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첫 경선 선출, “위기의 게임, 학계-산업 범대책위 선도”

“학계와 학계, 학계와 산업 ‘소통’하는 대한민국 게임포럼을 띄우겠다.”

서강대 게임교육원 디지털 스토리텔링학과 교수실에서 만난 그는 만나자마자 ‘소통’을 강조했다. 물론 학회 구성원의 '소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앞으로 학계와 산업이 함께하는 ‘게임포럼’으로 학문적 성과를 사회와 나누는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지스타에서 제7대 한국게임학회장에 선출된 이재홍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디지털 스토리텔링학과 교수는 학회 최초로 경선을 통해 선출되었다. 그는 평의원에서 시작해서 10년 이상 임원을 거쳐 이사-상임이사-감사-부회장 등 ‘할 것을 다해봤다’.

“회장은 사명감을 갖고 봉사하는 ‘공익근무’요원이다. 게임산업에 드리운 먹구름인 ‘중독법’ 때문에 당선이 기쁘지만 오히려 무거워졌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이 뚜렷이 떠올랐다”는 그에게 ‘게임포럼’ 구상 등 게임학회 2년 임기의 청사진을 들어보았다.

■ “핵심 문화산업인 게임을 물질중독 범주에 넣는 우매 개탄”
올해 내내 한국에서 중독법은 뜨거운 이슈였다. 특히 게임을 알콜-도박-마약과 함께 중독물질로 규정하며 서슬퍼런 규제의 칼을 들이댄 것에 게임업계는 물론 문화계가 경악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핵심 문화산업인 게임을 물질중독 범주에 넣는 우매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태를 지켜보며, 제자들을 양성하는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나서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제자를 길러내는 학계에 몸담는 처지에서 게임업계의 제자들이 중독법-규제에 대해 떳떳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좌시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학계에서도 더 섬세한 만남, 학회 구성원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가령 페이스북 등 SNS을 활용해 학문적 성과의 정보교류와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현안에 대해 바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는 것.

특히 “게임업계는 다른 학문에 비해 산업이 있어서 학계가 이끌어간다”며 “제자들이 종사하는 산업이 풍성하게 하려면 가령 규제에 대한 과학적인 의미를 연구하고 그 의미를 공유하는 등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한민국 게임포럼 만들어 타학회 소통-이슈 적극 대응”
내년 1월 1일부터 2년간 임기를 시작하는 이 회장은 “게임은 종합예술이다. 중독법 관련도 그동안 공학적 상상력만으로 접근했다. 이제 다른 학회와 MOU 등을 맺어 가령 심리학 측면을 접근해 중독법의 허점을 과학분석을 하는 등 인문학적 융합을 해야 한다”고 전향적인 태도를 밝혔다.

그렇지만 그의 가장 야심적인 카드는 ‘게임포럼’이다. 회장 선출되고 ‘게임중독법’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같이 발표했던 더욱 적극적인 활성화 방안이다. 학회 구조를 게임사들을 회원을 받아들이고, 자문위를 통해 전문가 그룹을 초빙하는 등 활짝 개방한다.

“게임산업이 바로 가장 모범적인 창조경제다. 제로베이스에서 자생적으로 성장해 10조대 매출로 성장했다. 그런데 역기능 요소로 발목이 잡혀있다”라고 말하는 그는 “게임포럼은 게임산업의 민감한 현안들을 발표 및 토론의 장”이라고 설명했다.

멤버도 정부와 학계, 업계와 언론사 등이 상호 소통하는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 그는 “조금 다르게 보면 달라진다. 분과모임을 활성화해 법, 제도, 정관계 전문가를 자문과 고문으로 위촉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법 분과에는 전문적인 변호사가 참가하는 연구모임을 결성한다. 또한 심리학적으로 연구모임도 만들 수 있다. 진흥원이나 문화부, 대기업들도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익어가고 있어 좀 더 많은 분들이 도와줄 것 같다”며 웃었다.

