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구마구 3형제’ 총지휘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

4일 '마구마구'외에 '마구더리얼' '마구:감독이 되자'를 공개한 김홍규 대표.
[게임톡] 드디어 야구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2012 프로야구 시즌이 개막됐다. 올 시즌은 박찬호와 김병현의 합류, 이승엽과 김태균의 컴백 등 화제가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그런데 시즌 개막을 앞두고 누구보다 설레는 이가 있다. 6년 전 온라인야구게임 ‘마구마구’를 선보였던 애니파크의 김홍규(37) 대표.

그는 2009년 시즌 오픈을 기억한다. ‘CJ마구마구 프로야구.’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게임기업의 프로야구 정규레이스 스폰서 타이틀이었다. 이후 ‘마구마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과 올림픽 대표팀 등을 후원했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올해 최근 업데이트된 ‘마구마구 시즌5’ 외에 표정 하나하나까지 살아있는 ‘마구더리얼’, 시뮬레이션 야구게임 ‘마구:감독이 되자’ 등 전 장르 라인업을 구축한 3종 세트를 선보였다.

초등학교 때 ‘오락실보이’였고, 대학교 입학해 게임잡지에 끼워진 ‘하드볼5’라는 야구게임을 좋아했던 청년. 애니메이션 꿈을 접은 대신 야구게임 ‘마구마구’로 한국 게임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그를 서울 상암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새 게임을 위해 벌써 1개월 동안 체중 5kg를 뺀 그는 게임이 완성될 때까지 매일 회사에 나오겠다(실제로 올해 하루도 안빠지고 회사에 나오고 있다)는 ‘독한 마음’으로 “전세계 모든 야구게임과 경쟁하겠다”는 ‘마구백년지계’를 설명했다.

제대로 된 야구게임 개발이라는 '로망'을 구현한 '마구더리얼'.
■ “‘마구마구’ 이름 이어받는 다른 게임 자체가 감격”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의 올해는 특별하다. “6년 전에 내놓은 ‘마구마구’가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해왔고, 그 이름을 이어받은 다른 게임과 함께 3개의 라인업을 갖췄다는 것이 감격스럽다.”

특히 2006년 ‘마구마구’를 만들고 나서 “언젠가 진짜 제대로 된 야구게임을 만들어보겠다”던 ‘로망’이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마구더리얼’은 상반기에 클로즈베타서비스와 최종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 정식 공개된다.

‘마구더리얼’은 8등신 캐릭터다. 한국 최초로 KBO 소속 프로야구 선수들의 얼굴은 물론 동작-움직임까지 실사로 구현했다. 경기장의 시간 변화나 자연스러운 수비동작, 선수마다의 환호동작과 얼굴표정도 모션캡처를 통해 구현해냈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의 사진을 사용해 2등신으로 선수 이름만 적용됐던 ‘마구마구’와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는 “실사형 게임개발은 ‘마구마구가 업데이트할 게 너무 많다보니 계속해서 밀리고 밀렸다. 어느 순간 지금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나올 것 같더라. ‘마구마구’ 팀을 나눠 TF팀을 만들고 2009년 5월 1일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화려한 그래픽, 실감나는 동작 재현으로 이름높은 언리얼3 엔진을 장착한 ‘마구더리얼’ 개발 과정은 순탄했을까. “애니파크가 ‘A3’를 언리얼로 개발해봐 익숙한 편이다. 그렇지만 개발이 짧은 기간 급하게 진행되었다. 6개월 전만해도 엔진구입처인 에픽게임스에서 ‘색감이 왜 이리 안나오지’라며 우려했다.

에픽과 애니파크는 자주 만났다. 알고 보니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가 김 대표와 중학교 동창생이었다. 뜻이 통하니 퀄리티도 굉장히 좋아졌다. 에픽측은 “언리얼3로 만든 스포츠게임이 없다. ‘마구더리얼’을 에픽 홈페이지 소개에 넣겠다”고 할 정도다.

■ 완성도 높은 ‘마구마구’ VS 시간 필요한 ‘마구더리얼’
4일 기존의 '마구마구' 업데이트외에 신작 야구 게임 둘을 소개한 간담회장에서는 ‘마구더리얼’의 1분 30초 동영상이 상영됐다. 참석자들은 이 게임의 그래픽과 리얼한 동작 구현에 대해 탄성을 자아냈다.

그에게 물었다. ‘마구더리얼’에서 가장 힘든 것은 뭘까. “‘마구마구’의 경우 캐릭터의 어색한 동작이 있어도 유저들은 잘 못느낀다. ‘마구더리얼’을 보고서는 ‘표정 변화 없다’며 사사건건 의견을 보내온다. 실사이기 때문에 작은 어색함도 유저들의 눈에는 아주 크게 어색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완벽에 가깝게 구현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다.”

그는 “눈으로 보이는 걸로만 얘기하면 ‘마구더리얼’이 더 멋있지만 완성도로 치면 ‘마구마구’가 훨씬 높다. 올해 ‘마구마구’를 시즌5 정도라면 현재 ‘마구더리얼’은 ‘마구마구3’ 정도 된다”며 “‘마구더리얼’도 처음에는 100% 아닐 수도 있다. 미국 스포츠 애니메이션도 첫 출시 이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극사실로 변했지 않나. 내년이나 내후년이 되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경계하는 것은 “그래픽만 좋다”는 평이 나오는 것. 그래서 기존의 ‘마구마구’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한발 한발 나아갈 생각이다. 그는 “가령 투수가 공을 던졌는데, 타자가 헛 스윙을 한다. 이때 포수가 일어나 3루수에게 방망이가 돌아갔느냐 등을 물어보는 동작과 같은 디테일도 들어가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는 던지는 것, 치는 것, 수비하는 것 등 핵심시스템 구현에 올인하고 있다. 차후 더 디테일한 개발이 추가될 것”이라는 설명.

