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덕 캠프장-오쿠보 료스케 PD, 갬블 요소 없는 경주마 육성 게임

갑오년 청마의 해가 밝은 지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힘차게 뛰는 말의 기운을 고스란히 게임에 담아 스포츠 게임에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게임이 있다. 바로 일본의 에이팀(Ateam)이 개발하고, NHN엔터테인먼트가 2월 14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하는 ‘더비임팩트’다.

한국 최초 경주마 시뮬레이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스포츠 게임의 지평을 넓힌 ‘더비임팩트’는 일본의 대표 경주마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2014년 2월 14일 달콤한 발렌타인데이,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NHN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김경덕 캠프장과 마침 일본 에이팀에서 한국을 방문한 오쿠보 료스케 PD를 만나보았다.

자칭 한국의 말게임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경덕 캠프장과 경마를 사랑해 경마게임을 직접 만든 일본 말게임 전문가 오쿠보 료스케 PD. ‘더비임팩트’의 일본에서의 성과부터 게임에 관한 뒷이야기까지 임팩트 있게 들어보았다.

■“한국과 일본 말 게임 전문가가 제대로 만났다”

우선 김경덕 캠프장의 경력은 흥미롭다. 그는 “2005년 윈디소프트에서 ‘겟앰프드’로 게임업계에서 시작해 이후 네오위즈의 ‘스페셜포스’를 거쳐, 엔트리브소프트에서 ‘말과 나의 이야기 앨리샤’를 담당하였다. 그리고 지난해 NHN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해 여러 가지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계속 게임 속 ‘말’을 만나고 있다.

이어 “‘말과 나의 앨리샤’의 개발을 진행하며 말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재미를 붙였다. 그리고 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게임 유저층이 확실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비임팩트’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가져온 지 4개월만에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오쿠보 료스케 PD 역시 말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사내다. 그는 “2003년 컨슈머 게임 메이커인 IREM에 기획 담당으로 입사했다. 이후 2006년 플레이스테이션2용 한국판 ‘범피 트로트’의 프로모션을 위해 대구에서 진행된 게임쇼에 출전했다. 그때 한국에 처음 왔다. 음식이 정말 맛있어서 놀랐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2010년 에이팀에 입사해 본격적으로 모바일 게임 PD를 맡았다. ‘더비임팩트’가 말 관련 게임으로는 처음이다. 일본에서 히트쳤던 ‘더비스타리온’에 중학교 때부터 푹 빠져서 말게임을 만들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경마장을 가본 경험이 있는지 묻자, 김경덕 캠프장은 “경기도 과천과 부산은 가봤지만, 제주도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한국마사회의 도움으로 기수들의 사진을 직접 찍을 수 있었다. 기수들이 출전하는 때가 달라 부산에서 이틀, 과천에서 이틀동안 경마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오쿠보 PD는 “아쉽게도 아직 가보지 못했다. 꼭 가보고 싶다. 일본에서는 경마장을 자주 찾는다. 한국 경마장은 어떨지 많이 궁금하다. 관객들의 열기와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 위로가 되는 것은, 한국에서 출시된 ‘더비임팩트’가 3D 모델로 리얼하게 잘 구현되었다. 게임을 해봤기 때문에 직접 가본 것처럼 느껴진다”고 전했다.

■ “일본서 경마장은 데이트 추천 코스, 150만 다운로드 기록”

한국에서 경마의 이미지는 사실 마니악한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야구나 축구처럼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마장에 놀러갔다’라고 말하면 의아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기자 역시 2년 동안 과천 경마장에서 수납 담당으로 아르바이트를 할 기회가 없었다면, 경마장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실제로 경마장에 가보면 가족 공원처럼 잘 꾸며놓아 꼭 경마를 즐기지 않아도 가족들과 함께 소풍을 갈 수 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시원한 분수가 떨어지고, 가을에는 바삭바삭한 낙엽을 밟을 수 있다. 겨울에는 흰 눈이 아름다워 사계절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안락한 휴식공간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경마에 대한 인식 때문인지 가족들의 비중보다 경마팬이 훨씬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 서울경마공원의 가을
▲ 제주경마공원

