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창업, "올 연말 출시 목표...글로벌 시장 통하는 게임 개발 중"

모바일 시대는 ‘스피드’가 핵심 키워드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명함도 회사도 달라진 이가 있다. 최근 만난 김태훈 웹젠모바일 대표(40), 아니 룰메이커 대표 얘기다.

필름을 돌려서 2년 전. 하나둘 씩 새 게임사들이 판교로 입주하는 상황에서 그를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그때 “온라인 게임 경험을 갖고 모바일게임 시장에 진입한 상황에 전략은 스피드가 유일하다. 트렌드가 바뀌기 전 실행력, 두 달 안에 승부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2년간 모바일 RPG ‘뮤 더 제네시스’ ‘삼국용장전’ ‘힐링스토리: 마의’ 등을 출시해 나름대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역시 온라인게임이 절대적인 비중을 갖는 모기업이 큰 회사여서 의사 결정에 시간이 걸렸다.

김태훈 대표가 지난 6월부터 준비해 ‘룰메이커’를 창업을 한 것도 “실패하더라도 빨리 빨리 개발해보고 싶다”는 ‘속도’에 대한 갈증도 한몫을 했다. 서울 청담동 경기고 정문 앞 룰메이커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내 생애 창업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리고 게임업계 '꽃미남' 중 하나인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날렸다.  

■ Rulemaker에서 e가 빠진 이유는?
그는 6월 창업해 3개월 가까이 눈코뜰 새없이 강행군을 했다. 처음에는 회사명을 ‘플레이메이커’로 지으려고 했다. 엔씨소프트처럼 게임이 안들어가도 다른 영역으로 넓힐 수 있는 ‘게임 이상’의 플랫폼을 담고자 고민한 것.

하지만 “플레이메이커는 글자가 너무 길어 ‘규칙 제정자’라는 포부가 담긴 ‘룰메이커(Rulemaker)’로 지었다. 한국에서는 자칫 거만한 느낌을 줄지만 영어권에서는 IT게임 스타트업이 자신감 넘친다고 평해 글로벌적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특히 Rulemaker에서 뒤의 e가 빠져 표기는 ‘Rulemakr’다. 최신 IT 기업 작명트렌드의 반영하기 위해 e가 빠졌다.

사무실 위치는 9호선 청담역 2번 출구 앞이다. 경기고 정문 앞 작은 골목길 차도 건너편이기도 하다. “게임사들은 서울 테헤란로, 판교-분당이 많다. 가장 조건 좋은 임대처를 찾고 있었다. 마침 지인이 파격적인 좋은 조건을 주셔서 한푼이라도 아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쪽으로 오게 되었다.”

그는 창업을 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회사가 커서 얻는 이점과 단점이 있다. 의사결정 속도가 있다. 웹젠모바일 자체는 작았지만, 의사결정 절차가 있다. 따라서 느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못했다는 피드백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내부와 시장에서도 빨리 나오지 않았다. 실패를 하면서 넘어지는 속도가 느리다보니 다시 일어나는 속도도 느렸다. 실패를 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빠르게 대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책임을 직접 지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현재 이 회사 지분은 그가 65%를 갖고 있고 나머지 주주가 있고, 엔젤 투자도 3% 정도다.

■ 두 달 반 창업 멤버들 찰떡궁합 ‘개발 척척’
새 회사의 멤버는 그가 이끌었던 웹젠모바일에서 70%, 나머지가 새 멤버다. 개발 영역에 있어서 기획-아트는 웹젠모바일, 프로그래밍은 외부에서 만났다.

그는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중요한 조건 중 하나가 ‘한 턴을 같이 일해본 것’이다. 70%는 같이 웹젠모바일에서 한턴을 돌아보며 같이 호흡을 맞춰봐 인정할 수 있는 멤버다. 30%도 2개월 반을 같이 해보니 신뢰가 쌓였다.  전체가 찰떡궁합”이라고 스스로 팔불출 같이 칭찬했다.

그렇다면 "2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트렌드 변화와 게임 개발의 대응책은?

