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들의 전설적 만화 ‘브레이크 에이지’ 한국팬이 복간 성공시켜

1994년에 게임 매거진에서 한 만화가 연재되었다. 연재 당시에는 별다른 호응이 없어서 곧 잡지 지면에서는 내려가고 단행본으로 나온 만화는 나중에 게임 개발자들에겐 전설이 되었다.

그 만화의 이름은 ‘브레이크 에이지’이다.

일본에선 1992년부터 연재된 이 만화는 소재가 게임이라는 점에서 당시에는 굉장히 새로운 만화였다. 지금은 게임을 무대로 한 판타지 소설 같은 것이 굉장히 흔하지만 94년에 게임을 소재로 한 만화, 그것도 게이머와 게임 회사를 소재로 한 만화는 정말 흔하지 않았다.

워낙 아는 사람만 아는 만화였지만, “이 만화를 읽고 게임 개발자가 되었어요!”라는 분이 심심찮게 있어서 게임개발자들 중에서는 인생의 만화로 꼽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나왔던 체감형 로봇 게임인 배틀테크의 영향을 받았던 작품의 세계관은 ‘데인저 플래닛’ 이라는 대전형 로봇 게임을 무대로 각자 자신만의 로봇을 개조해서 타고 싸울 수 있는 게이머라면 한번쯤 꿈꿀 만한 게임이었다.

초반에는 게임을 좋아하는 주인공들이 게임에서 만나 관계를 맺어나가는 이야기였지만 개발사가 등장하고, 회사들 간의 이야기가 들어가면서 단순히 게임 플레이로 끝나는 만화는 아니게 되었다.

게임의 무대는 2007년이었고 지금으로 치자면 5년 전이지만 당시에는 15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셈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넷이 연결되어있지 않고, 영국과 일본에서 파일을 국제전화로 전달받는 등의 시대와 맞지 않는 모습도 있었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가 개발자로 성장하는 모습의 묘사는 많은 게이머의 가슴에 불을 질렀던 것 같다.

만화에 대한 내용을 더 할 설명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게 아쉬운데, 이번에 1권이 복간되어 한국에 정식으로 출간되었다. 지금까지 라이선스 문제등이 복잡하여 복간이 힘든 상황이었던 것이 한국의 팬들이 직접 한국 복간을 성공시켰다.

1권이 정식으로 출간되었는데, 애장판 형식이라 실제로 당시 나온 책의 1, 2권 분량에 이번 한국 한정판만을 위한 작가가 직접 그린 에피소드 만화가 추가되었다.

주인공의 모델은 사실 작가인 바토우 찌메이님의 아들인데, 책의 마지막에는 ‘For our future children’이란 문구가 들어있었다. 시리즈의 마지막엔 "어느 시대나 아이들이 매일매일 즐겁게 지내기를"이라고 문구가 있는데, 완결이 1999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 메시지에 지금의 게임도 답을 해야하는 것이 아닐까.

한경닷컴 게임톡 오영욱 객원 기자  |  krucef@gmail.com

■오영욱은?

재믹스와 IBM-PC로 게임인생을 시작해서 지금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된 게임개발자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01학번인 오영욱씨는 2006년 네오플에서 '던전 앤 파이터' 개발에 참여한 후 플래시게임에 매력을 느껴 웹게임 '아포칼립스'(플로우게임즈)를 개발하고, 소셜게임 '아크로폴리스'(플로우게임즈), 모바일 소셜게임 '포니타운'(바닐라브리즈)에서 개발에 참여했다.

8년간 게임개발 외에 게임 기회서 '소셜 게임 디자인의 법칙'(비제이퍼블릭)을 공역했고, '한국 게임의 역사'(북코리아) 공저로 집필에 참여했다. '이후'라는 필명으로 Gamemook.com 에서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