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최고의 신랑-신부 찾기, 하이레딘-시라누이 마이-스랄

벚꽃의 꽃말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중간고사’다. 잔인한 4월의 벚꽃은 중간고사 기간에만 흐드러지게 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장인들에게는 또 다른 꽃말이 있다. 바로 ‘축의금’이다. 유난히 봄에는 결혼식이 몰려 있어, 심한 경우 매주 주말 점심을 결혼식장 뷔페에서 해결하기도 한다.

바야흐로 결혼의 달을 맞이하여, 얼마 전 결혼 정보 회사 ‘듀오’에서는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어벤져스2’ 촬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연애하고 싶은 슈퍼 히어로, 결혼하고 싶은 슈퍼 히어로, 절대 연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함을 가진 슈퍼 히어로’ 등의 질문을 미혼여성 228명에게 물어본 것.

연애하고 싶은 영웅은 재력과 두뇌를 갖춘 CEO인 아이언맨이 뽑혔다. 결혼하고 싶은 영웅 1위는 카리스마와 재산을 겸비한 배트맨, 연인으로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영웅은 아이러니하게도 연애하고 싶은 남자 1위를 차지한 아이언맨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독한 바람기 때문이었다.

이번주 레알겜톡에서도 결혼의 달을 맞이하여, 게이머들에게 결혼하고 싶은 게임 속 캐릭터, 연애하고 싶은 캐릭터, 결혼하기 싫은 캐릭터 세 가지를 물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덕밍아웃(자신이 오덕후임이 알려지는 것)을 걱정하고, 취향을 존중해 달라며 실명 공개를 완강히 거부했다.

■ “33년 동안 공주를 찾은 근성의 마리오가 최고의 신랑감”

어릴 때부터 ‘슈퍼마리오는 패미콤으로 해야 제 맛’이라는 진리를 깨달은 한 미모의 게이머는 가장 결혼하고 싶은 게임 속 캐릭터로 2억 6000만개 팔려 최고 캐릭터로 알려진 미키마우스를 뛰어넘는 슈퍼마리오의 이탈리아 배관공 ‘마리오’를 뽑았다.

그녀는 “그는 멜빵바지에 짧은 다리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요즘엔 다리 길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공주를 찾기 위해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대범함도 멋지다. 81년부터 지금까지 33년 동안 찾아다니고 있다. 여기에 배관공이라는 분명한 기술직 종사자이며, 쿠퍼의 성을 그만큼 털었으니 모아둔 보물도 많을 것 같다”라며 확실한 이유를 밝혔다.

반면 결혼하기 싫은 게임 속 캐릭터로는 좀비와 사투를 벌이며 사택에서 탈출하는 게임인 바이오하자드의 ‘크리스’를 꼽았다. 이유로는 “이 사람이랑 있으면 죽든지, 좀비가 되든지 둘 중 하나다. 게다가 시리즈 뒤로 갈수록 주정뱅이가 되어간다. 여기에 정점은 여동생이 너무 드세다는 것. 시누이감으로 별로다”라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길 거부한 또 다른 여성 게이머는 가장 결혼하고 싶은 게임 속 캐릭터로 스퀘어 에닉스의 ‘발키리 프로파일’ 시리즈 중 ‘실메리아’의 ‘루퍼스’를 꼽았다. 이유로는 “잘 생겼고, 목소리도 좋다. 무엇보다 신이니까 죽어서도 호강할 것 같다”라며 말했다.

반면 결혼하기 싫은 캐릭터로는 코나미 ‘메탈기어’ 시리즈의 ‘솔리드 스네이크’라고 전했다. “미중년에 목소리도 끝내주고, 몸도 좋고, 일도 잘하는 최고의 남자다. 하지만 얼굴을 볼 수 있는 날이 거의 없을 것 같다. 어디서 뭐하는지 연락이 없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게임업계의 손예진이라 불리는 한 여성 게이머의 경우 결혼하고 싶은 캐릭터는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잘 생기고, 다정하고, 능력있는 남자가 이상형이다. 하지만 대부분 게임 속 캐릭터는 잘 생기고 능력이 있으면 싸가지(?)가 없다. 이를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도 집이 곧 콩가루가 되기도 한다. 아니면 이미 임자가 있거나 슬픈 과거나 스토커다. 게임신은 불공평하다”며 불만을 전했다.

