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청와대 접견...'알리페이' 결제 서비스 등 전자상거래 적극 협력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50) 회장이 두 달 연속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는 등 한국 시장에서 몸풀기에 나섰다. 지난달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에 동행한 후 한달여 만이다.

알리바바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마윈은 중국에서 ‘빌 게이츠’로 불리는 인물이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연매출 345억 위안(5조7000억원)을 기록하는 초대형 IT기업이다. 기업 간(B2B) 상거래 사이트 ‘알리바바닷컴’, 소비자 대상(B2C)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 전자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등을 운영한다.

시장에서는 그의 이번 한국 방문 목적이 최근 자회사인 알리페이를 통해 한국에서 전자결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계 관계자는 “알리페이가 최근 하나은행, 한국정보통신(KICC) 등과 제휴해 한국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 사업에 나서면서 한국 정부에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알리페이는 온라인 지갑에 미리 돈을 충전한 뒤 결제하는 선불 전자결제 서비스로 사용자만 8억 명에 달한다. 중국 전체 모바일 결제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중국 시장을 넘어서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물건을 살 때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을 한국에서 추진 중이다.

중국 관광객이 한국의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제휴업체(하나은행 등)가 한국 가맹점에 대금을 지급한 뒤 나중에 알리페이로부터 받는 구조다. 하지만 현실화하려면 한국 정부의 협력이 필수다. 알리페이는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롯데면세점 등과 제휴를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규제개혁 끝장 토론에서는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여주인공 천송이가 입은 코트를 중국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는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의 과감한 규제 혁파가 이번에 어떻게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접견 자리에서 마 회장에게 “무역협회가 중소기업 전용 온라인쇼핑몰 ‘Kmall24’를 오픈해 알리바바(Tmall)에 자동 연계 등록을 협의 중이다. 알리바바가 간단한 심사만으로 입점을 허용하면 한국 중소기업과 알리바바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마 회장은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판로 확보를 위해 한국 중소·벤처 기업을 입점시켜 달라는 박 대통령의 제안은 알리바바 입장에선 한국 시장에서의 플랫폼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어서 ‘안성맞춤’ 제안이다.

또한 알리바바는 최근 한국 모바일 게임사와 적극 제휴를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지난 4월 한국에 지사 사무실을 오픈하고 게임 개발사들과 접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3월 국내 게임업체 ‘파티게임즈’와 제휴를 맺고 이달 초부터 국내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개발사로부터 게임을 받아 출시하는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또한 마 회장은 배우 김수현과 현빈, 이민호와 같은 ‘한류스타’를 매개로 한 콘텐트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게임과 영화 등의 한-중 협력이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IT업계 한 인사는 “알리페이는 일종의 금융 인프라다. 한국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기존 텐센트가 카카오와 넷마블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진출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파급력이 직접적이며 매우 크다”라고 “또한 개개인의 온라인 상 결제와 관련해서는, 그 데이터에서 유추할 수 있는 방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자칫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관련 기술도 확보하지 못한 한국 결제대행(PG) 업체들은 넋놓고 시장을 뺏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올 9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 이달 초에도 미국 게임업체 ‘카밤’에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6월에는 모바일 브라우저 업체 ‘UC웹’ 지분 33%를 19억 달러에 인수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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