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영 교수의 부루마블] 올해 지스타 최대 수혜자는 테이블 보드게임

[신대영 교수의 부루마블] 올해 지스타 최대 수혜자는 테이블 보드게임

지난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한국에서 가장 핫한 곳은 바로 부산이었다. 최근 게임중독법 문제로 인해 이번 지스타에는 국내 메이저 온라인 게임회사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지난해 지스타의 최대 수혜자였던 대형 스마트 폰 게임개발 회사들마저 외면하여 사실 내심 걱정했다. 그러나 기우였다. 16일 오전10시 지인들이 보낸 준 페이스 북 사진에는 말로만 들었던 전설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지스타를 보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수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면서 입장하기 위해 선 줄이 벡스코 건물을 한바퀴 둘러쌌다고 한다. 무척 기분이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내년에는 더 성장한 지스타의 모습을 보고 싶다.

혼란스러운 국내 게임산업의 현 시점을 생각한다면, 2013 지스타의 흥행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는 지스타의 흥행 말고도 더 행복한 사건이 발생했다. “보드게임을 배우고 싶다면 지스타의 보드게임 부스를 찾아가라”고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다. 그 바람이 현실로 일어났다. 어쩌면 이번 지스타의 최대 수혜자는 테이블 보드게임일지도 모른다. 지스타 오픈 첫째날부터 마지막날까지 보드게임 부스는 연일 게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래서 이번 2013 지스타는 매우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사실 국내보드게임 시장은 매우 열악한 상태이다. ‘할리갈리’ ‘텀블링 몽키’ ‘카탄’ 등 외산 보드게임들이 국내 보드게임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지스타에서는 국내 보드게임 개발자들이 개발한 순수 국내 보드게임들이 그동안 외산 보드게임에 빼앗긴 인기들을 되찾고 있었다.

국내 1호 수출보드게임인 젬블로사의 ‘젬블로’는 여전히 보드게임 마니아들의 인기를 얻고 있었다. 2013년 국내 보드게임 시장의 최대 흥행작인 코리아보드게임의 ‘코코너츠’는 다시 한 번 흥행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의 최대 강자인 프로게이머 임요환과 홍진호의 톡톡 우드맨과 코코너츠 대결은 이번 지스타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리고 마지막 행복한 사건은 ‘고려’라는 보드게임의 등장이다. ‘고려’는 국내 보드게임 작가인 김건희(Gary Kim)씨가 개발하고 프랑스 보드게임 회사인 ‘문스터게임’이 퍼블리싱한 보드게임이다. 지난 9월9일 프랑스에 첫 출시된 ‘고려’는 발매 4일 만에 1000개의 판매고를 올린 데 이어 미국에서도 성공적인 런칭을 마쳤다고 한다.

‘고려’는 10세기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정치 지배력 게임으로 카드를 이용한 전략 보드게임이다. ‘고려’는 플레이 타임이 15분 내외의 짧아 보드게임 입문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매 게임마다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전략적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드게임 마니아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제 지스타의 열기는 식어가고 있지만 보드게임의 열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오고 있다. 따뜻한 방안에 멍하니 앉아 있지만 말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보드게임 한판 하시길 바란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콘텐츠스쿨 게임전공 교수 lorica1127@ck.ac.kr

■신대영 교수는?
-현 게임물등급위원회 등급재분류자문위원
-현 (사)한국게임마케팅포럼 이사
-현 게임자격검정제도 운영위원회 위원
-현 (사) 한국보드게임산업협회 고문

**다음 부루마블 여행은 2013 지스타라는 암초를 만나 항해를 중단하였지만 새로운 힘을 충전하여 동양과 서양을 잇는 형제의 나라 터키의 수도 이스탐불에서 만납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