이어 연애하고 싶은 게임 속 캐릭터로는 코에이사의 ‘대항해시대4’ PK ‘발바로싸 하이레딘’이라 전했다. “‘차가운 바다 남자. 하지만 나에게는 따뜻하겠지‘라는 로망을 가장 잘 실현한 남자다. 몸도 좋고, 잘생기고, 파워 함대를 거느리고, 싸움도 잘하지만, 알고 보면 불쌍해서 모성애를 자극한다. 친해지면 이것저것 챙겨주지만 쉬운 남자가 아니라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 “섹시함과 청순함이 공존하는 티파는 스퀘어의 역작”

여성 게이머들의 경우 결혼하고 싶은 게임 속 캐릭터를 뽑을 때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기준이 있었다. 게임아츠가 제작한 ‘루나 더 실버스타 스토리’ 속 ‘아레스’처럼 ‘드래곤마스터’와 같은 환상적인 직업이나 능력을 보는 경우도 있고, 33년간 한결 같이 우직한 성격을 고려하기도 했다.

몰론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 시리즈 속 '흑태자'처럼 완전무결한 미남이자 왕자님 버프를 받은 뛰어난 외모를 보기도 했다.  하지만 남성 게이머의 경우, 단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외모로 수렴했다.

여자 사람 기자: “결혼하고 싶거나 연애하고 싶은 게임 속 캐릭터가 누구야?”
남자 사람 게이머: “음.. ‘리그 오브 레전드’(라이엇게임즈)의 애쉬나 케이틀린?
여자 사람 기자: “왜?”
남자 사람 게이머: “예쁘고, 몸매도 좋잖아”
여자 사람 기자: “그게 땡이야? 다른 이유는 없어?”
남자 사람 게이머: “뭐가 더 필요한데?”

위와 같은 괘씸한(?) 대화가 무한 반복되는 가운데, 곧 결혼을 앞둔 새신랑인 한 남성 게이머의 경우, 결혼하고 싶은 여자 캐릭터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의 ‘티파’를 꼽았다.

그는 “발랄하고, 강인하고, 청순한 느낌까지 묻어나는 팔색조 매력을 가졌다. 게다가 S라인의 볼륨감 넘치는 몸매까지 소유한 스퀘어 에닉스가 창조해낸 역작 중 역작이다. 섹시함과 청순함의 공존이라는 점에서 이미 남성 게이머의 마음을 자극하고, 소유욕마저 느끼게 한다”며 속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 '로스트사가'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재탄생한 '시라누이 마이'
연애하고 싶은 캐릭터로는 SMK 플레이모어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에 나오는 ‘아랑전설’의 ‘시라누이 마이’를 꼽았다. “말이 필요 없는 육감적 몸매. 하지만 노출이 너무 심해 연애만 하고 싶다. 남자도 왠지 많을 것 같다. 어렸을 때 마이 때문에 오락실에서 ‘킹 오브 파이터즈’만 했을 정도다. 특히 점프를 많이 한 기억이 난다”며 결혼을 앞둔 남성의 숨길 게 없는 속마음을 전했다.

■ “툼레이더 '라라 크로프트', 집에도 안들어오고 애기도 안 챙길것 같아 실격" 

마지막으로 절대 결혼하기 싫은 게임 캐릭터로는 영화로 제작되어 안졸리나 졸리가 주인공을 맡기도 한 ‘툼레이더’(코어 디자인)의 ‘라라 크로프트’라 말했다. 그는 “외모는 뛰어나지만, 역마살이 낀 것 같다. 집에는 안 들어오고 유적지만 돌아다닌다. 안 들어온다고 뭐라 하면 왠지 쌍권총 들기 일쑤일 것 같다. 아이는 누가 키우라고..”며 다시 한번 결혼을 앞둔 새신랑임이 여실히 드러나는 이유를 말했다.

이밖에도 여자친구와 말싸움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해 한이 맺힌 한 게이머는 “가장 결혼하고 싶은 캐릭터는 ‘리그 오브 레전드’ 속 ‘소나’이다. 캐릭터 특징 상, 말을 못하는데 결혼해서 부부싸움을 하지 않을 것 같아 좋을 것 같다”며 씁쓸하게 이야기했다.

게임 속 캐릭터가 온라인, 모바일, 콘솔까지 방대한 탓에, 일등 신랑감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마리오 아저씨와 같은 의외의(?) 인물도 좋은 남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결혼하고 싶은 게임 속 캐릭터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속 호드 대족장 ‘스랄’이다. 일가족이 몰살당하고 인간 장교 에델라스 블랙무어의 손에서 노예 겸 검투사로 길러진 그는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탈출해 호드 세력을 규합하는데 성공하는 능력자다. 호드뿐만 아니라 적군인 얼라이언스마저 경의를 표하는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크이기도 하다.

물론, 리더의 여자(?)는 피곤한 자리겠지만, 그의 떡 벌어진 어깨와 단단한 근육을 보며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굵은 목소리 역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겉보기에는 남자다운 매력만 가득하지만, ‘춤’으로 귀여운 매력도 볼 수 있다. 기자에겐 스랄 같은 남자가 시급하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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