그는 우선 “모바일게임은 스피드가 생명이다. 그래서 빨리 대응을 해야 한다. 문제는 그 대응에서 추가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뮤'와 '썬' 'R2' '메틴2' 등 온라인 RPG의 명가인 웹젠 출신이고 웹젠모바일에서 '뮤 더 제네스' 등 RPG를 해봤으니 RPG를 할 것이라고 많이 물어본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우선 ‘뮤 제네시스’ 팀 등 RPG 개발자들은 영입하는 것은 친정에 해가 되는 일이다. 또한 한국적 특수성으로 RPG가 잘 되지만 글로벌에서는 잘 안된다. 더욱이 RPG도 개발비가 10억~20억에서 이제 30억~50억으로 늘어났다. 그런 비용도 없고, 하더라도 저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게임이 뭘까를 많이 생각한다. “지금 개발 중인 게임은 순수 RPG는 아니다. RPG 성격을 갖고 있지만 ‘가벼운’ 캐주얼과 사이의 RPG다. 나중에 공개되면 깜짝 놀랐을 것”이라면서도 이 ‘비밀병기’의 정보를 한사코 감추었다.

■ “콘텐츠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이다”
김태훈 대표는 EBS PD 근무 중 IT붐을 지켜보다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이 합병하는 즈음 ‘네이버 주니어’ 입사했다. 2002년 월드컵이 끝나고 여름부터 한게임이 퍼블리싱을 시작했다.

“네이버에서는 마케팅과 서비스를 하다가 게임을 원래 좋아하고 관심이 있어서 사내 인재공고로 한게임으로 넘어가 게임퍼블리싱을 맡았다.”

2004년 현 웹젠 의장인 김병관 부장 밑으로 들어가 퍼블리싱 일을 했다. 2005년 김병관 의장이 NHN게임즈 대표로 발령받았다. 그리고 2008년 NHN게임즈 는 웹젠을 인수를 해 그는 웹젠본부장을 맡았다. 이어 김창근 대표 시절인 2012년 웹젠모바일을 설립해 2년간 책임을 맡았다.

그는 “저는 경력으로 보면 개발자가 아니다. 그렇지만 경영을 해보니 게임이나 콘텐츠 비즈니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알았다. 게임사와 IT사는 공장이 아니다. 직원이 공장의 설비나 부품이 아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주주와 소비자만 있다. 하지만 직원의 행복도 있다. 결국은 사람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이라면 죄다 해보고 있다는 그는 요즘 “‘서머너즈 워’를 하고 있다. 팜플의 ‘데미갓워’도 눈여겨보고 있다". 스타트업의 대부분이 처음에는 가족이 가장 걱정한다. 역시 아내가 가장 우려했다. 그러나 이제 전폭적 지지로 바뀌었다. 

이제는 단 하나 남았다. 스타트업 잘되는 것도 있지만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게임이 잘 나와야하는 게 중요하다. 투자를 했거나, 할 사람도 마찬가지고 속된 말로 굉장히 바닥이 좁다. 한 사람 건너면 다 안다. 최소한 우리가 만든 게임이 시장성, 창의성, 개발력 인정할만한 구석이 있어서 부끄럼없이 만들어야 한다. 이걸 바탕으로 추가 투자를 받거나 좋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그런 마음이 생길 정도는 돼야한다.”

올해 말쯤 그가 들고올 그 '비밀병기'가 어떤 물건인지 궁금하다. RPG 성격을 갖고 있지만 ‘가벼운’ 캐주얼과 사이의 RPG 말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 김태훈 룰메이커 대표는?
1974년 1월 30일 부산 출생
1992년 부천고등학교 졸업
1997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 졸업

2014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MBA)

1997년 ~ 2000년 한국교육방송공사 프로듀서
2000년 ~ 2002년 NHN 웹서비스, 마케팅 담당
2002년 ~ 2005년 NHN 게임 퍼블리싱 사업 담당
2005년 ~ 2008년 NHN게임스 C&I 비즈니스실장
2008년 ~ 2012년 ㈜웹젠 사업본부장
2012년 ~ 2014년 ㈜웹젠모바일 대표이사
2014년  6월 스타트업 룰메이커(주) 대표이사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