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노스파크의 전략+영웅+SNG 장르, “글로벌 기대 매우 크다.”

게임을 만드는 것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자신의 로망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7월 22일 서울시 삼성동에 위치한 이노스파크에서 하늘에 대한 자신의 로망을 마음껏 펼친 사람을 만났다. 바로 “하늘에 뭐가 좀 떠있어야 필이 온다”는 이노스파크의 신재찬 대표다. 8월 중 출시될 모바일 전략 '히어로스카이'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하늘에 대한 그의 로망에 새로운 형태의 소셜을 더한 전략 게임이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융단 폭격 라인업 13종 중 하나인 ‘히어로스카이’는 거의 명백한(?) 영웅 전략 게임으로 기존에 SNG 명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이노스파크의 색다른 도전이기도 하다. 신 대표와 함께 ‘히어로스카이’는 어떤 게임이고, 특징적인 요소는 무엇이 있는지, 또 이화여대 학생들과 개발자들이 썸 아닌 쌈을 탄 사건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았다.

■ ‘룰더스카이’-‘드래곤프렌즈’로 SNG 섭렵, ‘히어로스카이’로 전략 도전

신재찬 대표는 벌써 업계 15년차에 접어든 노장(?)이다. 1999년 태울엔터테인먼트의 무협 MMO '신영웅문'으로 입문했다. 처음에는 개발자로 시작해 기획을 맡았다가 2004년 엔씨소프트에 사업 마케팅 담당으로 들어갔다. 그러다가 2007년 포스브로에서 처음으로 포터블 게임기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시대가 빨랐다. 당시 광고 카피가 '손 안의 게임기'였는데, 생각해보면 지금의 스마트폰과 같다. 스마트 모바일의 시초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빨리 들어가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9년 들어간 조이시티에서는 모바일 팀을 만들어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장수 게임 중 하나인 SNG '룰더스카이'를 만들게 되었다. 신 대표는 "언젠가는 모바일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팀에서 몇 가지 게임을 만들었지만 가장 성공한 것은 2011년에 출시된 '룰더스카이'다"고 말했다.

그리고 2012년 이노스파크를 창업한 신재찬 대표는 2013년 NHN엔터테인먼트와 서비스한 '드래곤프렌즈'에 이어 2014년 두 번째 게임 '히어로스카이'를 넥슨 스마트온에서 선보였다.

■ 저변을 확대한 ‘클래시 오브 클랜’에게 고맙다

넥슨의 스마트온 행사에서 만난 '히어로스카이'는 불과 몇 분에 불과했다. 어떤 게임인지 직접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신 대표는 "전략 게임에 수집과 성장, 강화를 할 수 있는 영웅을 더했다“고 먼저 이야기했다. 출시될 때 ‘히어로스카이’의 영웅은 무려 70여종에 달하며, 이미 100종까지 준비해 총알을 두둑하게 장전해 놓은 상태다. 그만큼 영웅은 ‘히어로스카이’의 핵심이다.

이어 “RTS의 역사를 보면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비슷한 게임 방식에서 우주, 중세 등으로 스킨이 달라진 형태다. 따라서 '워크래프트3'도 아마 출시되기 전 어떤 색다른 요소를 더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우리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신 대표와 이노스파크 30명의 직원들은 무려 1년 반의 시간동안 긴긴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 끝은 ‘영웅’에서 결론이 났다. 즉 영웅이 중심이 되어 전투를 하는 전략게임이라는 것. 신 대표는 “당시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을 눈여겨봤다. 전략 게임을 워낙 좋아했던 탓에 모바일에서도 전략 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욕심이 났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는 웰메이드 게임을 지향하는 개발사다. 게임을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엔 ‘클래시 오브 클랜’ 장르의 게임이 많지 않았지만, 우리가 개발을 완료할 때쯤에는 전략 게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전략에서 영웅을 넣어 한 단계 발전한 형태로 좋은 포지셔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예상은 맞았다.

최근 슈퍼셀이 ‘클래시 오브 클랜’에 마케팅 비용 100억을 쓰며 화제가 되었다. 이와 함께 최고 매출이 쑥쑥 올라 4위를 기록하며(7월 26일 구글플레이 기준) 같은 장르의 게임으로 걱정이 되지는 않는지 묻자, 신 대표는 웃으며 “오히려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워낙 시장이 RPG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지난해에 ‘히어로스카이’를 만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그런 걸 왜 만드냐’고 말하기도 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이 거대 마케팅을 하면서 전략 게임에 대한 학습이 일어나고 있다. 저변을 넓혀주고 있는 것. 오히려 RPG 유저들도 충분히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전략의 핵심은 ‘영웅’, 이미지의 구체화로 진입 장벽 낮췄다

그렇다면 ‘히어로스카이’에서 전략과 영웅을 육성하는 RPG, 섬을 꾸미는 SNG의 비율은 어느정도나 될까? 신재찬 대표는 “전략 50%, RPG 35%, SNG 15%의 비율이다”며 “명확하게 전략 게임이다. 그런데 게임에서 승리하는 전략의 1번도, 2번도, 3번도 영웅이다. 영웅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검은 글씨는 흰 종이에서 가장 잘 보이듯, 영웅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서는 RPG가 제격이다. 하지만 교통 표지판에서 검은색이 노란색과 만날 때 명시성이 극대화되는 것처럼 영웅을 전략 게임에서 만날 때의 강점이 있다. 바로 ‘이미지의 구체화’이다.

