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리뷰] 엔펀개발 귀요미 런게임, 디테일이 살아있는 캐릭터

2월은 달달하다.

일년 중 가장 추운 달이 언제냐 묻는다면, ‘2월’이라 대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다. 특히 솔로들에게 겨울은 고난의 달이다. 12월 25일 크리마스부터 시작해, 커플들이 추위에 몸을 녹이고자 자석처럼 찰싹 달라붙는 광경을 눈뜨고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까지 잔인한 달달함에 한몫을 더한다.

2월 11일, 넥슨이 서비스하고 엔펀이 개발한 ‘캔디코스터 for Kakao(이하 캔디코스터)’는 이런 달달함에 한몫을 더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잔인한 달달함이 아닌 짜릿한 달달함이라는 것. 귀요미 런게임에 새로운 지평을 연 ‘캔디코스터’의 스윗한 매력에 퐁당 빠져보자.

■ 여심 정조준, 개성넘치는 귀여운 캐릭터

‘캔디코스터’를 개발한 엔펀은 왠지 다른 개발사들과 다를 것 같다. 점심시간마다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태우는 남성 개발자들 대신, 화장실에서 까르륵 웃으며 양치를 하고 화장을 고치는 여성 개발자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캔디코스터’는 정확하게 여자들의 마음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캔디코스터’는 귀엽다.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콩콩거리며 달리는 모습부터 ‘너구리 라쿠니’, ‘캔디공장 윌리킹카’ 등의 센스만점 이름까지 어느 것 하나 귀엽지 않은 게 없다. 심지어는 장애물 몬스터까지 귀여워서, 처음에는 장애물인지 모르고 그냥 달려가다가 죽기도 했다.

이들이 귀여울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각각의 캐릭터가 개성이 넘치기 때문이다. 각 캐릭터들은 독특한 말투를 사용한다. ‘너구리 라쿠니’의 경우 “안녕? 난 라쿠니라쿤. 이건 비밀인데 사실 난 너구리요정이라쿤”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런게임인 만큼, 달리는 모습도 다르게 나타난다. ‘고고씽 로라’는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미끄러지듯 달리고, ‘말달리자 아파찌’는 다그닥거리는 목마를 타고 달리다 ‘버펄로’를 소환하기도 한다.

배경음악과 게임 스토리도 귀여움을 더했다. 깜찍한 음악과 파스텔톤의 게임 그래픽은, 여자라면 화사한 봄에 쇼윈도우에 놓여있는 핑크색 하이힐을 보고 지나칠 수 없듯 자연스럽게 여성 유저를 홀린다.

하지만 귀엽기만 하면 매력 없다. ‘캔디코스터’는 이런 넘치는 귀여움에 약간의 카리스마도 더했다. 캐릭터들은 육해공을 넘나들며 캔디 요정을 구하는 강인한(?) 전사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처음에서는 육지에서 달리기를 시작하지만, 중간에 어항에서 헤엄을 치기도 하고, 피버 모드 때는 하늘을 날아오르기도 하며, 군대의 유격훈련 중 하나인 외줄타기도 한다.

■ "여자는 디테일에 녹는다", 쉬운 조작감과 포춘캔디

‘캔디코스터’가 단순히 귀여움만으로 여성 유저에게 헤드샷을 날리는 것은 아니다.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기존에 대박의 바통을 이어가는 런게임으로 위메이드의 ‘윈드러너 for Kakao’와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for Kakao’가 있다. 하지만 순발력이 부족한 기자에게 ‘윈드러너’와 ‘쿠키런’은 익숙해지기 전까지 다소 어려운 감이 있었다.

‘캔디코스터’의 경우 캐릭터가 달리는 속도가 체감상 약간 느린 편이다. 스피디하고 쫄깃하게 플레이하는 여타의 런게임과는 달리, 귀여운 ‘캔디정령’을 구하고 마녀를 해치우며 조금은 긴장을 덜고 편안한 마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원버튼 조작 역시 쉬운 게임성에 한 몫을 더했다. 물에서 잠수를 할 때도, 공중에서 날아다닐 때도, 땅위에서 이단 점프를 할 때도 오로지 손가락 하나만 있으면 오케이다.

물론 등 따시고 배부르면 졸음이 오듯, 게임도 편안하고 쉬우면 지루함이 올 수 있다. ‘캔디코스터’는 이러한 지루함을 매번 달라지는 맵으로 극복했다. 어떤 때는 시작부터 어항이 등장해 수중전을 치러야 하고, 어떤 때는 연못이 등장해 수상전을 벌이기도 한다.

뽑기 역시 섬세하다. ‘포춘 캔디’라는 이름으로 뽑을 수 있는 아이템은 이름부터 왠지 설득력이(?) 있다. 포춘캔디를 통해 얻는 아이템들은 캐릭터부터 코인, 펫까지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친구에게 오는 포춘 점수(카카오톡 푸쉬)가 짜증나지 않고, 반갑다.

■ 왈칵 쏟아져나온 수많은 런게임 속 '캔디코스터'의 차별성?

엔펀은 신생 개발사이지만, 백전노장의 개발자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회사인 만큼 첫 게임 ‘캔디코스터’의 퀄리티는 매우 높다. 하지만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이 격동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다.

이미 런게임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왈칵 쏟아져 나왔다. 이미 출시된 지 1년이 된 ‘윈드러너’는 2014년 2월 13일 구글플레이를 기준으로 아직도 최고매출 14위에 올라있고 ‘쿠키런’은 최고매출 4위를 기록하며 상위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김밥천국에 아무리 참신한 신메뉴가 나와도 참치김밥과 치즈라면이 최고의 인기 메뉴로 꼽히는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앱랭커를 기준으로, ‘윈드러너’의 경우 남성의 비율이 68.71%, ‘쿠키런’은 55.07%로 여성보다 남성의 비율이 높다. 따라서 ‘캔디코스터’는 ‘여성들의 런게임’이라는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약하다. 기존의 런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콘텐츠로 어떻게 승부를 볼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또한 여성적 향기가 묻어나는 게임이 오히려 남성 유저를 잡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우선 확실한 것은, 이번 발렌타인 데이에는 ‘캔디코스터’로 활활 불태울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점이다. 출시 2일만에 카카오톡 인기 게임 순위 2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에 있다. 달달한 발렌타인데이지만, 입안이 씁쓸하다면 ‘캔디코스터’로 달콤함을 만땅 충전하는 건 어떨까?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