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아버지 출간 자서전서 공개 화제몰이

빌 게이츠, 어릴 적 부모에게 대들던 골칫거리

게이츠 아버지 출간 자서전서 공개 화제몰이

세계 제일 갑부로 통하는 빌 게이츠(54)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어린 시절 일화가 화제가 되고 있네요.

지난달 25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소개된 내용은 전혀 의외의 내용을 담고 있네요. 가령 이런 식이네요. 저녁식사 자리에서 엄마에게 말다툼을 하며 대들던 12살짜리 빌 게이츠를 지켜보다 화가 난 아버지가 컵에 있던 물을 아들의 얼굴에 끼얹었습니다. 이 아들의 대답이 걸작이네요. “샤워를 시켜줘 고맙네요”라는 비아냥거림이었으니까요.

이 내용은 아들 게이츠가 세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빌 게이츠 시니어(윌리엄 H. 게이츠 2세-83)가 쓴 자서전에 실린 것으로 지난주 출간되었네요.

시애틀의 변호사인 아버지 게이츠는 아들 하나와 두 명의 딸을 두었지요. 그리고 양육을 부인 메리에게 맡겼고 가정은 아들이 열 한 살이 되기 전까지는 조용했다고 하네요.

 빌 게이츠는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해 백과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는 했다네요.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이 원하는 책이면 뭐든지 사주었구요. 여기까지는 훈훈하지요. 

하지만 지적인 면에서 성장한 아들은 열 한 살 때부터는 자신을 통제하려는 엄마에 맞서게 됩니다. 방 정리나 저녁 식사시간 지키기는 물론 연필을 깨물지 말라고 하는 어머니의 요구에 맞서 말다툼이 일어나곤 한 것이죠. 오죽하면 여동생 리비가 “오빠가 성질이 못됐었다”라고 회상할까요. 물 세례 사건은 열두 살 때 일어납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상담사에게 데려갑니다. 그리고 상담사에게 “아들이 자신을 통제하려는 부모와 전쟁 중”이라고 말합니다. 상담사는 “아들이 독립을 위한 부모와의 싸움에서 결국 이길 수 밖에 없으니 그냥 놔두는 게 최선”이라고 조언했다고 합니다.

빌 게이츠(본명 윌리엄 헨리 게이츠 3세)를 이해하는 코드 중 하나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아메리칸 드림’인데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지요. 비 게이츠는 미국 서부 명문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저명한 변호사였구요. 외할아버지 J. W. 맥스웰은 미국 국립은행 부은행장이었던 유명 집안의 아이였던 것이죠.

어쨌든 아버지는 상담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보다 자유로운 사립학교에 아들을 등록시켰습니다. 게이츠가 자유를 누리게 된 나이는 열 세 살 세때부터인 거죠. 빌 게이츠는 열 세 살의 나이에 처음으로 PC를 접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합니다. 세계적인 갑부 대열을 준비하게 된 셈이죠.

아버지는 이후 아들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아들이 스무살 때인 1975년 법대 2학년 때 하버드대를 중퇴하고 MS를 설립하기 위해 뉴멕시코주로 옮겨갈 때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요. 아버지 게이츠는 “모든 평범한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빌이 학위를 따기 원했다”고 그때의 어려운 결정을 회고합니다. 2007년에는 30여년만에 하버드대 명예 졸업장을 받습니다.

빌 게이츠가 뉴멕시코에서 1977년 과속으로 경찰에게 체포되었을 때의 사진. 이때 나이 22세, 이미 MS 사장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같은 가족과의 관계, 혹은 지지가 빌 게이츠가 MS를 부모가 있는 시애틀로 옮기게 된 한 이유라는 것이죠. 부모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던 게이츠의 집안 일은 어머니가 신경을 써주었구요. 아버지는 변호사 경력을 바탕으로 MS 이사회에서 일할 사람들을 찾는 것을 도와주기도 한 것이죠.

▶ 어머니 암으로 사망 후 6개월 뒤 자선재단 설립

게이츠가 많은 돈을 벌면서 어머니는 아들이 자산사업에 나서기를 원합니다. 사업에 바빴던 게이츠는 선뜻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은퇴나 60세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극적인 전기가 생깁니다. 암으로 투병하던 어머니가 1994년 사망했고 이후 6개월 뒤 아버지가 다시 자산 사업을 제안하자 그는 1억 달러로 재단을 만들게 됩니다. 300억달러의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재단이 만들어진 배경입니다.

재단에서 일하는 아버지는 “아버지로서 내 집에서 내 음식을 멀고 내 이름을 사용하면서 자라난 대들기 좋아하던 어린 아이가 장래에 나를 고용하는 사람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뿌듯한 회상에 잠깁니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6월 공식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퇴임하며 자선사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는 독서광이며 취미로 골프와 브리지(카드놀이)를 즐깁니다.

▶ “천재라기보다는 권모술수 능한 사기꾼” 평도

하지만 그와 자주 비교되는 스티브 잡스에 비해 창의성이나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를 가리켜 ‘남이 발표한 그래픽 기반의 운영체제를 훔쳐와서 상술과 권모술수로 세계를 장악한 사나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꽤 많습니다.

특히 MS운영체제를 하드웨어 회사들에게 강요해서 독점한 것(동참 안하면 파산시킵니다 )외에도 액티브X를 수많은 프로그램 윈도우에 끼워팔기, 인터넷의 도용 등등 수많은 권모술수가 거론됩니다.

스티브 잡스가 천재로서 애플컴퓨터-아이팟-아이폰 등 세상을 창조했지만, 빌 게이츠는 부자로서 남의 운영체계를 모방해 돈을 벌었다는 평가가 남아 있는 것이죠. 실제로 MS의 경우 자기의 기술은 거의 없고 다른 기술을 죄다 갖다붙여서 독점을 형성, ‘악의 제국’을 건설했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입니다. 심지어 어떤 이는 그를 “사기꾼”이라고 험담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신라호텔에서 그의 평생 친구이자 현 MS CEO인 스티브 발머를 본 적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T옴니아폰 발표 기자회견장에서요. 그 때 알았습니다. 이 프로레슬러 같은 체구의 당당한 사나이가 실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MS 제국을 건설한 배후임을요. 이에 비해 빌 게이츠는 프로그래머로서 샌님 같은 모습으로 얼굴 마담으로 있었던 건지 모른다구요. 그는 천재이면서 동시에 인복이 많은 사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명기 기자 2009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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