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운영과 데이터 통합...일본 애드웨이즈 11개 지사 연동

“운영과 데이터를 한 도구에 묶었더니 글로벌 게임사들 러브콜 이어졌어요.”

최근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36)는 웃을 일이 많아졌다. 그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을 위한 분석 운영 서비스 ‘파이브락스(5Rocks)’가 13년 간 온라인과 모바일 광고를 진행하며 쌓아 온 효과 측정 노하우가 일가견이 있는 일본 애드웨이즈의 스마트폰 앱 광고 효과 측정 시스템 ‘파티트랙(Party Track)’의 연동 작업을 지난달 21일 완료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달 30일에는 북미 최대 모바일 광고 트래킹 기업인 ‘해스오퍼스’와 서비스 연동에 대한 제휴를 맺었다. 애드웨이즈와 해스오퍼스 고객회사는 추가 작업 없이 파이브락스가 제공하는 사용자 분석 기능까지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파이브락스는 지난해 6월에 CBT, 일본 시장에 9월 CBT를 거쳐 4월 초 정식 오픈을 했다. 반응도 뜨겁다. 오픈 이후 한 달만에 120개 게임사(한국 180여개, 일본 70개사)에서 글로벌 450개로 고객수가 껑충 뛰었다. “올해 3000개 앱 게임을 글로벌에서 운영-분석 서비스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를 서울 한남동 본사를 만나봤다.

■ “어떤 차별성이냐구요? 분석과 운영을 한몸으로 합체했어요”
파이브락스의 오픈은 전세계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대상 컨퍼런스(GDC) 무렵이었다. 이전에는 계약서가 완료되면 계정을 다운받을 수 있었다. 이제는 아무나 와서 오픈할 수 있다.

그는 “오픈한 지난 4월 초 고객은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120개사였다. 저희는 GDC 등에서 공개한 서비스에 대해 서양의 핀란드, 독일, 미국의 게임사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궁금했다”며 “한 달 정도 지났는데 4월말 기준으로 고객사 글로벌 450개로 급속히 늘어났다. 고객은 한국-일본-동남아 순인데, 미국-유럽이나 브라질까지 러브콜이 온다”고 말했다.

파이브락스가 가장 차별화한 것은 뭘까. 그는 “게임별로 중요한 유저가 다르다. 전체 유저-매출만 나오지만 진짜 중요한 유저는 얼마인지, 레벨이 3~5에서 얼마나 빠져나가며, 콘텐츠를 만드는 시기나 과금, 아이템 구매 시기가 효과를 발휘하는 레벨이 몇인지에 대한 분석 서비스가 없었다”며 “게임 내부에 어떤 정체가 있는지, 소비적 측면에서 언제부터 갈라지는지 분석해야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차별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모바일 게임은 개발도 빨리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저들이 빨리 움직인다는 점이다. 조금만 맘에 안 들면 바로 홈 버튼 누르고 꺼버린다. 온라인 게임은 화장실이나 밥 먹는 것도 참고 한다. 그런데 모바일은 한번 나가면 다시 부르기도 힘들다. 모바일 유저들은 빠르게 움직이는데, 회사의 속도는 느리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를 들어 잼 100개 골드 100개가 정가 3만원이면, 누구는 2만 7000원의 가치로 보는 사람도, 2만원에 보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아이템을 주거나 푸시를 보내는 것들이 동떨어져있으니, 회사에서 실제로 해야 할 타이밍이 되면 이미 떠난 후다. 분석과 운영이 자웅동체처럼 한 몸으로 되어있지 않으면 어렵다는 판단으로 파이브락스를 만들었다.”

■ 총알 탄 한국, 6개월 목표를 세우는 일본
파이브락스는 휴면 유저 분석표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 표를 만들어보니 한국과 일본 유저들이 차이가 난다.

“휴면 유저 분포를 보면 게임 안에서 로직이나 메커니즘에 집중하는 게임의 경우, 휴면 유저의 분포가 잘 관리된다. 하지만 신규유저 유입만 신경 쓰는 경우는 유저의 이탈이 잘 일어난다. 이런 게임의 경우 많은 스파크가 생긴다. 우리가 운영을 얼마나 잘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이를 잘 해석할 수 있는 지표를 달라는 요청을 일본에서 많이 한다. 이를 받아서 만든 게 휴면유저 분석표다.”

