 개의 주요 시장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이어갔다. 그는 “인디 개발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이다. 2~3번 망하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중국은 아직까지 위험한 시장이다. 도저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규모가 있지만, 마케팅 효율이 낮은 곳이라 정의했다. 한국의 경우 퍼블리셔 등의 캐쉬템을 덕지덕지 입고 가지 않으면 안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장비 세팅 없이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돌리는 몇 억짜리 CPI를 이길 수 없지만, 미국은 오직 게임만으로 진검승부를 할 수 있는 시장이다.

일본의 경우, ‘퍼즐앤드래곤’이 대박이 나고 시장 파이가 커지며 광고가 중요해져버렸다. 미국과 일본의 성향은 특히나 매우 다르기 때문에, 각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게임도 인앱 결제 성향도 완전 다르다. 일본의 1위 게임이 미국의 1위 게임보다 돈을 훨씬 많이 벌지만 순위에 따라 차이가 커지는 것과 달리, 미국은 차이가 완만하다. 미국에서는 25위 안에만 들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라 전했다.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랭킹 선정 방식이 완전히 달라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팁도 전했다. 하 대표는 “앱 스토어는 3시간마다 랭킹이 바뀌어 신작을 내서 다운로드가 일어나면 노출도가 높아진다. 구글플렝의 경우 하루마다 바뀌기 때문에 노출 기회는 적지만 한번 올라가면 순위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사 상황에 따라 맞춤형 게임과 출시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해서 표로 간략하게 설명하고, 매직큐브가 지금까지 게임을 출시하며 겪었던 경험담도 소탈하게 이야기했다. 결론부터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개발자에게 스스로가 잘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찾아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회사에 그래픽과 기획(본인)이 남게 되어, 프로그래머로 학생을 추천받았다. 수익은 N분의 1로 쉐어하기로 했지만, 학생에게 규모있는 역할을 맡기게 되어 부담스러웠는지 잠수를 타버렸다. 이 때 믿을 수 없는 사람과 규모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인팩트 뎀 올:좀비’때는 성적이 잘나왔다. 매출 40위까지 올라갔다. 이 이후로 게임을 낼 때마다 어느정도 순위가 나오고 팬층이 생겼다. ‘점핑 잭과 콩나무’ 때는 학생과 N분의 1을 한다는 소문이 났는지, 학생 프로그래머와 동화풍만 가능한 디자이너로 계획에 없던 점핑 게임을 만들게 되었다. 퍼블리싱을 맡겼는데, 최악의 성적을 냈다.”

“‘핑거샷 RPG’를 개발할 때 인원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아니었다. 다만 컨셉을 기존에 없던 것으로 택했고, 일본에서 먹혀 유료와 무료 모두 1위를 했다. 이 때 학생은 돈을 많이 벌고, 결국 매직큐브에 들어와 일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애플이 어떤 게임을 피처드 해주는지 연구했다.”

‘바코드 킹덤’은 2014년 초, 바코드와 판타지라는 요소로 한국 게임에서는 유일하게 터치아케이드에서 ‘게임 오브 더 위크’에 선정되었다. 하지만 피처드 방식이 바뀌게 되며 매직큐브는 투자를 받게 되었다. 하 대표는 “돈 걱정 안하고 개발해서 정말 좋다. 하지만 이제 무료 시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국내 시장을 보며 덩치 큰 게임도 만들고 간단한 게임도 만들고 있다”며 근황을 밝혔다.

그는 “무료 게임의 경우, 게임이 재밌다면 유저들이 그 회사의 다른 게임을 받는 경우도 많다. 2048을 만든 개발사가 머리를 잘 써서 2~3주 텀으로 계속해서 신작을 내며 다운로드를 이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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