영화나 게임, 소설 등 문화콘텐츠에서는 “형보다 잘난 아우” “전작보다 나은 속편” 등이 그다지 많지 않다. 이 같은 주위의 시선에 대해 “육성개념이 없는 ‘마구마구’는 빠르다. ‘마구더리얼’은 사실적인 반면 콘솔처럼 좀 느리다. ‘마구마구’는 접을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솔직히 ‘마구더 리얼’이 정말 잘해야 ‘마구마구’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음은 홈런타자! 김홍규 애니파크 대표가 회사 내에서 야구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 ‘야신’ 김성근 모델 ‘마구:감독이 되자!’
‘야신’ 김성근 감독을 깜짝 게임 모델로 영입한 ‘마구:감독이 되자’는 한국 최초이자 유일하게 KBO-MLB 양국리그를 이용자가 통합해 운영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올 하반기 출시한다.

그는 “이제 LG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대결 같은 상상속의 매치가 가능해진다. 또 마무리 투수 리베라, 타자에 뉴욕 양키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나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추신수 영입도 가능해졌다”고 소개했다.

특히 기존 시뮬레이션 게임에 적용되지 않았던 이용자간 선수카드 거래 시스템을 도입해 손쉽게 원하는 선수를 자신의 팀에 영입할 수 있다. 넷마블은 야구게임 이용자는 물론 KBO 야구팬들을 위해 통합 콘텐츠 웹서비스 ‘마구스탯’ 서비스도 4월 중 시작한다.

그는 “야구에 관한 모든 콘텐츠를 통합해 야구게임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웹서비스는 물론 모바일과의 연계해 모든 야구팬과 야구 게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야구테마파크’를 만든다”고 소개했다.

■ 매출 하루 1억-CJ 마구마구 타이틀 조인식 때 눈물
캐릭터 게임-실사게임-시뮬레이션 게임 등 온라인야구게임의 모든 라인업을 갖춘 애니파크 CEO로서 김홍규 대표는 “꿈꿔왔던 전세계 모든 야구 게임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참고로 외주로 개발한 ‘모바일 마구마구’도 의외로 매출이 높단다.

오락실보이였던 김 대표가 게임과, 아니 야구게임과 인연이 된 것은 대학 입학후 잡지 구입 때 들어있던 고전야구게임 ‘하드볼5’ 번들이었다. 그는 매일 2시간씩 126경기 1시즌을 3시즌까지 돌기도 했다.

2000년 창업. 돈이 안되는 애니메이션에서 게임으로 방향을 바꿔 캐주얼 게임 ‘호버보드ASDF’와 자체 개발 엔진으로 MMORPG  ‘A3’를 내놨다. A3의 경우 총배출 200억 정도를 기록하는 등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미래를 위한 비전이 필요했다. 그래서 사내 TF에서 선택된 것이 ‘마구마구’였다.

출시 후 두 달만에 하늘 같았던 ‘신야구’(네오플)을 꺾었지만 6월 월드컵으로 빠져나간 유저는 돌아오지 않았다. 매출은 반토막 나고 주 상용화 모델이었던 보유선수 카드의 재계약도 부진을 거듭했다.

월 매출액이 1억 이하로 떨어질 무렵 결단을 내렸다. 카드 기간제를 없앴고, 카드도 한번 사면 영원히 갖도록 했다. 역전 만루홈런처럼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졌다. 그는 “권민관 부사장이 ‘하루 매출 1억’이라고 보고했을 때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 또 2009년 3월 프로야구 시즌 오픈 때 ‘CJ마구마구’가 타이틀 스폰서가 되어 스폰서 엠블렘 휘장이 떨어질 때는 정말 눈물이 나더라구요”라고 회고했다. ‘마구마구’는 2009, 2010년 2년간 프로야구 정규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했다.

애니파크 내에 있는 '마구마구' 캐릭터 앞에 선 김홍규 대표.
■ “야구로 번 돈 유소년-국가대표 위해 쓰겠다”
게임으로는 처음으로 KBO로부터 선수들의 초상권 계약을 했던 김대표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철학은 확고했다. 그는 “야구로 많은 돈을 벌었고,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니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며 “돈 벌기 전부터 유소년 야구를 위해 돈을 쓸 생각을 먼저 했다. 2007년부터 해온 초등학교 T볼 사업 후원 등 유소년 야구 육성과 지원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다른 게임사와 비교되는 점은 애니파크가 특정 프로야구팀을 후원하거나 팀 창단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 그는 “애니파크는 어떤 특정 팀이 아니라 WBC나 올림픽 후원, 프로야구 정규시리즈 타이틀 스폰서, 유소년팀 지원사업 등 한국 야구 전체의 발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차라리 특정팀이 아니라 야구장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와인을 즐기고 야구 보는 것이 취미인 그는 이번 ‘마구마구 3형제’ 업데이트와 개발을 위해 6개월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한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독한 마음’으로 운동과 점심저녁 식사를 안하는 다이어트를 해 1개월만에 무려 5kg을 뺀 독종이었다.

그는 "6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떨리는 마음이 똑같다. 신뢰받는 스포츠 브랜드로 '마구 100년대계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겠다. 앞으로 장르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 야구게임과 경쟁해 나가겠다"며 인터뷰를 매조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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