신 대표는 “영웅이 있을 경우 유저들의 학습이 쉬워 스트레스가 덜하다. 유닛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고민하기보다, 영웅을 활용해 어떻게 싸워야하는지 눈으로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광역 데미지를 주거나, 힐링을 하는 등 영웅이 주는 직관성은 초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좋은 포인트다. 산발적 전투를 집중시킬 수 있다. 또한 ‘영웅 버프’ 등을 활용해 전략적 포인트도 생긴다”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히어로스카이’의 영웅은 시공을 초월한다. 본래 게임의 배경은 그리스로 제우스의 반군인 하데스가 반란을 일으켜, 그 난세를 해결하고자 영웅을 소환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 때 소환된 영웅은 인간, 악마, 신 등 다양하다. 토르, 루시퍼, 클레오파트라, 잔 다르크 등 다양하게 나온다. 물론 엘프, 문엘프, 서큐버스 등 판타지 캐릭터도 등장한다.

또한 한 판에 3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같은 전략 장르의 ‘클래시 오브 클랜’과 비교했을 때 가장 차별적인 것은 기다림 없이 지속적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신 대표는 “다른 게임의 경우 한번 전투를 하고 나서 병력을 생성하는 등 재정비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히어로스카이’에서는 이전 전투에서 병력이 죽지 않았다면, 다시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세 번 연속 이기면 버프를 받으며 연승을 이어갈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트로이목마’도 빼놓을 수 없다. 기획자가 누군지 궁디팡팡 해주고 싶은 이 시스템을 통해 적진 한 가운데로 들어갈 수 있다. 기존에는 밖에서부터 벽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공격했던 것에 반해, 이제는 트로이 목마로 영웅이 적진 가운데부터 때려부수기 시작하는 것이다.

신 대표는 “어떻게 하면 다양한 전략이 나올 수 있을까 고민했다. 처음에는 4면 방어로 할지, 3면 방어로 할지, 아니면 1면 방어로 할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슈퍼셀의 후속작 ‘붐비치’가 1면 방어라 긴장하기도 했지만, 결국 다양한 전략을 위해 4면을 택했다. 벽을 밀고 들어가는 단편화된 공격을 벗어나고 싶었다. 또한 게임이 마침 그리스 배경이라 시놉시스와도 잘 맞아 넣게 되었다”고 말했다.

■ 이화여대 전략 게임 동아리와 ‘쌈’, 개발자 보호 위해 말렸다

‘히어로스카이’를 개발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묻자, 신재찬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썰을 풀었다. 이화여대 전략 게임 동아리와 이노스파크 개발진의 썸(?)에 관한 것이었다. 자고로 개발자들만의 생각만으로 게임을 만들면 런칭부터 삐걱거릴 수 있다. 그래서 이화여대 게임 동아리에 유저 테스트를 부탁하게 되었고, 썸이 아닌 쌈이 시작되었다.

“일주일동안 이노스파크 개발진 대 이화여대 동아리로 이벤트 같이 대회를 열었다. 그런데 너무 불이 붙었다. 재밌어서 불이 붙은 것. 아침에 왔는데 개발자들 얼굴이 퀭했다. 개발을 해야하는데 테스트에 너무나도 몰입한 나머지 밤을 새서 게임을 한 것이다.”

이 때 사건의 한 가운데 있던 강필현 PM이 증언을 했다. 그녀는 “주중에는 학생 분들이 훨씬 유리했다. 그래서 랭킹이 쑥 올라와 있어서 ‘이번엔 지겠다’고 생각했는데, 주말이 되자 랭킹이 뒤집혔다. 다들 잠도 안자고 한 것. 새벽에 계속 랭킹이 변했다.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대회는 3일 만에 중단되어야 했다. 개발자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

이처럼 경쟁적 요소가 더해진 ‘히어로스카이’의 마력은 어마무시했다. 그렇다면 친구들과의 경쟁을 위해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에 연동할 계획도 있을까? 신 대표는 “페이스북에만 연동할 계획이다. 글로벌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친구가 꼭 친구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말이 나온 김에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한국부터 먼저 런칭하고, 연내나 내년 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영웅 콘텐츠를 조금 더 강화하고 글로벌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도 당차게 부탁했다. 신재찬 대표는 “‘히어로스카이’가 ‘클래시 오브 클랜’을 누르고 1등을 하는 것이 목표다. 글로벌에서도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글로벌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 영웅을 다양한 문화권에서 가져온 것도 그 때문이다. 해외 게임이 한국에 들어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우리도 ‘히어로스카이’를 통해 글로벌을 공략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히어로스카이’는 신재찬 대표에게 한 마디로 어떤 게임일까?

“‘히어로스카이’는 치맥(치킨과 맥주)다. 본질은 치킨이지만 맥주와 함께할 때 완전체가 된다. 예전에는 양념, 프라이드, 파닭 등 다양했는데, 이제는 그냥 치맥이면 오케이다. 한 번 치맥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기도 하다. ‘히어로스카이’ 역시 본질은 전략 게임이지만 영웅 RPG와 함께 할 때 완전체가 되었다. 전략, RPG, SNG 등 다양하지만 이제는 ‘히어로스카이’로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 물론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것도 똑같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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