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유저 30대부터 50대 이상, 자동 커뮤니티 생성-게임사의 높은 자유도 강점

2014년 5월 12일. 드디어 캠프모바일의 폐쇄형 SNS ‘밴드’가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1차에는 총 10종의 게임이 출시되었다. ‘아크스피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드래곤프렌즈’ 같은 SNG나 ‘명랑운동회’, ‘퍼즐푸’ 같은 캐주얼 게임이다.

서비스 시작 전부터 게임업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밴드 게임은 무심사 원칙은 물론, 초기 이용자 모객을 위한 마케팅도 지원한다. 플랫폼 수수료도 기존의 30%에서 20%로 확 낮추며 전체 수익의 14%(구글스토어 기준, *구글 30%+14%(0.7x0.2)=44%, 네이버 앱스토어 20%+16%=36%)를 가져간다.

여기에 중소 게임 개발사의 육성 지원을 위해 밴드에서 1년 경과된 게임에 대해서 플랫폼 수익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의 수익을 게임인 재단에 기부하는 좋은 일도 한다. 왠지 이름도 with BAND로 ‘for(위하여)’가 아닌 ‘with(함께)’를 사용해 “우리 함께 성공하자”라는 은근한 응원을 더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밴드 게임에 대해 적극적인 환영의사를 표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곳도 많았다.

#1. 언제쯤 뛰어들어야 할까?

지난 5월 8일, 감성 SNG 명가 피버스튜디오의 김대진 대표를 만났다. ‘에브리타운’ 업데이트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이었지만, 밴드의 게임 서비스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밴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 환한 미소와 함께 “게임사라서 행복해요”라는 말을 들을 줄 알았던 기자였지만, 김 대표는 덤덤했다. 그는 “개발사 입장에서 새로운 매출의 가능성이 열린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관리와 개발 리소스에 대한 부담은 2배가 되는 것. 여기에 밴드라는 플랫폼 자체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아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사촌오빠는 항상 입버릇처럼 ‘인생은 타이밍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한시라도 빨리 뛰어들어야하는 마켓이었다면, 밴드는 아직까지 성과를 지켜보며 찬찬히 준비해서 발을 담가야 하는 곳이라는 것.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열대우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2.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기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밴드를 사용하지 않았다. 삼촌과 엄마가 매일같이 가족 밴드에 초대했지만, 일단 다운로드 받는 게 너무 귀찮았다. 어떤 서비스인지 잘 몰라서 ‘카카오톡 채팅방이 있는데 왜 이게 필요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회사에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카카오톡과의 차별성을 알게 되어, 카카오톡 채팅방의 친구들을 초대했다. 3개의 방에 열 명 넘게 초대했지만 가입한 사람은 두 명 뿐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기자와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앱랭커에 따르면 밴드의 설치율은 48.04%이다. 연령별 비율(2014년 5월, 월간 기준)은 40대가 33.1%, 50대 이상이 22.38%, 30대가 22.29%, 20대가 13.05%, 10대가 9.19%이다. 성별 비율은 남성이 54.92%, 여성이 45.08%로 거의 비슷하게 나타난다. 즉, 밴드는 30대부터 50대 이상의 연령층이 가장 많이 쓰는 플랫폼이라는 것.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1989년생인 기자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친한 친구들과의 연락처는 지금까지도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었다. 부모님 세대 때까지만 해도 휴대전화가 보편화되어있지 않은 시절이라 동창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밴드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 세대로만 와도 필요성이 줄어든다.

아무래도 게임을 즐기는 연령층은 생업과 굳은 손 등의 이유로 10~20대가 30대 이상보다 많다. 아프리카 TV의 경우 게임방송이 약 50~60% 정도이고, 모바일 ‘아프리카TV’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연령별 비율은 10대가 35.68%, 20대가 18.4%를 차지할 정도로 높게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32개의 게임이 올라와있지만, 카카오톡 대박에 견줄 수 있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많지 않다.

카카오톡의 경우 앱랭커 기준으로 설치율 98.95%라는 경이로울 정도로 높은 수치와, 연령별 비율 30대 21.87%, 40대 이상 20.83%, 20대 20.29%, 50대 이상 18.89%, 10대 18.13%라는 고른 분포를 보이며 게임의 장벽을 어느 정도 허물 수 있었다. 하지만 30대 이상의 연령대가 주로 분포된 밴드에서 어느 정도의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다.

#3. 게임을 만드는 것의 매력은, 그 시작이 늘 '도전'이라는 것.

물론 카카오톡에 게임하기 서비스가 처음 나왔을 때 ‘SNS에서 게임이 되겠어?’ 등의 생각으로 반응은 미지근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이를 무시하고(?)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었다. 당시 출시 전부터 대작으로 주목받던 게임들을 뒤로한 채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아이러브커피’ 등의 캐주얼 게임이 폭발적인 사랑을 받은 것. 심지어 당시 게임을 즐기던 장년층이 아직까지도 충성 유저로 남아있다.

밴드 게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제 2의 도약을 노려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포화상태로 피로감이 느껴지는 카카오 플랫폼에서 나와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고, 무심사 등으로 게임사에게 주어지는 높은 자유도와 오픈마켓을 기회로 도전 할 수 있다. 또한 비교적 낮은 수수료와 신뢰도가 바탕이 된 밴드 내 친구의 게임 추천 포스팅 시스템, 게임을 다운로드 받음과 동시에 자동으로 생성되는 커뮤니티 등은 밴드 게임의 강점이자 다른 플랫폼은 가지고 있지 못한 차별성이다.

한 지인은 ‘게임을 만든다는 것의 가장 큰 매력은, 그 시작이 늘 도전이라는 것’이라 말했다. 도전의 시작에 놓인 밴드 게임은 과연 깜짝 놀랄 매력으로 게임판을 흔들어놓을지 궁금해진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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