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비티에 인수 바른손 인터랙티브 상용화 소감

이승구 대표 "인수되고 상용화, 드래고니카 높이 난다"

그라비티에 인수 바른손 인터랙티브 상용화 소감

“주인 바뀌었다고 달라진 건 없어요. 그보다 드래고니카 홍보 좀 세게 해주세요.” 

지난 13일 상용화를 시작한 ‘드래고니카’의 개발사는 바른손인터랙티브. 이 회사가 최근 게임이 아닌 다른 이슈로 입길을 탔다. 지난달 29일 그라비티(www.gravity.co.kr)가 경영권을 인수했다고 공시했기 때문. 그라비티는 바른손인터랙티브의 지분 50.8%를 약 117억원에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그로부터 20일. 바른손인터랙티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좀처럼 언론에 얼굴을 비치지 않는 이승구(37) 바른손인터랙티브 대표를 서울 삼성동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승구 바른손 인터랙티브 대표
“개별적 스튜디오로 가는 게 좋다” 

바른손인터랙티브는 2004년 설립됐다. 이후 ‘드래곤라자’ ‘드래고니카’ 등 온라인게임 개발 및 서비스로 주목받아왔다. 특히 캐주얼 액션RPG ‘드래고니카’(한국 엔씨소프트 퍼블리싱)는 북미, 유럽, 중국, 대만 등 전 세계 11개 지역에서 1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한국은 지난 13일 ‘스토리숍’ 오픈과 함께 상용화에 들어갔다.  

이승구 대표는 인수 건에 관한 말을 아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터뷰를 한사코 피해온 터라 피하고 싶고 말도 잘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사안이 사안인지라 피해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는 “바른손 자회사도 해봤다. 그라비티가 인수한다고 해 지분 관계는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다음 게임 준비를 할 때 좀 더 안정적인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라비티의 경우 아마 콘텐츠와 매출이 필요했을 것이다. 저희 회사는 다음 게임을 준비할 때 나스닥 상장사인 그라비티의 글로벌 퍼블리싱 능력이 기반이 돼 한국과 일본, 북미에 신경을 안써도 되는 이점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라비티의 바른손인터랙티브 인수 배경을 놓고 게임업계에서는 ‘라그나로크2’의 일정이 늦어진 것을 한 요인으로 꼽았는데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이름이나 회사 위치(본사인 그라비티가 상암동에 있으니) 정도가 바뀌겠지만 개발사로서의 일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른손 인터랙티브가 해외 매출이 나는 상황에서 개별적 스튜디오로 가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라비티 내부에서 개발팀으로 운영돼 경쟁관계를 만들면 서로에게 자극이 되어 주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말이다.  

해외 먼저 오픈 드래고니카, 콘텐츠 많다”  

이 대표는 사실 경영권 인수 소식보다 한국에서 상용화를 시작한 ‘드래고니카에 더 신경을 쏟고 있다.  

중국을 첫 발로 해외에서 상용화한지 1년 반. 대만의 경우 초창기에 반응이 뜨거웠다. 2달만에 100만명 회원 돌파로 지금도 깨지지 않은 최단기 회원가입 기록이다.  

그렇게 해외에서 게임의 안정성은 먼저 검증받았다. 한국에서도 클베 이후 서버다운은 없었다. 콘텐츠도 준비를 착착해놨다. 업데이트하면서 1%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 회원유입이 크게 늘어나길 바라는 게 그의 마지막 바람이었다.  

곁에 있는 김영주 총괄 PM의 거들기. “재미가 다양하고 액션이 시원한 변화하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귀엽다 였는데 유저 성향이 계속 바뀌어 전투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진입장벽을 없애기 위해 플레이방법, 게임 시스템 알기 등과 20~30레벨 아이템-퀘스트를 강화한다. 특히 "하루-매주 단위별 PVP를 보강해 리그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었다. 

이 대표는 “생산, 직업 등을 단순히 추가하는 것이 아닌 친구맺기-친구 집에 가서 행동하거나 도움을 주는 등(친구가 없는 동안 대신 생산을 도와줄 수도 있다) 여러 가지 SNS(소셜네트워크 시스템)을 보강하는데 진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P 갖는 튼튼한 회사 만들고 싶다” 

그는 ‘성검전설3’(1994) ‘악마성 드라큘라’(97) 등 패키지 게임과 첫 인연을 맺었다. 2000년 그가 ‘야화’를 개발했던 게임사 FEW와 하이콤이 합병, E소프넷이 됐고 그는 개발실장을 맡아 개발을 총괄했다.  

그는 경영학과 출신이면서도 기획이 강점인 개발통이다. 그가 기획하고 개발한 패키지는 ‘장군’ ‘포인세티아’ 등 15개 정도다. 그는 2004년 E소프넷이 문을 닫게 되자 온라인게임 ‘드래곤라자’(2000)를 들고 나와 12명이 아레아를 창업했다.  

아레아는 다음으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바른손의 투자를 받아 바른손인터랙티브가 되었다가 그라비티가 바른손의 지분을 인수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캐주얼 게임 ‘SOS온라인’(2005), ‘드래고니카’(2009)를 개발했다.  

현 시점에서 아쉬운 점은 드래고니카의 경우 해외에서는 상용화로 매출이 발생 중인데 한국에선 오픈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진 것. 또 퍼블리싱사 일정 탓이지만 홍보 등 우선 순위에서도 타 게임에 비해 밀리는 것도 걸리는 대목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건너편 한전 골목 주변에는 적잖은 게임사가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다. 넥슨에 팔려 화제가 되었던 ‘던전앤파이터’의 네오플이 그렇고, ‘아바’의 개발사 레드덕, 온스온소프트 등이 있다. 뜨거운 전류가 흐르는 한전의 땅기운 탓인지 소리소문없이 개발 중이었다가 어느날 좋은 뉴스를 만들어내는 그런 특이한 길지(吉地) 같다.  

직원 70명, IP를 갖는 게 꿈인 그는 “회사가 튼튼해지면 직원, 개인이 튼튼해지는 것 아니냐”며 웃었다. 사장실 사무실 벽에는 ‘마음에 빚이 없게 살자. 사람의 마음을 사자’ ‘겸손 경청 절제’라는 글이 적힌 액자 두 개가 걸려 있었다. 박명기 기자 플레이포럼 2010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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