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소프트 대표, 열혈강호온라인에 이어 6년만에 신작

박지훈 대표 “두 가지 게임, WE에서 동시에 맛보세요”

꾸러기소프트 대표, 열혈강호온라인에 이어 6년만에 신작  

벌써 3년 6개월이 훌쩍 지났다. ‘위(WE)온라인’이 길고 오랜 개발 터널을 통과해 드디어 세상 앞에서 기지개를 켠다. 오는 25~27일 사흘간 사전 공개테스트(Pre-OBT) 일정이 잡혔다. 이 테스트 성과가 좋으면 11월 중 본격적인 공개서비스다.  

▲ 박지훈 꾸러기소프트 대표
‘위 온라인’(이하 위)은 ‘열혈강호 온라인’으로 대박 성공신화를 쓴 꾸러기소프트의 박지훈(41) 대표의 야심작이다. 박 대표는 드로이얀 시리즈와 열혈강호 패키지 등 패키지 시절부터 열혈강호 온라인까지, 그동안 7종의 게임을 성공시킨 한국 게임계를 대표하는 1세대 스타 개발자다.

신작 MMORPG 위의 특징을 “한 게임 안에 동양과 서양 두 게임이 들어 있다. 여느 게임과는 달리 직업도 없고 캐릭터 레벨도 없다. 있는 건 무기숙련도 레벨뿐”이라고 강조하는 박 대표를 서울 방배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캐릭터 시스템 없고, 무기숙련도 성장 있고”

그가 열혈강호온라인 이후 6년만에 내놓은 위온라인(구름인터랙티브 퍼블리싱)은 동양제국과 서양연합간의 전쟁을 담은 RPG다. MMORPG의 필드 플레이와 MO의 던전플레이를 함께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 위온라인 동양인 여자 캐릭터
.그는 “위는 동서양 콘텐츠를 모두 개발해야 했다. 그래서 두 개의 게임을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콘텐츠도 여느 게임의 2배나 될 정도로 엄청나게 많았다”며 “요즘 유저들의 요구는 까다롭다. 돌이켜보니 1차 클베 버전의 퀄리티가 열혈강호(이하 열강) 때의 오픈 수준에 버금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위의 핵심적인 특징이자 재미 요소는 뭘까. 바로 캐릭터 시스템이 없다는 것. 오직 무기의 숙련도에 따라 캐릭터가 성장하는 방식이 있을 뿐이다. 한 유저가 여러 캐릭터를 키우는 형태의 플레이 방식도 찾아볼 수 없다. “남녀노소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한 캐릭터가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유저는 최종적으로 모든 무기를 마스터하는 것이 목표다.

재밌는 것은 여성 유저수. 무려 25%에 이른다. 빅히트작 열강 때 35%였으니 나름 기대치도 높다. 유저 연령대도 10~30대로 다양하지만 20~30대가 75%대인 점도 긍정적 요소다.  

▲ 위온라인 서양인 남자 캐릭터
  그는 “유저가 캐릭터를 키우는데 쓰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캐릭터를 키워가는 MMORPG성 추구를 위해 무기 숙련도를 높이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가령 저렙의 무기를 가진 유저가 대결 순간 빠르게 고렙의 무기를 바꿔치기하면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다. 게임시 컨트롤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위는 1차 CBT를 포함하여 5번의 테스트를 거쳤다. 그는 “프리 오픈 기간엔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기세를 몰아 곧바로 OBT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OBT에는 현재 6가지 무기 외에 총과 단검이 추가되며, 50레벨 이후 콘텐츠가 업데이트된다.

프리 오픈을 앞두고 새로 추가된 것도 많다. ‘깃발 뺏기’, ‘100 대 100’ 등 다양한 형태의 ‘인스턴트 던전’과 50레벨 콘텐츠까지 준비되었다.

  특별히 눈여겨볼 것은 커뮤니티 기능의 강화다. 게임 내부에서 사용하는 메신저는 MSN, 네이트온 등 일반 메신저의 파일 전송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는 “요즘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스마트폰’ 유저들을 위해 스마트폰과 연동한 OTP와 ‘길드 관리 서비스’ 등 기능을 넣었다”며 “길드 마스터는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길드를 관리할 수 있고, 길드 창고 확인 등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스마트폰으로 장사나 경매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계획을 전했다.

“열강 중국성공 후 꼭 유럽가고 싶어 구상”

그가 위를 구상한 것은 2005년 KRG차이나를 설립하고, 중국에 머물며 열강을 서비스할 때다.

