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쿠키소프트의 '윙또'-스튜디오R '도망가 메리'의 수줍은 희망사항

정말 신선한 게임들이 혜성같이 등장했다.

게임 개발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무엇일까? 아마도 ‘게임이 재미없다’보다 ‘게임이 거기서 거기네’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게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래서인지 팡에서 런으로, 런에서 RPG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지만 왠지 게임은 다 비슷한 느낌이다.

하지만 정말 신선하고 창의적인 게임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1월 22일 경기도 판교 게임인재단 사무실에서 독창적인 게임으로 스마트폰 게임시장에 새 바람을 몰고 올 그들을 만나보았다. 바로 ‘제 1회 힘내라 게임인상’에서 공동 수상을 한 쿠키소프트의 ‘윙또’와 스튜디오R의 ‘도망가 메리’의 개발진들이다.

▲ 김강학 쿠키소프트 대표(왼쪽)-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지용 스튜디오R 대표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이 공개되며 많은 사람들의 ‘좋아요’와 ‘공유’를 받으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게임들이다. 아직은 이런 뜨거운 관심이 익숙하지 않아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과 함께 짧고 수줍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 "'윙또' 팬들 꾸준한 사랑 감사", "사무실 없이 만든 '도망가 메리', 3명의 루키"

‘도망가 메리’를 개발한 스튜디오R에서는 기획을 담당하는 이지용 대표와 박용규 그래픽 담당, 고태원 프로그래머가 자리했다. ‘윙또’를 개발한 쿠키소프트에서는 김강학 대표와 김상우 그래픽 팀장, 김태정 이사, 이진부 사업팀장이 자리했다.

먼저 일곱 남자들에게 수상 소감을 물었다. 김강학 대표는 “우선 게임인재단에 감사하다. 65개의 게임 중 1위를 하다니 정말 영광이다. 더불어 PC버전 ‘윙또’를 즐겨주셨던 팬들에게 많이 감사하다. 대상 선정 인기투표를 할 때 댓글과 좋아요 등을 살펴보니 윙또 팬들이 많이 계셨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실제로 ‘윙또’는 네오플이 운영하던 게임 포탈 캔디바에서 서비스되던 PC게임의 모바일 버전 리메이크 작품이다. 이미 PC 버전일 때부터 30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린 게임이기도 하다. 현재 쿠키소프트는 총 24명의 인원으로 구로에 위치해있다.

이어 이지용 대표는 “게임인재단에 감사하다는 말부터 전하고 싶다. 사실 회사 상황이 위태위태 했다. 계속 개발할 수 있는 환경과 함께 ‘힘내라 게임인상’이라는 이름처럼 힘낼 수 있게 도와주셨다”고 이야기했다.

‘도망가 메리’를 개발한 스튜디오R은 현재 3명으로 이루어진 회사로 아직까지 법인 형태가 아니다. 특별히 사무실이 정해져있지 않아, 철야 작업을 할 때는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개발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스튜디오R이라는 회사명도 가칭으로 정한 것으로, R은 루키의 뜻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점프 아닌 비행 게임 '윙또'"-"'똥 피하기' 게임에서 기획한 '도망가 메리'?"

그렇다면 게임업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든 이들의 게임은 어떨까? 직접 게임 소개를 부탁했다.

김 대표는 “‘윙또’는 PC 온라인의 ‘윙또’를 그대로 계승한 모바일 게임이다. 깜찍함과 더불어 특유의 조작법 등 모바일에 특화된 재미를 찾기 위해 가장 노력했다. 특히 캐릭터 스킬이나 아이템, 조작에 대한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PC의 장점은 가져가고, 모바일의 장점을 더한 완성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기간은 총 10개월 정도 걸렸다. 기존의 런게임이 ‘점프’에 치중한 반면, ‘윙또’는 하늘을 난다. 하프브릭의 ‘제트팩조이’를 떠올리면 조금 쉬울 것이다. 상승과 하강을 화면을 터치해서 누르면 올라가고, 손을 떼면 내려가는 방식이다. 기존 윙또와 같은 라이트한 느낌이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PC를 모바일로 옮겨오는 것은 많이 어렵다. 살을 찌우기는 쉬워도 빼는 것은 어렵듯, 깎아내는 작업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윙또’ 역시 이러한 과정을 거쳤다.

