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형돈이와 대준이’ MV 100만 조회수, “학생부터 성인까지 유저 넓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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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만 들어도 귓가에 음성지원이 되는 음악이 있다. 바로 넥슨의 ‘카트라이더’ 음악이다. 2004년 출시와 함께 한국을 뜨겁게 달군 ‘카트라이더’는 장장 출시 10년차에 접어든 장수 게임이기도 하다. 10년차 주행이면 천천히 안전운전을 할만도 한데, 최근 ‘형돈이와 대준이’로 화끈하게 인기를 과속 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 1월 3일, 첫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바로 과속 운전으로 확실하게 얼굴도장을 찍은 넥슨 크리에이티브팀 원종빈 과장과 최은영 대리이다. 이들과 함께 폭발적인 호응으로 유튜브 100만 건 조회를 훌쩍 넘긴 <또,라이더> 영상의 이야기와 깨알 같은 에피소드부터 앞으로의 계획까지 이야기해보았다.

■ 형돈이와 대준이 조합 대박 유튜브 조회수 100만

홍홍홍 랩을 하는 형돈이와 힙합 비둘기 대준이. 생각만해도 괜히 웃음이 터지는 조합이다. 이들이 출연한 뮤직비디오의 성과는 어땠을까? 원 과장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조회수는 뮤직비디오만 77만 정도 되고, 티저 영상까지 합하면 100만을 훌쩍 넘긴다. 넥슨 게임의 영상 중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동접도 3~4배 올랐다.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랐다”라며 뿌듯하게 이야기했다.

이들은 대박을 예상 했을까? 최 대리는 “사실 반반이었다. 회사 내부 분위기가 재밌다는 의견과 너무 세지 않냐(?)는 의견이 반이라 걱정된 것도 사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원 과장 역시 “게임을 소재로 자체적으로 뮤직 비디오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음악성도 있으면서 게임에 대한 홍보도 자연스럽게 들어가며 균형을 맞추는데 고민을 많이 했다. 워낙 담당자들은 같은 영상을 여러번 봐서 재밌는지도 몰랐다. 다행히 대부분 처음 보시면 빵 터져서 내심 기대를 하기는 했다”고 전했다.

사실 ‘카트라이더’는 성인들이 즐기는 게임이라는 인식보다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게임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형돈이와 대준이’를 모델로 선정한 것은 의외의 선택이기도 했다.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는 EXO(엑소) 같은 아이돌 그룹이 아닌 B급 성인 취향의 ‘형돈이와 대준이’를 모델로 택한 이유를 물었다.

원 과장은 “카트라이더는 2004년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어느덧 10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만큼 카트라이더를 처음 즐겼던 유저들은 10년의 나이를 더 먹게 되었다. 이번 ‘카트라이더 2014’의 가장 큰 주제는 ‘오래된 것을 새롭게 바꾼다’는 내용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히 자극적인 마케팅보다는 학생들부터 예전에도 카트를 즐겼던 유저들까지 폭넓게 수용하며 게임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엑소같은 아이돌 그룹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팀 회의 때 햄버거를 먹으면서 엑소를 모델로 강하게 밀어붙인 적도 있다. 그러다가 새롭게 진행하는 업데이트인 만큼 기존에 쓰지 않았던 게임 모델을 찾게 되었고, 결국 ‘엑소보다 뚱보’로 결정되었다. 단기적 화젯거리보다는 유저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다는 의견이 더 컸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 "‘자체 디스’ 가사와 ‘또, 라이더’ 강렬한 제목 공감”

<또,라이더> 영상이 큰 이슈가 되었던 것은 형돈이와 대준이라는 파격적인 모델 선정도 있었지만, 재치있는 가사와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제목 때문도 있다.

“제목으로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또,라이더>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잘 지은 것 같다. 물론 너무 어감이 강한 거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약간 약하면서도 카트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제목인 <오마이 갓뜨>와 의견이 분분하다가, <또,라이더>로 결정하게 되었다. 단순히 어감이 재밌는것뿐만이 아니라 다시 달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가사는 누가 지었을까? 형돈이와 대준이가 지었다고 하기에는, 유저들의 가려운 마음을 시원하게 박박 긁어주는 가사가 돋보인다. 과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힘든 그들이 최근까지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또 넥슨이 지었다고 하기에는 ‘자체 디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사가 심상치않다. “넥슨은 신경써라 비매너 신고해도 계속 접속한다 니네 다 죽는다” 등 제 3자가 보아도 걱정될만한(?) 가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원 과장은 “사실 넥슨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위메이드와 드래곤플라이에서 오랫동안 일하다가, 2013년 11월에 입사해서 채 2달밖에 되지 않았다. 게다가 이 프로젝트의 경우 들어오자마자 자리가 익숙해지기도 전에 시작한 거나 마찬가지다. 아직 뼛속까지 ‘넥슨인’이 아니라 그런지 조금 더 객관적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스스로에게 냉정해지지 않으면, 바뀐 것에 대해 유저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공식적인 가사와 카트라이더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음원은 넥슨에서 제공하고, 여기에 정형돈씨와 데프콘씨가 재미있게 살을 붙여 탄생한 노래이다”고 설명했다.

■ 올드와 쿨한 모습 번갈아 보여주마! ‘easy, new, fun’

넥슨이 온몸으로 말하고 싶었던 ‘카트라이더’의 새로운 모습은 어떤 것이 있을까? 2013년 12월 8일 공개한 ‘카트라이더 2014’에서 세 가지 키워드를 공개했다. ‘easy, new, fun’이다.

