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메이지 40분 체험기,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살아있는 디테일

기자는 2013년 5월 26일 네오위즈게임즈의 기대작인 ‘애스커’를 처음 만났다. 당시 이름은 ‘프로젝트 블랙쉽’이었다. 그날은 30도가 훌쩍 넘는, 유난히도 무더웠던 날로 기억한다. 그리고 선선한 가을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2014년 9월 1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네오위즈 사옥에서 ‘애스커’를 다시 만났다.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약 1시간 동안 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연회에서 ‘애스커’를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항상 PPT를 통해 이야기만 듣다가 직접 플레이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순수 플레이 시간으로는 약 40분 정도를 한 후, 순수한 첫 인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살아있는 디테일

먼저 기자의 스펙(?)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눈보라社의 대표 MMORPG를 약 5년간 하드코어하게 플레이했으며, 힐러만 하는 힐 덕후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사제’만을 고집해 전 서버에 사제 캐릭터만 20여개가 포진해있다. 바닥을 잘 피하지 못해 PVP를 즐겨 했으며, 머리보다는 느낌으로 플레이하는 감성파 힐러다. 궁극기, 급장, 방어 기술 모두 쿨타임을 계산하며 누르기보다 직관적으로 생명의 위협이 느껴질 때 누르는 생존형이다.

따라서 힐러로서는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은 있는 편이지만, 딜러로는 거의 초보자 수준이다. 그런데 ‘애스커’ 시연회에서는 검투사, 어쌔신, 배틀메이지 총 세 가지 캐릭터를 플레이할 수 있었는데 모두 다 딜러였다. 어쩔 수 없이 개 중에는 힐러와 가장 흡사한 배틀메이지를 선택했다. 세 개의 캐릭터 중 배틀메이지가 가장 난이도 높은 캐릭터라는 것을 아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배틀메이지는 일반적인 마법사와 다르다. 중거리 스킬에 대한 활용도가 높으며, 근거리에서는 자기 몸보다 큰 둔기를 사용해 전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어쌔신의 경우 같은 여성 캐릭터였지만, 등장부터 육감적인 몸매를 자랑해 현실 속 기자와의 괴리감에 차마 선택할 수 없었다. 배틀메이지는 약간의 아청아청함이 있기는 하지만, 사탕이라도 쥐어주고 싶을 만큼 조그맣고 귀여운 스타일의 캐릭터다. 귀족의 딸로 나오는 배틀메이지는 있는 집 자식답게 약간은 거만하면서 어린 티가 나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시작하자마자 스토리가 굉장히 흡입력이 있었다. 게임 스토리에 큰 비중을 두는 스타일이 아니라, 보통 Skip 버튼을 누르는데 ‘애스커’는 마치 한 편의 아침드라마 같았다. 중간에 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작 부분뿐만 아니라 플레이를 하면서도 이어졌다. ‘귀족의 딸이 왜 마녀사냥을 당한 거지?’, ‘구해주는 사람은 누굴까?’ 등 호기심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디테일도 살아있었다. 배틀메이지가 첫 등장부터 폭파된 건물에서 떨어져 절뚝거리면서 꽤 걷다가 물약을 먹고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 마냥 똑바로 걸을 땐 살짝 놀라기도 했다. 왠지 “소방차는 빨간 불에도 멈추지 않아 b♂y”라고 말할 것 같이 생긴 상인 길드장 ‘골드’와 대화를 할 때, 그의 입술이 금빛인 것도 소소한 디테일에 포함된다.

또한 퀘스트를 전달할 때 까마귀가 머리위로 날아와 전달하는 모습과 몬스터가 드랍한 아이템 중 ‘레깅스’를 발견했던 것도 인상 깊었다. 각각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게임이기에 가능한 모습과 현실에서는 익숙하지만 게임이라 예상치 못해 웃음이 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 가장 재밌는 것은 물건 집어던지기와 각종 도구 활용

MORPG인 만큼 본격적으로 전투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기자는 저레벨 지역인 ‘아넬로 마을 외곽’과 ‘하늘 협곡’에서만 플레이했다. 그래서인지 몬스터들이 무더기로 달려와도 클릭만으로 쓰러트릴 수 있어 통쾌한 액션(?)을 느낄 수 있었다.