“PC에서의 컨트롤 묘미를 모바일로 이식하기 위해 고민을 한 결과, PC에서는 상하버튼과 스킬까지 많은 버튼이 있지만, 모바일에 최적화시키려면 투버튼으로 줄여야 했다. 그래서 살린 기능도 있지만, 없앤 기능도 많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도망가 메리’는 어떨까?

이 대표는 “‘도망가 메리’는 게임 영상을 통해 보셨듯,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타입의 게임이다. 캐주얼하면서도 코어하고, 퍼즐이면서도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런게임과 3블록 매칭 퍼즐 게임으로, 게임 방법은 자동으로 달리는 캐릭터의 길을 터주는 형식이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공개된 동영상 외에도 캐릭터나 스킬, 스테이지 등 어느정도 구현되어 있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다. 현재 개발인원 외에 사업쪽 인원이 없는데, 수상을 계기로 사업쪽에서 도움을 받아 게임을 더욱 발전시킬 예정이다”고 전했다.

특히 색다른 게임 방식으로 큰 호응을 얻었던 ‘도망가 메리’에게 ‘윙또’의 기획자도 궁금해 했던 질문이 있었다. 바로 어떤 아이디어로 게임을 기획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이 대표는 의외의 대답으로 모두를 깔깔 웃게 했다. “사실 처음에는 ‘똥 피하기’ 게임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위에서 똥이 떨어지는 장면을 보며 ‘이 것을 어떻게 퍼즐로 끼워맞출 수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도망가 메리’가 탄생했다. 2013년 초에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본격적으로는 7월부터 개발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혹시 가장 라이벌로 생각했던 게임은 무엇인지 물었다. 김 대표는 “‘윙또’는 기존 PC 버전의 ‘윙또’가 가장 큰 라이벌이었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만족감을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또한 런게임이다보니 유사장르 게임도 많이 신경쓰였다. 물론, ‘힘내라 게임인상 TOP 5’로 선정되었던 게임 중에서는 ‘도망가 메리’이다”고 센스있게 이야기했다.

이 대표는 “우리 역시 ‘힘내라 게임인상 TOP 5’의 가장 큰 라이벌은 ‘윙또’였다. 이밖에 다른 게임을 꼽자면, 같은 퍼즐장르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캔디크러쉬사가’가 라이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 "'윙또'가 대박 런게임 바통 이어받을 것"-"'도망가 메리'가 새로운 장르 개척할 것"

‘힘내라 게임인상’은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윙또’의 개발진들은 “우선은 홍보라고 생각한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다보니, 보도자료와 함께 페이스북에서 이름을 알려주시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 등이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서버 운영 역시 처음 시작할 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도망가 메리’의 경우 “우리는 3명의 인디 개발자이다. 인디 개발자들의 경우 방향성을 잘 모를 때가 있다. 게임인재단에서는 직접적으로 게임에 대해 조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어떻게 만들어가야하는지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등 간접적인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었다”고 설명했다.

‘윙또’와 ‘도망가 메리’는 이제 막 시작을 했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제 1회 힘내라 게임인상’을 수상한 이들의 스타트가 가볍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물었다.

▲ '윙또'의 쿠키소프트
‘윙또’의 쿠키소프트는 “조만간 모바일로 출시되어 유저분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대박 런게임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 되고싶다. ‘윈드러너’와 ‘쿠키런’의 바통을 이어받을 욕심이 있다”며 당차게 이야기했다.

이에 질세라 ‘도망가 메리’의 스튜디오R은 “게임이 상반기 안에 출시 예정이다. 처음에는 ‘도망가 메리’가 신선한 아이디어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단순히 아이디어가 좋은 게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왕 시작한거 확실히 한 장르로 인식될 수 있게끔 성과를 내고 싶다”며 포부를 전했다.

▲ '도망가 메리'의 스튜디오R

한편, 게임인재단은 곧 ‘제 2회 힘내라 게임인상’의 접수를 시작할 계획이다. 1월 24일부터 시작되어 2월 10일까지 접수를 마감하고, 2월 17일에 TOP 5를 선정할 예정이다.

참가 기준은 1회차와 동일하다. 직원 수가 30인 이하의 중소 규모의 한국 개발사로, 타 회사와 퍼블리싱 계약이 되어있지 않아야한다. 스마트폰 게임을 테스트가 가능한 빌드로 홈페이지에서 접수 신청서를 다운받아 함께 제출하면 된다. 게임인재단의 공식 계정은 gamein@gamein.or.kr이다. 1회차에 접수했던 게임 역시 중복으로 접수 가능하며, 한 업체 당 하나의 게임만 접수 가능하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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