한국 시장의 사이클은 워낙 빠르다. 초기에 잡지 못하면 쭉 빠지는 경우가 많다. 장기 계획을 세우기 힘들다. 오죽하면 ‘6개월을 계획을 세우면 모바일을 모른다’라고 한다. 그는 “일본의 경우 6개월 계획이 많다. 그 게임의 달달이 MAU 목표치를 잡는다. 이를 채우기 위해서 매일매일 우리가 얼마를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일본에 비해 한국회사가 캠페인을 많이 요청하는 것은 이유는 뭘까? “한국에서는 짧은 시간을 두고 많은 회사가 경쟁한다. 캠페인을 1레벨 시작할 때, 아이템 샀을 때 등 특정한 지점에서 특정한 유저에게 아이템을 공짜로 주거나 몇 개의 상품을 번들로 만들어 팔거나, 크로스 프로모션이 가능하다. 전체 유저에게 하는 것보다 특정한 유저에게 특정한 공고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처음 런칭했을 때 많이 쓰는 게 '오늘만 찬스!' 같은 공지서비스다.”

그러나 일본이나 유럽게임의 경우 캠페인이 있어도 하나 정도다. 한 지점에서 띄울 수 있는 것들이 특정 유저에게는 하나고, 여러 개를 보여주려면 공식적으로 지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해외에서는 이런 요청이 없었다. 한국 회사는 한 지점에서 10개까지 띄우게 해달라는 것도 있었다. 소화불량이 될 만큼 많은데, 게임회사는 절박한 것 같다.

그는 “바로 시작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경우 성취감을 얻었을 때, 어려운 스테이지를 클리어했을 때, 유저가 기쁠만한 순간에 리뷰요청을 하면 할 경우가 높다”고 설명했다.

■ “게임은 오락이다. 그래서 파이브락스다”
파이브락스는 게임에 특화하려고 지은 이름이다. 그는 “게임은 오락이다. 그래서 파이브락스라고 지었다”며 “게임 회사가 이런 데이터 서비스를 좋게 평가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시작할 때부터 글로벌을 생각해서 파이브락스라고 정했다”고 웃었다.

파이브락스를 창업할 때 그는 일본 온라인 게임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온라인게임을 분석을 깊게 했다. 창업 멤버이자 카이스트 2년 선배(경영공학과 학사) 노정석 CSO(38)는 당시 테터앤컴퍼니가 구글에 인수되어 구글에 있었다.

이전 두 사람의 인연도 각별하다. SK텔레콤 커뮤니케이션 인텔리전스-씨아이 본부에서 윤송이 부사장(현 엔씨소프트 부사장) 팀에서 병역특례로 4년을 근무할 때 경력으로 입사한 노정석 CSO도 함께 근무했다. 그는 “선후배(이 대표는 카이스트 전산과 석사)로 그때 재밌는 걸 많이 했다. 최초로 로봇청소기를 성공시킨 아이로봇, 홈로봇을 뭘 할까. 사람들이 집에서 뭘 원하는지 이런 IT 기술을 같이 하자는 것...카플레이,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당시의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하려고 했다. 휴대폰 대기화면에서 에이전트가 역할을 하는 등”

그는 “2009년 여름 8월 형 결혼 때문에 방한해 잠깐 만났는데,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일본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며 조금 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그러다가 2010년 화상으로 얘기하다가 ‘재밌을 것 같아서 같이 하자’고 했다”.

파이브락스는 원래는 대표가 노정석 CSO였다. 그가 합류하면서 CSO와 CEO를 바꾸었다. 2011년 5월에는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20억 투자 유치를 성공했다.

“당시 관심을 갖던 것은 스마트폰이 많이 보급되고, 바뀌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며 접촉할 수 있지만 정보 접근성(마케팅-커뮤니티 등)이 좋지 않다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그런데 예약왕 ‘포잉’을 개발한 후 빠르게 변하는 모바일 앱 유저들을 분석하고 대응하기 위해서 사내 자체 분석 운영툴을 만들었던 것이 ‘파이브락스’다. 이 파이브락스를 본 모바일게임 회사 대표님들이 좋은 평가를 해 주어서 회사를 B2C에서 B2B로 바꾸었다.”

■ 일본 게임사 경험 자연스럽게 글로벌 징검다리
이 대표의 일본 게임사 경험이 자연스럽게 글로벌로 이어졌다. 영어, 일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그는 “영어권과 중화권(중국과 화교)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작은 시장이다. 하지만 특이한 시장으로 따지자면 세 곳이 있는데 중국, 일본, 한국이다. 외국인에게 어려운 시장이다. 한국과 일본도 엄청 다르고, 중국은 아예 다른 곳이다. 나쁘게 표현하면 갈라파고스고, 좋게 표현하면 유니크하다”라고 진단했다.