“열강온라인이 중국에서 동접자수 50만명(당시 100만명은 정도온라인 한 개뿐)을 찍는 등 아시아권에서 성공하는 걸 직접 눈으로 보면서 이제 내가 만든 게임으로 유럽에 꼭 진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그는 “유럽시장에서는 동양문화만으로 승부를 보긴 어렵다. 유럽의 판타지와 고전을 살린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게임이 만들어지면서 동서양의 문화를 가진 대륙이 전투를 벌이는 스토리 라인을 구성으로 한 것도 나름 깊은 속내가 스며 있다. 양 대륙의 결전이라는 대립구조지만 동서양 게이머들을 만족시키겠다는 사업적 포석이 담긴 셈이다.

 그는 프리오픈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열강 때에는 원작 팬들 때문에 게임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이번에는 열강의 성공 때문에 부담감이 느껴진다”며 “‘리니지’ 시리즈와 ‘아이온’, ‘월드 오브워크래프트’ 등 빅4의 뒤를 이어 RPG 장르에서 5~6위권 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에 1000만 달러, 대만에 400만 달러에 수출된 위는 게임 외적인 요소에도 신경을 썼다. 한류스타인 장동건이나 카라와 같은 아이돌 가수들이 게임 OST에 참여한 건 다 동남아 공략을 위해서다.

그는 “게임을 기반으로 한 원소스멀티유즈를 기획 중이다. 앞으로 여성 아이돌 가수의 추가 음원을 공개하고 10곡 정도가 수록된 ‘위온라인’ OST를 낸 뒤 내년 말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는 10권짜리 방수윤 작가의 소설, 3~4권짜리 만화, 피규어 등 캐릭터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멋있는 게임보다 재밌는 게임”

 MTM(연기스쿨) 2기로 연극과 뮤지컬 문을 두드리던 그는 한때 영화감독이 꿈이었다. 1994년 보다 못한 아버지가 PC 한 대를 사주며 “앞으로 이 길을 파보라”고 하면서 운명이 달라졌다. 스물다섯 때였다. 그는 “몇백만원짜리 게임기를 얻었다”고 좋아했다.

그는 ‘절친’ 이원술 손노리 대표가 만든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보고 “이런 인간도 게임 만드는데” 자극 받아 게임감독이 되었다. 이후 LG소프트스쿨을 졸업했고, 나우누리와 하이텔에 올린 공개게임 ‘드로이얀’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5명의 꾸러기팀은 KRG소프트(97)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당시 개발한 드로이안1,2, 넥스트 등은 13개국에 수출하며 선급금을 받을 정도였다. 손노리와 함께 KRG 팬클럽이 생기기도 했다.

열혈강호와 관견된 에피소드 하나. “양재현 작가와 소주 한 잔 기울이며 몇 천만원에 판권을 얻었다.” 그런데 패키지로 만든 열혈강호가 5만장 타이틀이 나갔는데 150만 불법 다운로드가 됐다. 이에 격분해 “다시 패키지 안 만든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이 포털에 떠돌아다녔고, 유저들도 많은 반성을 한 계기가 되었다.

이후 드림캐스트, 소니 등 일본 콘솔을 한국에 첫 소개하며 1년에 40번 일본을 왕복했다. 하지만 열강온라인을 준비할 때는 부채만도 25억원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이때 경영권 다툼이 일었고, 97명의 직원이 7명이 되었다. 다행히 드로이얀 온라인 매출이 월 2억씩돼 1년에 빚 다 갚았다. 그는 이때 삭발한 채 6개월간 군용 야전침대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이렇게 열강온라인을 기획해 2년 동안 개발, 2004년 11월 오픈했다. 2005년에는 게임대상을 수상했다. 

▲ 위 온라인 포스터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현재 게임업계의 개발비가 더블이 됐다. 헝그리 정신도 사라졌다. 개발자들에게 애사심은 필요 없다. 애작심(愛作心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과 공동으로 김용 소설을 원작으로 한 9번째 무협게임을 개발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 이어 개발자로서의 종착역도 염두에 두고 있다. “마흔 다섯 살 전에 아주 특별한 ‘박지훈표 삼국지’ 게임을 10번째 작품으로 피날레로 장식하고 은퇴하고 싶다.” 이미 머릿속에 다 들어 있다.

그의 개발 좌우명은 “멋있는 게임보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다. 남녀노소 누구나 ‘온라인 테마파크’(게임)에서 “한번 들어오면 오늘 재밌게 놀았다라고 말했으면” 하는 것이다.

플레이포럼 박명기 기자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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