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케빈의 집’ 등장 홀로 즐기던 게임, 한 해가 저무니 추억 새록

이제 크리스마스도 지나고 ‘and Happy new year~’하는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어릴 적에는 공상 과학 소설에서나 나올 듯한 2014년이 딱 이틀 남았다니 세월의 흐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지만 어릴 적에 본 책에 나오던 공중부양하는 자동차라던가, 달 여행이 본격화되는 시대는 오지 않았다. 이제 또 6년 뒤면 2020년이 되는데, 이러다 만화영화 속 ‘2020 원더키디’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

■ 화살처럼 또 한 해가 지나가고...

‘2020 원더키디’ 내용에 따르면 2020년이 될 무렵 지구는 지구 인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자원이 고갈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는 우주여행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아 탐사를 떠나게 되는데.. 지금 상태로 봐서는 그런 일이 갑자기 6년 만에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6년 뒤에 갑자기 이런 세상이 올 것 같지 않은데?]
이 만화의 주제곡을 ‘소방차’ 형들이 불렀다는 것만 봐도 이 만화가 만들어진 시대적인 배경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30년 뒤가 되면 뭔가 굉장히 많이 달라질 줄 알았나 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도 많이 일어났는데, 그 중에 필자의 기억 속에 남는 대표적인 일화는 ‘사 먹는 물’이다. 어릴 적에 물 부족 국가니 어쩌니 ‘환경오염이 심해서 앞으로는 물을 사 먹게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그냥 위기감 느끼라고 하는 얘기겠거니 하고 웃어넘기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정말 물을 돈 주고 사 먹는 시대가 왔다.

또 얼마 전에는 한라산 맑은 공기 같은 것을 캔에 담아 파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다. 서울-수도권 또는 대도심의 공기 오염이 심해지고 이에 따른 위기의식을 고취하고자 나온 얘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또 모르지. 정말 얼마 뒤에는 마트에서 파는 ‘한라산 맑은 공기’를 보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에는 21세기에는 뭔가 세상이 크게 달라지고 그 중에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하여 가사를 돕는다 등의 내용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가사 도우미 역할의 로봇은 아직까지 안 나왔다.

지금은 직립보행도 간신히 하는 수준인데, 물 한 잔 떠오라고 하면 하루 종일 걸릴 로봇을 누가 쓰겠는가?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cm로 이동하는 로봇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해서 그냥 내가 갖다 먹고 말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가사 도우미 로봇이 꼭 사람 모양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인류는 꽤나 고집스럽게 두 다리로 직립보행을 하는 가사 도우미 로봇을 갖고 싶은가 보다(그냥 RX-75 건탱크 같이 만들어도 될 것 같은데?).

20~30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현대에 살고 있지만, 최근에도 그 때와 같이 달라지지 않은 점이라고 한다면 크리스마스가 되도 누구 하나 필자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다던가(아! 저번 기사에 노트북 한 대 선물해 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해 줬다). 필자의 집에 난데없이 산타 할아버지가 급습을 한다던가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 All by myself (혼자만의 크리스마스)
언제였던가,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참으로 구구절절 와 닿는 내용에 눈물이 찔끔 날 뻔했지만, 우는 아이에게는 선물을 안 준다고 하기에 꾹 참았던 적이 있다(그런데도 왜 선물 안 주냐고!).

크리스마스나 연말이 되면 늘 혼자 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솔로들의 심정을 대변하는 노래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는데, 그렇다고 언제까지 의기소침해서 침울해 할 것인가? 그 당시 우리에게는 매년 찾아오는 반가운 친구 ‘케빈’이 있었지 않은가(올해도 했는지 모르겠다)?

매년 이 때쯤이면 TV에서 만날 수 있었던 ‘나 홀로 집에’ 주인공 ‘케빈’ 꼬마. 이때가 그 꼬마의 전성기였다. 지금의 ‘케빈’은.. 이 영화는 연말 가족 영화로 톡톡히 재미를 본 이후 무려 5편까지 제작이 되었다. 지금은 인류를 대표해서 지구 행성의 평화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멋진 영웅이 되어 있는 ‘스칼렛 요한슨’ 역시 이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다(3편에 출연했으니까, 찾아 보실 분들은 지구 영웅의 풋풋했던 과거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저런 집에 살고 싶다.]
필자도 매년 이 영화를 빠짐없이 보곤 했는데, 딱히 나가서 만날 사람도 없었거니와 있다 해도 이미 연인끼리 약속을 잡고 있는 상태라 필자가 거기에 낄 이유는 없기도 하고.. 이런 슬픈 얘기는 그만하도록 하자.

필자가 이 영화를 좋아했던 이유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기 때문이었다. 저렇게 집 전체를 장식하는 건 그 당시에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기 때문에 늘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필자도 언젠가 마당 있는 단독 주택에 살게 되면 꼭 저렇게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보고 싶다.

