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개발자 서밋 2014,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게임의 잘된점-아쉬운점

“이번 세션은 ‘용사는 진행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9월 30일, 경기도 안양 범계역에 위치한 스마트콘텐츠센터에서 개발의 독립을 꿈꾸는 인디 개발자들의 총회 ‘인디 개발자 서밋 2014’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디 게임개발자로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5인의 발표 세션를 진행했다.

네 번째 타자는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다. ‘용사는 진행중’이라는 게임을 7월 22일 출시한 김도형 대표는, 게임을 출시하며 직접 경험한 잘된 점과 아쉬운 점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김 대표는 ‘용사는 진행중’의 잘된 점에 대해 먼저 이야기했다. 그는 “‘용사는 진행중’은 4번째 게임이다. 2주 단위로 개발해 출시했고, 앞선 3개 게임의 총 수입은 36.91달러였다. 정말 슬펐다”고 이야기했다. 그의 결론은 ‘플래피버드’와 ‘2048’은 로또와 마찬가지인 것. 확률이 낮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확률이 높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개발 방향을 한번 시작하면 최소 1시간 이상 플레이 할 수 있으며, 쉬우면서도 RPG요소를 포함하되, 엔딩이 있는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 그럴싸했다.”

하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개발을 진행하던 당시, 회사를 다니고 있던 김 대표는 집에 4살과 120일 된 두 딸이 있었을뿐만 아니라 판교의 등대로 알려진 회사까지 출근하기 위해서는 한시간 반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김 대표는 “6시 반에 일어나 출근을 하면, 정확하게 출근 시간 전까지 90분 정도가 남았다. 4월 말부터 7월 말까지 잠을 줄이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개발을 했다. 주말에도 시간을 내서 했다”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다행히 기획을 메인으로 하고, 게임업계에 들어올 때 프로그래밍을 4년간 했던 김 대표는 1인 개발자로 게임을 만들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래픽이었다. 그래서 리서치 끝에 유료 리소스를 단돈 35달러를 사고 구입하게 되었다.

김도형 대표는 “처음에 글로벌은 생각하지 않고, 국내만 하려고 했다. 이유는 한국을 글로벌 공략을 위한 교두보로 사용한 것. 한국 유저는 피드백을 바로 주기 때문에 테스트 배드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런칭에서는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또한 로컬라이징이 따로 들어가지 않아 한국에서는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홍보도 쉬웠다”고 설명했다.

또한 ‘용사는 진행중’은 무료와 유료 버전이 동시에 출시되었다. 무료만 가지고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것. 유료는 틈새시장이기 때문이다. 고객 응대 역시 빼놓을 수 없었다. 그는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 보지 말라는 사람도 많았지만, 바이럴을 할 수 있는 씨앗을 심고 내 편을 만들어야 했다. 메일과 리뷰 모두 응대했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먼저 엔딩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유저들에게는 짧은 시간이다. 신규 모드를 추가했지만, 유저들은 여전히 콘텐츠에 목말라했다. 김 대표는 “개발 완료 시점에 스테이지 방식으로 바꿀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개발 기간을 고려해 그대로 출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짧은 개발 기간으로 충부한 테스트를 거치지 못해 버그가 난무한 것도 김도형 대표가 뽑은 아쉬운 점 중 하나다. 그는 “출시 직후에는 버그 수정만 했다. 새벽 4시까지 작업하고 출근할 때도 많았다. 구글 플레이에 알파/베타 테스트 설정이 있는데, 시간을 가지고 이를 조금 더 활용했다면 버그가 덜있는 게임을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저 피드백 역시 1인 개발자에게는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는 “유저 피드백에 휘둘려서 난이도를 하향했다가 상향했다 반복했다. 기준을 세우고 있다면 유저에게 휘둘릴 필요 없다. 유료와 무료의 차이는 광고의 유무와 이동속도 차이 뿐이다. 원래 차이를 두었다가 무료 유저들이 강하게 반발해 바꿨다”고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며 세션을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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