원 과장은 “오래 서비스한 게임이다 보니 유저들 간의 격차가 심했던 것 같다. 잘 하는 사람과 초보 유저까지 유저층을 넓히며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개선하였다. 지난날 카트라이더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이 큰 목표이기도 하다. 속도를 패치해 쉽게 플레이할 수 있고, 게임 엔진을 업그레이드해 나아진 그래픽을 경험할 수 있으며, UI를 직관적으로 바꾸었다. 또한 꼭 코인을 쓰지 않더라도 유저들이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고 전했다.

<또,라이더> 뮤직비디오에서도 옛날의 모습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원 과장은 “눈치 채지 못하셨을 수도 있지만, 뮤직비디오에서 계속 폐차장 장면인 올드한 모습의 형돈이와 대준이를 보여주고, 멋진 차와 쿨한 모습의 형돈이와 대준이를 번갈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옛날 모습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다는 무언의 암시이다”고 설명했다.

■ 촬영 열흘 만에 일사천리 찰떡궁합...부산 유저집서 배찌 탈 공수

직접 만난 뚱보들은 어땠을까? 원 과장은 웃음부터 터뜨렸다. 그는 “정말 TV랑 똑같다. 정형돈씨는 투덜투덜거리는 이미지 그대로이고, 데프콘씨는 정말 잘 드셨다. 두 분이 워낙 아이디어도 풍부하고 유쾌하고,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시는 스타일이라 촬영장 분위기도 매우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이번 <또,라이더> 뮤직비디오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편안한 촬영장 분위기 탓도 있다. 넥슨은 통 크게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형돈이와 대준이와 함께 일했던 모든 사람들이 통째로 섭외했다. 그는 “촬영감독부터 스타일리스트까지 모두 섭외했다. 최재영 뮤직비디오 감독과 형돈이와 대준이는 실제로 막역한 사이다”고 이야기했다.

원 과장은 이어 “<또,라이더>는 노래 녹음부터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모두 열흘 만에 완성되었다. 정형돈씨는 ‘넥슨 진짜 저돌적이야’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모델로 결정하자마자 바로 스케줄을 잡고 실행에 옮겼다. 물론 정형돈씨와 데프콘씨의 바쁜 스케줄 때문도 있었지만, 뮤직비디오를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 만에 강행군으로 모두 촬영했기 때문에 힘들어하셨다”고 전했다.

깨알 같은 촬영장 뒷이야기와 각종 에피소드도 이어졌다. 원 과장은 “워낙 정형돈씨와 데프콘씨가 자유로운 영혼이라 짜여진 틀 안에서 각본대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셔서 촬영장에 애드립이 난무했다. 다행히 워낙 컨셉이 확실해서 한 씬에 세 번 이상은 촬영 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당시 정형돈은 MBC 예능 ‘무한도전’의 촬영 스케줄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라 큰 문제가 없었지만, 데프콘은 체격 때문에 웃픈(웃기고 슬픈) 에피소드가 생기기도 했다.

“뮤직비디오 내용 중, 배찌 탈을 쓰는 장면이 있는데 넥슨에는 앞이 뚫린 탈이 없었다. 하지만 새로 제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해 수소문을 한 결과 부산에 있는 한 유저가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래서 데프콘씨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부산에 사는 유저의 집 앞까지 찾아가 탈을 공수해왔다. 그마저도 약간 작아서 아침에 급히 고쳐야 했다.”

또한 ‘힙합비둘기’인 만큼 비둘기가 나오는 단독샷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작은 문제가 생겼다. “데프콘씨가 날개옷을 입고 등장하는데, 날개옷이 도저히 맞지 않아 그 자리에서 바느질로 몇 번을 수선해야했다”며 당시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 국민게임 ‘마트라이더’, 카트리그도 1회부터 새 출발

그렇다면 이제 막 초록불이 켜진 ‘카트라이더 2014’는 앞으로 어떤 길로 달려 나갈까? 원 과장은 “얼마 전 모터쇼와 <또,라이더> 뮤직비디오 촬영을 끝내고 한숨 돌렸다. 2014년은 ‘카트라이더’의 10주년인 만큼 의미있는 해이다. 유저들과 가깝게 소통하며, 여름에도 큰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라며 기대감을 더했다.

이어 최 대리는 “얼마 전 오픈한 ‘넥슨 아레나’에서 카트 리그도 시작될 예정이다. 오늘(1월 3일)부터 카트라이더 정규 리그의 참가 모집을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17차까지 진행되었던 리그를 18차로 이어가는 게 아니라 다시 1회부터 시작한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카트라이더 2014’가 새로운 시작을 뜻한다”고 이야기했다.

원 과장은 “올해의 목표는 월 방문자를 2배 이상 올리는 것이다. 아직은 50%정도밖에 게이지가 차지 않았다. 겨울 리그가 이제 시작되는 빠르게 달릴 일만 남았다”며 남다른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한 그들에게 ‘카트라이더를 한 단어로 이야기하자면 무엇인지’ 질문을 던졌다.

“‘카트라이더’는 ‘마트라이더’이다. 마트에 있는 카트처럼 가까이 곳에 있는 ‘카트라이더’는 이제 국민게임이고, 일상이 린 게임이다. 새롭게 시작을 맞이한 2014년, ‘카트라이더’가 다시 한번 유저들에게 당연한 일상이 되길 바란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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