‘나 홀로 집에’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전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전 세계적으로는 흥행 3위를 차지하는 등 때를 잘 맞춰 등장한 덕분에 많은 인기를 누린 영화가 되었다(그런데 그 놈의 박스 오피스 1위는 나오는 영화마다 다 하는 것 같던데..). 더불어 ‘케빈’ 역할의 주인공도 돈방석에 앉게 되었고 후에 다른 영화 ‘Rich Rich’에서도 그 귀여운 모습으로 우리를 즐겁게 하였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케빈’의 집 : 완전 호화 주택이다.]
그런데, TV로만 보던 ‘나 홀로 집에’ 영화가 게임으로도 나왔다. 연말만 되면 괜히 할 일 없이 이 게임을 하면서 집을 지켜 낸 뿌듯함이 있었다.

[바쁘다 바빠!]
이 게임은 영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 왔는데, 어찌저찌하여 가족은 다 해외여행을 떠나버리고 집에는 주인공 ‘케빈’ 혼자만 남아 있다. 조금 있으면 도둑 형들이 집에 방문하기로 되어 있고, 그 전에 집안 여기저기에 부비트랩을 설치해야 한다. 이 부비트랩을 얼마나 적재적소에 잘 설치하는가에 따라서 집을 지켜낼 수 있는지가 결정된다.

게임 2편에서는 무작정 달리기만 하면 되는 런 게임이다. 1편은 그래도 이것저것 생각해야 될 것들이 많아서 1편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2편도 재미있다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퍼즐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1편이 재미있다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이 게임 역시 영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다양한 플랫폼으로 발매되었는데, 필자가 즐기던 PC 버전뿐만 아니라, NES, SNES(Super Nintendo, Super Famicom), GB(GameBoy), GameGear, Amiga, SEGA Genesis, SEGA Master System, 등으로 발매되었다. 판매량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영화의 인기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I’M READY!]
부비트랩을 설치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게 되면 본격적으로 도둑 형아들하고 술래잡기 모드로 진행된다. 이 때 도망 다니고 트랩으로 유인하는 과정이 꽤나 스릴이 있다(케빈 이 놈은 베트남전에 참전했어야 해..). 영화도 마찬가지지만, 게임에서도 우리의 도둑 형아들은 잔악하거나 광폭한 도둑의 이미지와는 달리 ‘톰과 제리’의 ‘톰’ 처럼 당하는 역할에 충실하다.

이 게임을 하다 보면 ‘제리’ 같은 ‘케빈’ 녀석이 얄미울 정도이다. 어릴 적에는 언제나 ‘제리’를 응원하던 필자도 어느 순간 어른이 되어 보니, 매번 그렇게 당하기만 하는 ‘톰’이 불쌍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도둑 형아들은 지능지수가 약간 모자라는 듯 하며, 때로는 인간적이기까지 한 모습에 뭉클할 때가 있다. 실제로 집 안에 도둑이 들어오면 저렇지는 않을 것인데, 너무 도둑을 미화시킨 영화-게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영화에서는 도둑 형아들이 밤 9시에 집을 방문하자고 약속한다. 게임에서도 9시 전까지 모든 설치를 마치고 환영 준비를 끝내야 한다. 도둑 형아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두 형아 들의 이름은 ‘마브’와 ‘해리’이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2012년)에 ‘나 홀로 집에 5’가 제작되었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나 홀로 집에’는 1편과 2편 정도이며, 3편 이후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케빈’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5편에도 우리가 아는 ‘케빈’은 나오지 않는다. ‘케빈’ 역할의 ‘매컬리 컬킨’은 영화의 성공 이후 불우한 시절을 지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또 다른 게임]
영화 ‘나 홀로 집에’는 어지간히 우려먹기 신공을 발휘하여 별의별 게임으로 다 등장했다. 게임 개발사도 여럿 되는데, 뭐가 진짜인지 모를 정도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게임으로도 출시되었는데, 아마 영화 ‘스타워즈’ 외에 이렇게 다양한 기종으로 다양한 회사에서 게임을 출시한 예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영화를 게임으로 만든 것 치고는 ‘E.T’의 저주만큼은 아니었던 듯 나름대로 잘 나갔다. 영화를 게임으로 만든 것 치고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 별로 없는데, 그래도 이 게임은 ‘E.T’만큼은 아니었다.

반대로 게임을 영화로 만들어서 성공한 작품도 그리 많지 않다. 아직까지는 국내 게임이 국내 영화로 출시되거나, 반대로 국내 흥행 영화가 게임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 이 부분은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게임으로 출시해도 좋을 만한 영화들이 이제는 제법 되는데, ‘One Source Multi Use’는 그리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아니 그래놓고 자기들끼리만 여행을 가!?]

■ 필자의 잡소리
이 영화를 계기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매컬리 컬킨’은 이 영화 외에도 많은 영화에 출연하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나 홀로 집에 1, 2편’뿐만 아니라 ‘마이 걸’과 같은 흥행 영화와 이름도 들어 본 적 없는 영화까지 무려 10여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였다.

흥행에 실패한 영화도 많았고 재산 다툼으로 부모의 이혼과 자신의 결혼 실패 등 많은 아픔을 딛고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영화에 등장하여 ‘미키 루크’ 형님처럼 정신적인 아픔까지 딛고 일어나서 멋진 영화배우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나저나 ‘케빈’ 동생 나보다 2살 어리니까 동생이라고 할게. 아직 재산도 좀 남아 있고 종종 게임도 즐긴다던데, 내가 만들 게임에 투자 할 생각 없나?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기자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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