파이브락스가 창업 이후 고속성장한 배경은 탁월한 기술력 외에 애드웨이즈 투자가 한몫을 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참여한 한 컨퍼런스 VIP 대기실에서 일본의 유명 벤처투자자(VC)와 정말 우연히 만났다. 맞은 편에 편안한 동네 아저씨 같은 분이 있어서 명함을 교환했다. 그런데 ‘글로벌브레인’의 야스히코 유리모토 대표였다.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해 5분만 시간을 달라고 사정해 파이브락스 서비스를 소개했다”고 회상했다.

글로벌브레인은 일본의 유명 벤처캐피털로 일본 내 여러 대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인연을 시작으로 파이브락스는 글로벌브레인으로부터 25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함과 동시에, 일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파이브락스의 서비스를 높게 평가한 글로벌브레인 측에서 가능성이 있는 파트너사들을 소개했고, ‘포케라보’, ‘구미게임즈’ 등 유명 게임사를 비롯해 모바일광고 전문회사 ‘애드웨이즈’, 클라우드 플랫폼인 ‘니프티’와 제휴 등과 제휴를 통해 일본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그때 파이브락스가 얼마나 잘할지 확인하고 싶어서 소개해준 곳이 에드웨이즈다. “어떤 협력이 가능하고 어떤 점이 좋을지, 처음에는 ‘좋다. 긍정적 검토하겠다’고 기대했다. 그런데 사업 담당자가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다’라며 ‘혹시 투자 때문에 온 거냐며 우리도 투자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애드웨이즈의 구애는 올해 1월 자본제휴 체결할 때 비즈니스하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투자 담당자는 인사만 할 정도로 신뢰감을 표시했다. 신규 유저를 유입하는 광고를 하는 애드웨이즈는 효과를 측정하는 툴도 가지고 있다. 이 툴이 파이브락스와 궁합이 맞다고 판단한 것. 그는 “에드웨이즈는 11개 나라에 지사를 가지고, 아시아권에서 강하다. 각 지점들에서 협업하느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에드웨이즈는 1600명, 우리는 다 하면 21명 되는 회사다”고 말했다.

■ 미국과 싱가포르 지사 설립 계획...3000개 앱 게임을 글로벌 운영
그는 “게임을 항상 한다. 하루도 빼놓지 않는다. 한 번에 확 쓰고 찔끔찔끔하는 중이다. ‘퍼즐 앤 드래곤’을 아직도 하고 있고, ‘브레이브 프론티어’도 정말 레벨설계가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어떤 때는 유저로 즐기면서 하고, 분석을 하면서 한다. 한국 게임도 랭킹에 있는 것은 다 해본다”.

신작 게임들에 대한 평가도 주저하지 않았다. “최근에는 ‘블레이드’ ‘불멸의 전사’ ‘영웅의 군단’을 했는데 게임사에 획을 긋을 만한 게임들인 것 같다. 그 중 ‘영웅의 군단’을 보면 모바일에서 MMORPG의 퀄리티를 만들었구나! 라며 잘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확실하게 진화했다. 거의 PSP 레벨이다. 중국에서도 쿤룬에서 나오는 걸 보면 정말 퀄리티가 높게 나타난다. 잠깐 할 때는 확실히 ‘퍼즐버블’ 등 캐주얼이 좋다.”

인터뷰 중 가장 흥미를 끈 것은 “2002년 넥슨 김정주 대표님이 같이 일해보자고 할 때가 있었다”는 점. 물론 합류는 못했지만 제이투엠미디어라고 ‘레이시티’로 EA에 매각을 한 후배 방경민 대표가 있어 게임회사에 대해 자주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SK텔레콤에 있었다.

병영특례를 마치고 ‘뭘 할까’ 고민하다 게임을 조금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나 일본 회사를 지원하려다 이왕 가깝고 친숙한 곳인 일본을 택했다. ‘게임온’에 입사해 1년 반을 근무하면서 창업을 준비 중 노정석 CTO의 러브콜을 받은 것.

그는 파이브락스에 대해 “게임은 기본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재미를 유저에게 전달하기 위해 운영을 잘 할 필요가 있다. 두 가지의 밸런스가 있어야 하는데 잘 만드는 사람의 직관과 유저의 움직임에 대한 데이타다. 둘 중 하나만으로 만들 수 없고 두 개의 밸런스를 맞춰야 스테디셀러가 나올 수 있다. 이것도 계속 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성숙되지 않았다. 관찰하는 자세로 배워야 하겠다. 모든 게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에게 올해 계획과 목표를 물었다. “3000개 앱게임을 글로벌로 서비스하는 것으로 상향 조정해야 할 것 같다. 미국과 싱가포르에 글로벌지사를 설립 계획으로 노력 중이다. 현지에서 좋은 사람을 찾고 있다. 한국에서 뽑아서 보내려고도 한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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