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팀장

“한류의 글로벌 브랜드파워, K-POP은 힘이 세다”  

[박명기 굿모닝] 신종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팀장 

 

▲ 신종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팀장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드라마 ‘대장금’과 걸그룹 ‘소녀시대’가 증명했듯이 문화 콘텐츠, 특히 한류는 제조업을 뛰어넘는 슈퍼파워로 부상중이다. 최근 유럽에서 불고 있는 한국 대중음악(K-POP) 신드롬은 바야흐로 한류가 지구촌의 새 문화현상의 하나임을 입증했다. 영국 BBC는 “한류는 삼성을 대체할 국가브랜드가 될 것이고, K-POP의 세계적인 열기가 한국의 국제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K-POP의 열기에 고무된 정부 담당부서 문화체육관광부도 바빠졌다. ‘한류’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른 K-POP과 패션을 전담할 팀을 신설한 것. 지난 8월 1일 대중문화산업팀을 출범시키고, 그 한 달 후 발족식을 가졌다. 대중문화산업팀의 사령탑인 신종필 팀장(서기관)을 서울 안국동 운현궁 근처에서 만나 한류가 가야 할 길을 물어봤다.  

■ 국내외 K-POP-패션 관련 종합 컨트롤타워

“소녀시대가 뜨니 그들이 쓰는 화장품이나 패션 등 관련 제조업 수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국가브랜드로 뜬 K-POP은 제조업을 뛰어넘는 사례를 만들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제품=일류상품의 이미지를 만드는데도 기여한다.”

신종필 팀장은 두 달 새 베테랑 한류 전도사가 되어 있었다. 그동안 법제 업무-양성 평등-게임-저작권 등에서 맹활약했던 베테랑답게 한류와 K-POP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술술 풀어냈다.

대중문화산업팀은 왜 출범했을까. 그는 “대중문화산업팀은 연예매니지먼트를 포함한 국내와 해외 홍보의 체계화를 위한 종합적인 컨트롤타워다. 그동안 드라마가 중심이 돼 ‘한류’를 만들어냈지만 체계적 지원이 없어 중간에 단절되는 등 아쉬움이 많았다. 중복사업을 줄이고 적재적소에 역량을 배분해 한국 대중문화의 저력을 지속시키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신 팀장은 “장르로 보면 음악과 패션이다. 그러나 기능에 있어서는 대중문화콘텐츠의 해외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가령 게임은 해외 수출을 하고 있지만 장르에 국한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도 내년 예산을 대폭 늘렸다. 그는 “게임이나 영화에 비해 형편없이 낮지만 음악의 경우 18억원에서 33억원, 한류 등 쌍방향 문화교류 예산의 경우 18억원에서 54억원(205%)으로 늘었다. 모두 K-POP의 해외진출의 효과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한류진흥도 기존의 아시아 중심에서 오세아니아, 유럽, 중남미까지 민간 쌍방향 교류사업을 확대한다. ‘반한류’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간 콘텐츠 교류, 상호간 이해증진을 위한 컨퍼런스 개최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 “국내 상설 대중음악공연장-한류스타 패션마케팅 준비”

K-POP의 경우 국내 관광산업과의 연계도 착착 준비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K-POP을 찾아온 팬들을 위한 상설공연장 확보다.

신 팀장은 “드라마나 K-POP 등 콘텐트 수출에 끝나지 않고, 스타를 보고 관련 제품도 사고, 문화와 공연을 구경하는 패키지형 관광상품의 개발이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예술의 전당이나 잠실운동장처럼 공연장은 있지만 대중음악을 위한 상설공연장이 없는 게 현실이다. 최우선적으로 7000~8000석의 K-POP 전용공연장을 확보하겠다”는 것.

예술의 전당이 생기면서 지방에 유사한 공연장이 들어섰듯이, 정부에서 K-POP 공연장의 모델을 제시하면 광주나 부산 등 지방에서도 지역관광자원과 연계해 자연스레 전용공연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패션의 경우도 접근을 달리하면 잠재력을 부각시킬 수 있다. 그는 “도쿄걸스컬렉션처럼 주요 아이돌 스타가 모델이 돼 옷을 입고 화보로 제작해 현장에서 판매하는 한류스타 패션 마케팅이 가능하다. 현장을 찾은 팬들이 즉석에서 QR코드를 통해 모바일 구매가 가능하고, 실력파 젊은 디자이너를 알릴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 ‘인디음악’ 못자리가 K-POP 저력 키운다

지난 8월 1일 대중문화산업팀 출범식에는 인디밴드 두 팀이 초대되었다. 우수 인디뮤지션 발굴 프로그램인 ‘헬로루키’에 선정되었던 ‘조길상’과 ‘좋아서하는 밴드’가 그 주인공. 그는 “솔직히 그들을 잘 몰랐다. 들어보니 진짜 노래를 제대로 즐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사는 그들을 보며 우리 팀원들이 다 놀랐다. 인디밴드들이 못자리가 되어야 K-POP의 저력이 커진다는 데 대중문화산업팀이 공감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K-POP은 아이돌그룹만의 음악이 아니다. 그러기엔 너무 장르가 좁다. 물론 인디음악을 집중 지원하는 것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그는 “인디음악에는 상업적이고 메이저진출을 꿈꾸는 밴드가 있고, 홍대 앞만을 고집하는 순수한 밴드도 있다”며 “주위에서 잠재력만 있지, 돈 안되고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없는데 왜 지원하느냐며 지적하기도 한다. 제 생각은 다르다. 음악산업의 발전은 다양성의 확보가 전제가 되어야 지속될 수 있다. 다양한 우수 뮤지션들에 대해 해외페스티벌 진출 기회를 주는 것도 고려할 만한 대안”이라고 했다.