일본에서 경마는, 그리고 경마장은 어떤 분위기일까? 오쿠보 PD는 “일본에서 경마는 갬블적 요소도 있기는 하지만, 스포츠로 인식된다. 따라서 경마장은 가족들이 함께, 연인들이 함께 즐기러 오는 공간이다. 특히 야간 경마가 열릴 때는 데이트 코스로 추천되기도 한다. 경마장도 많다. 에이팀 회사가 있는 나고야에만 경마장이 2개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일본에는 ‘더비 경마’라는 큰 행사가 있다. 원래 2013년 5월 26일에 개최하기로 했는데, 5월 23일까지 게임 출시를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다행히 일정을 맞출 수 있었고, 행사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이때는 과거에 인기있었던 선수가 극적인 역전으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경마 붐이 일어났다. ‘더비임팩트’의 성공 요인 중 하나다”며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더비임팩트’는 일본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었을까? 오쿠보 PD는 “2013년 5월에 일본에 안드로이드와 iOS로 처음 출시된 ‘더비임팩트’는 약 15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랭킹과 다운로드 모두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에서 1위를 차지했던 기록이 있다. 최고매출에서도 12위에 랭킹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에 출시한 것은 한국이 처음이고, 다른 나라에 출시 예정은 아직까지 없지만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다른 곳에서도 못할 이유가 없다. 한국 유저의 성향에 맞게 파워업하고 튜닝했다. 그래픽도 훨씬 멋져졌다.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서비스하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더비임팩트’의 한국 출시가 오쿠보 PD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는 “게임 기획자의 입장에서 마켓이 커지는 것은 뿌듯한 일이다. 단순히 매출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열과 성을 다해 만든 게임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국경을 넘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설레는 맘을 전했다.

한국 시장에서 자신이 있는지 묻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한국에는 경마 게임의 선택지가 몇 없다. 실제 경마장과 레이스, 말, 육성 등 본격적으로 리얼하게 출시된 게임으로 유저들이 만족할 것이라 생각한다. 전국의 플레이어가 같이 즐길 수 있는 ‘리얼타임’ 콘텐츠의 경우 일본에서 매주 치열한 경쟁을 보인다. 한국 유저 역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 “더비임팩트는 경마 소재일 뿐 갬블적 요소는 없다”

경마 게임은 생각해보면 제대로 된 게임이 있을 법도 한데, 정말 없었다. 야구나 축구, 골프 게임은 쏟아졌지만, 경마는 아직까지 한국에서 제대로 된 게임을 보지 못했다. 이유는 아무래도 앞서 말한 인식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NHN엔터테인먼트가 경마 게임인 ‘더비임팩트’를 선택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경마’에 대한 갬블적 이미지로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경덕 캠프장은 “단언컨대, ‘더비임팩트’에 갬블적 요소는 전혀 없다”며 단호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실제로 ‘더비임팩트’에 대해 보고하고, 서비스를 하자고 이야기했을 때 처음 내부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베팅 요소는 전혀 없고, 경주마로 레이싱을 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설득했다. 그러자 게임을 직접 해본 다음,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해 결국 서비스를 결심하게 되었다.”

