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 망치기 위해 법 만든 게 아니다...중독 근거 부족 지적에는 인정

“우리는 서로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답답하다.”

7월 1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손인춘 의원이 주최하고, K-IDEA에서 주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과도한 게임이용 문제, 올바른 진단과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장주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가 ‘게임의 중독적 담론의 기원과 역사’, 이헌욱 법무법인 로텍 변호사가 ‘게임 문제 해결의 국내외 접근법 비교’, 김성곤 K-IDEA 사무국장이 ‘게임 산업의 현실과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내용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모든 발표와 토론이 끝난 후, 손인춘 의원은 “오늘 굉장히 실망했다”고 말하며 총평을 했다. 발표자들에게 심기를 표시하는 마무리여서 토론자들은 곤혹하는 표정이었다.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처럼 여우가 납작한 접시에 음식을 내주고 두루미를 못 먹느냐는 호통을 치는 것이나 두루미가 목이 긴 호리병에 음식을 준비하면서 여우를 무안을 주는 모습을 연출했다.

손 의원은 “게임 문제 때문에 부모님들이 살아가기 힘들고, 아이들이 폐인이 되어간다. 게임 산업에 가해지는 규제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규제로 인해 게임 개발이 중단되거나, 수출이 차단된다거나 판매·유통이 막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볼 때 밥도 안먹고, 학교도 안가고, 게임에만 매달리는 ‘게임 중독자’가 있다. 하지만 업계는 중독 얘기만 나오면 벌떼처럼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에서 산업과 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한 이야기하길 원했다.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어떤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이를 풀어줄 경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통해 정책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고민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자동차에 비유하는 등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게임 중독에 대한 명확한 근거도 없고, 상관관계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평가 제도도 없고, 박사 논문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누가 이를 지원하며, 연구하려고 하겠는가”고 이야기하며 “아이들에 관련된 사건에서 TV에 나오는 것을 보면 ‘게임에서 보고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그 아이가 환경적으로 어렵고 부모의 관심이 없어서 게임에 몰입되었다고 하는 건 없다”고 의견을 전했다.

손 의원은 “올바른 기업들이 게임을 수출하고 개발하는데, (이번 토론회는) 규제가 많아 이를 풀어가며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자 했다. 나는 게임 산업을 망치기 위해 법을 만든 게 아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이 나오니 황당하고 답답하다”며 심정을 전했다.

이어 “한때 기업을 했던 입장에서 기업의 발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나간다면 기업대로 좋은 일을 하고 발전시키는데 평가절하를 받을 수 있다. 평가를 잘못 받는 것은 게임 중독자로 몰아붙여 매도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앞으로 게임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도 전했다. “오늘 깊은 이야기를 못하고, 기업이 나아가야 하는 애로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IT 강국으로 인정받는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회적 비용을 이렇게 쓰고 있다는 것을 전달할 수 있어야한다. 글로벌 기업답게 기업이 해야 할 일은 한 가지가 아니다. 사회적 비용과 책임에 대한 문제점을 함께 연구하자는 입장에서 토론을 만든 것이다.”

셧다운제와 같은 규제에 대해서는 “누가 중독자냐고 말하니, 이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에 몇 시간정도 게임을 하느냐로 판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달되기도 전에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인식되어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의견이 나왔을 때, 기업의 리더들이 ‘이런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보겠다’고 이야기하며 넘어가면 되는데, 무조건 규제를 만든다며 죽어간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나라 기업 중 어렵지 않은 곳이 하나도 없다. 규제를 통해 기업의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 아니다. 만약 규제가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다면, 정부와 대화를 통해 풀어야한다. 하지만 그런 규제가 무엇인지 아무도 알리지 않는다. 너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손인춘 의원은 “다음번에는 이런 규제 때문에 어떤 것이 어려운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길 기대한다. 우리는 서로가 피해자라고 생각한다. 다음번에는 이론적인 데이터가 더 많다면, 서로 발전하는 것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며 마무리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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