홍대앞의 철길 옆에는 ‘김버디’가 1주일 3회 공연을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공연 내용이나 공연장소도 잘 모른다. ‘바다비’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이 나오고 인디밴드들의 살리기 운동을 벌일 때도 잘몰랐다. 그는 “대학로에 있는 것처럼 홍대 앞에도 인디 공연에 대한 안내 통합부스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K-POP의 제대로 된 진흥을 위해 난립하는 기획사의 실태파악도 중요한 과제. 그는 “‘데뷔시켜줄게’하며 유혹하는 매니저 사칭 사기 및 불공정한 계약 등 연기 지망생들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도 강구중이다. 1인 기획사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파악이 없어 제대로 된 회사인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매니지먼트사의 실태파악 등을 위한 제도적 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했다. 대중문화 분야에 진출시 피해를 최소화하고 법적 문제를 알려주기 위해 올해 설치된 ‘대중문화예술지원센터’도 강화할 계획이다. 

 

                                                        ▲ 신종필 문화체육관광부 대중문화산업팀장  

“음반심의 100% 민간심의가 필요”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인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이라는 노래가 음반등급심의에서 19금 판정을 받는 등 불합리한 심의제도로 인해 여성가족부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 상식적인 국민 법감정에 맞는 심의가 아닌 술 등의 단어가 나오면 무조건 19금을 때리는 음반 심의 자체가 작의적이라는 것.

그는 “영화나 게임 등 미치는 영향이 직접적인 것에 대한 심의는 필요하다. 하지만 소설과 시처럼 텍스트로만 된 문학작품을 단어 중심으로 심의하지는 않는다. 음악도 텍스트로 봐야 한다”며 “현 시스템으로는 모니터링 요원 50명이 특정 단어 등이 있는 것만 걸러내 심의한다. 어떤 노래는 1주일이 걸리는데 어떤 곡은 1달이 걸린다. ‘재수보기’라는 비난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그는 100% 민간심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음반 심의는 100% 민간심의가 가능하다. 최근 연예제작자협회, 음원제작자협회, 음악콘텐츠산업협회 등 3개 단체가 자율심의기구를 만들어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행정법원에서도 ‘가사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맥락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또 전세계적으로 국가 주도로 가요를 심의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 “정식직제화로 명실상부한 전담과 될 것”

현재 대중문화산업팀은 모두 5명이다. K-POP을 키우고 한류를 지속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마련돼 조직이 먼저 만들어지다 보니 정식직제화가 되지 못했다. 인원 보강이 이뤄져 9~10명으로 늘어나면 명실상부한 전담과로 자리매김한다.

팀장으로서 그는 벌써 발품을 많이 팔았다. 인디쪽, 유통사, 저작권자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는 “바쁜 음악관계자들을 오라가라 하는 게 예의가 아니다. 현장 중심으로 사고해 저희가 더 움직이고, 상황에 맞출 것”이라며 열린 마인드를 강조했다.

90년대 학번으로 서정성 있고, 진정성 있는 가사가 있는 노래를 선호하는 신 팀장은 “‘나는 가수다’에서 명곡을 들으며 향수를 느낀다. 하지만 정책 담당자로서 흐름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아이돌도 많이 듣고 있는데 미쓰에이, 비스트 등이 특히 매력적”이라고 했다.

영국의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가 10년간 올린 매출은 308조. 현대자동차 매출보다 앞선다. 바로 문화콘텐츠의 힘이다. 한국에서 딴따라라 불렸던 대중가요는 이제 새로운 국가브랜드가 되었다.

그는 “대중문화산업은 일방향 국가 지원으로 되지 않는다. 민간 쌍방향 교류사업이 핵심이다. 확산하는 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콘텐츠 개발과 국가간 상호 이해와 교류의 노둣돌을 놓는 게 중요하다. 국민들도 일부 국가의 극우단체들이 벌이는 반한감정 조장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대중문화 선도국의 국민으로서 한류를 사랑하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 사진=박명기  일간경기 20111018

 팁1. “이제 세계적인 ‘연예 교육프로그램’ 나올 때”

신종필 팀장은 “이제 세계적인 연예인 양성 교육프로그램이 한국에서 나올 때가 되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SM엔터테인먼트가 경기도 오산에 짓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정부와 전문학교가 공동교육과정을 만드는 식이다.

그는 “대중음악 분야도 전문인력 양성교육과정이 필요하며 이제 그것을 구체적으로 고민할 때다. 기획사의 경우 중고시절 5~6년 동안 연습생을 거쳐 10대 후반에 뜬다. 통상 기존 예고의 경우 대학교에 가서 연예계에 진출하는데 그때는 이미 늦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청소년의 학습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예술적 역량을 키워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고, 기획사는 그 인재를 스카우트할 수 있는, 최근에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드림하이’와 같은 모델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종필 문화부 서기관은?

2003년 문화부 문화정책과에 첫발을 디딘 후 복권기금 실시 첫해 문화부몫으로 500억을 확보했다. 이후 기획총괄담당관실에서 대외회의, 법제업무 총괄, 양성평등을 맡았고, 온라인게임의 수출이 확산될 무렵 게임과에서 근무하면서 게임과 사행성의 분명한 선을 그었고, MS의 분당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사업을 마무리했다. 3년간 저작권과에서 헤비업로더를 규제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저작물의 편리한 이용환경을 마련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함으로써 저작권 인식을 높여준 계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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