따라서 흔히 말하는 ‘타격감’이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좋다고 말하기엔 몹들이 금방 죽어 충분히 느끼지 못했고, 나쁘다고 말하기엔 빠른 사냥으로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물건을 집어 던지는 것이었다. ‘애스커’에서는 게임 내 지형이 유저의 액션에 의해 파괴되고 서로 충돌을 일으키며 데미지를 입을 수도 있고, 입힐 수도 있다. 단순한 연출이 아닌 실시간 시뮬레이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마법사 계열의 캐릭터가 적을 공격할 때는 주문을 시전한다. 하지만 ‘애스커’에서는 입술 한번 움직이지 않고도 적을 때려부술 수 있다. 옆에 있는 통을 집어던져 초소에 집어던져서 폭발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도 도구를 활용해 적을 공략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일반적으로 퀘스트에 한정된다. 하지만 ‘애스커’에서는 흔한 일이다.

두 번째 재미 포인트 역시 도구 활용의 연장선이다. 타 게임을 열심히 플레이 할 때 전장을 뛰는 유저라면 보조기술로 ‘기계공학’을 선호했다. 적에게 직접 제조한 폭탄을 던져 추가적인 피해를 입힐 수도 있고, 다양한 아이템 활용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애스커’에서 역시 도구를 이용한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우연히 몬스터들을 잡다가 몹이 밟으면 터지는 ‘폭탄’을 발견했다. 기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를 단축키창에 넣어두었다가 몹하고 싸울 때 바닥에 깔았더니 ‘역시나’였다. 폭탄을 밟은 적은 공중으로 붕 하고 떠오르며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것은 기자의 캐릭터 역시 공중으로 같이 떠오른 것. ‘애스커’는 확실히 데미지를 입고 입히는 현실적인 게임이란 것을 깨달았다.

■ 다소 힘들었던 컨트롤과 똑똑해지는 몬스터

물론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기자가 플레이 한 빌드 버전은 무려 한 달 전 것이었다. 따라서 CBT 기간에 맞춰 조금 더 친절하고 섬세한 버전은 아직 보지 못했다. 따라서 이 부분을 감안하고 나서라도 컨트롤이 쉽냐고 묻는다면 ‘글쎄요’라고 답할 것이다.

아직 레벨이 낮아서인지 손가락의 문제인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스킬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스킬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도 클릭으로 하는 기본 공격과 도구를 활용해 쉽게 몬스터를 저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있는데도 쓰지 잘 쓰지 못해 찝찝함과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옆 자리에 앉은 기자는 어쌔신 캐릭터를 마치 개발자처럼 능숙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며 “연습하고 오셨어요?”라고 묻자, 웃으면서 “콘솔 게임 플레이 방식하고 비슷한 것 같아요. 그래서 금방 적응했어요”라고 답했다.

행사에 참가했던 한 관계자는 “점점 레벨이 올라가고 후반부로 갈수록 몬스터도 똑똑해지고 유저도 생각을 많이 해야한다. 몬스터에게 유저가 무슨 스킬을 사용할지 판단할 수 있는 AI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저는 다양한 전략으로 몬스터를 공략해야 할 것”이라 전했다. 몬스터가 후반부에는 사람보다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만큼 유저들에게는 다양한 선택이 주어지니 몬스터에게 질까 실망하기는 이르다.

‘애스커’의 1차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는 10월 7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다. 이에 앞서 10월 3일에는 네오위즈 판교 사옥에서 유저들을 만나 게임을 소개하고, 운영진과 만나 ‘애스커’에 바라는 점 등을 전달하는 간담회도 진행할 예정이다.

간담회는 CBT 테스터 참가자 중 23일부터 29일까지 오픈되는 이벤트에 사연을 공모해 선정된 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애스커의 1차 CBT 테스터 신청은 9월 23일까지 공식 홈페이지(http://asker.pmang.com/)를 통해 가능하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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