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22. 장재곤 ‘인디게임 신념 불어넣기’

게임톡 연재 ‘인디 정신이 미래다’ 22. 장재곤 ‘인디게임 신념 불어넣기’

[당신의 인디게임은 실패했습니다]
인디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중단될 때가 많다. 개발비가 부족하거나 팀이 와해되어 더 이상 개발을 할 수 없는 등등...어째서 실패한 것인가? 왜 실패한 것일까? 계속 실패만 할 것인가? 계속된 실패로 개발에 대한 신념은 우주로 날아갈 것만 같다. 이런 상황에서 나만의 신념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인디와 같이 독립적이고 소규모 개발팀의 장점은 빠른 의사결정에서 빛난다. 기민한 조직의 장점은 무엇인가? 바로 대규모 팀들과 달리 결과물을 빨리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기민한 조직이기 때문에 표현하고자 싶은 게임의 미학을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

큰 규모의 팀에서 나오는 아이디어는 보통 도전적이거나 창발적인 것보다 현실에 맞고, 모두가 이해하기 쉽고, 익숙한 것들이다. 이에 비해 인디나 소규모 팀의 아이디어는 좀 더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상태로 표현되곤 한다.

그렇다 보니, 생각과 달리 납득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들을 흔히 접해볼 수 있다. 인디게임에 신념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뭘까. 납득하기 어려운 생각, 그런 미학을 빠르게 만들어 시도해보고 실패해보고 다시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자신이 만들려는 미학에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미학을 ‘황금새’이라고 가정해보자. 이를 제작한다면 먼저 재료가 필요하고, 제작 방법을 습득하고, 가진 재료를 가지고 실제 제작을 해보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가장 먼저 시작할 것은 이 세상 모든 물질 중에 필요한 재료를 선별해야 한다.

1, 먼저 재료가 필요하다는 생각 - Think
2. 재료를 선별하려 찾는 행동- Do
3. 선별한 재료가 맞는지는 확인하는 리뷰 - Review

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흔히 하는 실수는 리뷰(Review)를 통해 무엇이 잘 된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를 가늠해야 한다. 대개 이 과정을 생략하고, 다시 생각(Think)으로 돌아가다 보니 어디가 잘못되었고, 무엇을 고쳐야 되는지를 알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Think - Do 의 과정을 반복한다면 아마 당신이 원하는 황금새는 날개 잃은 반쪽이 될 수도 있고, 황금이 아닌 점토로 만든 새일 수도 있지만 이와 달리 매번 개선되어가는 Think - Do - Review 의 과정을 거치면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황금새를 제작하는 데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이 만들려는 황금새가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실패를 통해 자신이 보여주고자 하는 신념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당신의 실패는 위대하다.] 토마스 에디슨
인디게임 개발자는 내 머리속의 황금새가 정말 실체로 보일 수 있도록 Think - Do - Review 를 반복해야 한다. 에디슨이 수많은 전구를 버려가며 2000번 이상의 실패 끝에 자신의 전구를 만든 것처럼 나만의 신념을 발전시켜 게임을 만들고 싶다면 먼저 실패해봐라. 실패는 그 끝이 아니라 황금새의 시작일 것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장재곤 객원기자 bboygon@gmail.com

■ 장재곤은?

현업기획자이면서 인디게임개발자. 6살에 ‘슈퍼마리오’ 엔딩을 본 뒤 플랫포머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동네 오락실의 모든 슈팅게임에 GON이란 이름을 새겨놓고, 또한 DDR 퍼포먼스팀으로 활동하여 동네 정점을 찍은 뒤 오락실계를 마감하였다.

RPG 로망을 꿈꾸며 게임계에 입문, 대표적으로 네시삼십삽분에서 ‘에픽하츠’와 마이에트엔터테인먼트에서 ‘레이더즈’를 개발하였다. 현재는 1인 개발과 동시에 스킬트리랩에서 기획강의를 시전중이다.


■ ‘인디 열정사랑방’은?
한경닷컴 게임톡이 창간 2주년을 맞아 ‘인디 열정사랑방’이 열렸다. 당대 내로라하는 개발 독립을 꿈꾸는 재야 개발자 고수들이 속속 칼럼진과 기획진을 구성됐다.

필진은 김성완 부산게임아카데미 교수를 비롯한 박선용 인디게임 스튜디오 터틀 크림 대표, 장석규 도톰치게임즈 대표, 전재우 인디게임개발자그룹 GameAde 운영자, 국내 최초로 인디개발자 총회와 지스타 인디게임전시회를 개회한 이득우씨, ‘별바람’으로 유명한 김광삼 청강대 게임학과 교수다. 그리고 인디 게임 개발팀인 파이드 파이퍼스 엔터테인먼트의 게임 디자이너 임현호씨,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 김종화씨, 마이에트엔터테인먼트에서 ‘레이더즈’를 개발한 장재곤씨, 독립 오락개발사 ‘남쪽바람’의 양순호씨, 1인 개발 인디 게임 ‘RPG Snake’로 유명한 조영거씨, 서울대와 카이스트에서 7년째 게임 디자인 스튜디오 수업을 개설한 이정엽씨가 새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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