그는 “경마의 경우 마권을 구매해 베팅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더비임팩트’는 경주마를 육성해 경주에 내보내고, 여기서 이기는 것이 기본적인 게임의 플레이 방식일 뿐 사행성은 전혀 없다. 사실 불안해서 법무부에서도 검토를 한 결과,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만 경마를 소재로 했을 뿐, 육성 시뮬레이션이라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결정적으로 ‘더비임팩트’의 어떤 점이 마음을 꿰뚫었는지 물었다. 김 캠프장은 “경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첫 번째 경마 게임이라 말할 수 있다. 경마에 흥미가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멋진 3D 말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경마에 대해 튜토리얼과 도움말로 A부터 Z까지 상세히 설명한다. 이로 인해 경마에 흥미를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는 어떤 유저를 타겟층은? 김경덕 캠프장은 “일본의 ‘더비임팩트’와 같이 20대 후반에서 40대 남성들을 생각하고 있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경마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이 즐겨주실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특별히 유저를 모으기 위해 생각해둔 방법이 있을까? 김 캠프장은 “경마 관련 커뮤니티와 예상지에 광고를 넣으며 다양하게 유저를 모집 중이다. 말게임이므로 제대로 알린다면 유저가 충분히 들어올 것이라 생각된다. 우선은 경마팬을 타겟으로 계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오쿠보 PD는 “특별하게 신선한 프로모션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존에 에이팀에서 인기 있었던 게임과 크로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인기 있는 기수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넷 동영상 방송을 만들어 소개를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땅 질감 따라 발굽 소리도 달라지는 살아있는 디테일”

그렇다면 김경덕 캠프장과 오쿠보 료스케 PD를 하나로 만들어준 ‘더비임팩트’에 대해 살짝 살펴보자.

첫 소감은 단연 ‘리얼하다’다. 김 캠프장은 “기존에 나온 스마트폰 게임 중 말을 가장 잘 구현한 게임이다. 뛰는 동작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펴보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실제 기수들의 사진을 카드의 형식으로 넣기도 했다”고 이야기했다.

본격적인 게임 소개에 신이 난 오쿠보 PD는 “게임 내 말이 뛰는 소리는 진짜 말이 뛰는 소리다. 녹음을 한 후, 가공해서 게임에 넣었다. 게임 속에서 발굽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소리가 들린다. 잔디와 흙 등 말들이 달리는 땅의 질감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난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

일본의 ‘더비임팩트’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묻자, 김 캠프장은 “경주 용어는 일본과 한국의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었다. ‘더비임팩트’를 개발하며 한국 마사회에서 열린 강의를 들으며 경주 용어를 비교해 한국 용어로 바꿔 사용하였다. 일본에 있는 300필 이상의 말과 50명 이상의 기수와 더불어 180필의 한국 말과 30여명의 기수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오쿠보 PD는 “‘더비임팩트’의 가장 큰 포인트는 육성을 통한 레이스다. 육성과 레이스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자체에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게임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팁에 대해서도 물었다. 오쿠보 PD는 “처음에는 강력한 말을 육성하기 어렵다. 말을 육성할 때 스피드나 스테미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있는데, 이 중 스타팅 능력을 먼저 올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실제 경마에서도 스타팅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0.5초가 늦어지면, 말 3마리 분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는 “게임과는 크게 상관없는 팁일 수도 있지만, 레이스를 반복하다보면 말에도 피로가 쌓인다. 이때 말을 쓰다듬어 주면 0.1%씩 회복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며 깨알같은 팁을 주기도 했다.

김 캠프장은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경마 게임이 생소할 수 있지만, 도움말에 꼼꼼하게 설명이 되어있다. 또한 훈련에서 추천 기능을 적극 활용하면 아무리 초보라도 쉽게 익힐 수 있다. 처음에는 추천해주는 기능대로 플레이하다가 나중에 실력이 쌓이면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물었다. ‘더비임팩트’는 두 남자에게 한 마디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우선 김경덕 캠프장은 “‘더비임팩트’는 도전이다. 한국에서 생소한 장르다. 말의 해인 만큼 ‘더비임팩트’가 버프를 받아 잘 달려준다면, 더욱 다양한 게임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목표는 최고 매출 10위다”며 패기있게 전했다.

이어 오쿠보 료스케 PD는 “‘더비임팩트’는 자식이다. 굉장히 고생해서 만든 게임이다. 일본에서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열심히 성장해 한국에까지 오게 되니 마음이 뿌듯하다. 아빠의 마음이란 이런 것 같다. 한국에서 매출도 좋지만 많은 유저가 플레이해주길 바란다. 100만 다운로드가 목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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