■ 전자공학도에서 도쿄대서 10년간 문화이력 ‘와우’ 고수
이 회장은 스스로 ‘횡적인 공부’를 했다고 말한다. 아닌게 아니라 숭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해, 같은 학교 국문과에서 석사를 밟았고, 10년간 일본 최고 대학인 도쿄대에서 문화를 전공한 별난 이력을 가졌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아무도 관심을 안두던 ‘스토리텔링’을 공부해 공주영상대학에 학과를 개설했고, 2001년 서울게임대학에 한국 최초 게임시나리오창작과를 열었고, 2003년 서강대 게임교육원 밑그림을 그려 현재 4개과(최소 스토리텔링-기획-그래픽-프로그래머 4개과는 필요한다고 강조) 500명의 학교로 키워냈다. 그는 현재 이 대학 디지털스토리텔링 교수다.

박선용 인디게임 스튜디오 터틀 크림 대표, 온라인게임 ‘드라고나’ 시나리오를 쓴 박석진 등 특출한 제자도 배출한 그는 지금도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와우)를 즐기는 게임 고수이기도 하다. 와우의 경우 모든 캐릭터의 만렙(최고 레벨)이다. 요즘은 ‘몬스터 길들이기’ 등 눈에 띄는 새 모바일 게임을 다 해본다.

마지막으로 그는 역시 다시 교수로 돌아왔다. 그는 오는 10일 열리는 서강대 게임교육원 발표회에 꼭 와보라며 깨알같은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서강대 게임교육원의 발표회에는 한 학기에 30~40 프로젝트가 선보여 100여개 업체들도 찾아오는 성공 모델케이스”라며 말했다.

“‘눈썹없는 모나리자’처럼 완벽한 스토리텔링은 없다. 유저의 마음을 파고드는 마케팅 해석, 기법으로 다가설 때 질적이 높아진다”는 이 스토리텔링 박사님이 ‘게임포럼’으로 어떤 스토리를 써낼지 게임업계가 시선을 집중되고 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아래는 이재홍 회장 한국게임학회 회장 선출 기념사

한국게임학회 제 7 대 회장에 선출된 저를 아낌없이 축하해 주신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여러분들께서 많이 염려해 주셨듯이, 게임산업에 드리워진 먹구름들로 인하여 어려운 시기에 학회장직을 맡게 된 듯합니다. 그래서 제 양 어깨가 무겁기만 합니다. 그러나 저를 격려하고 성원해 주시는 여러분들이 계셔서 든든합니다.

저는 10여년간 한국게임학회에서 전임 회장님들께서 이루어 놓은 업적들을 눈부시게 바라보며, 평회원, 이사, 상임이사, 감사, 부회장 등으로 두루 활동해 왔습니다. 학회활동이라는 것은 순수한 사명감을 가진 참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문화산업인 게임을 물질중독 범주에 넣는 우매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태를 지켜보며, 제자들을 양성하는 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나서야 할 시기라는 것을 인식하며, 회장선출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힘을 실어주신 학회의 전 구성원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2년간, 열심히 회장직을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한국게임학회의 제2의 도약을 꿈꾸며, 새로운 학회 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임기동안 제가 완성해야 할 미션은“적극적인 소통”에 있습니다. 학회 구성원간의 소통, 학회와 산업계의 소통, 공학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상상력이 융합될 수 있는 타 학회와의 소통을 중점적으로 추진해나갈 생각입니다.

게임학자들의 연구거리가 풍부해지고, 게임을 공부하는 제자들이 긍지를 느끼고, 국민들이 문화 콘텐츠로서의 게임의 순기능성에 흡족해 하고, 게임산업이 번창하여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그런 사회를 꿈꿉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제가 도움을 청할 경우에는 적극 도와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신중하게 수립하여, 조만간에 여러분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벌써 연말 분위기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올 한해의 마무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재홍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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