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사 외면 속 B2C 썰렁...40% 늘어난 B2B 32개국 참가 북적

“관람객은 늘었지만, 주인공인 한국 게임사들에게 외면당한 ‘절반의 성공’이었다.”

글로벌 전시로 탈바꿈 중인 지스타2013가 17일 부산 벡스코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행사 주최가 정부에서 민간으로 실질 이양된 첫 해이자 게임 규제로 점철된 올해 지스타는 절반의 성공을 기록했다.

겉으로 볼 때 관람객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성과가 있다. 17일 지스타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는 지스타 일일 역대 최대 관람인원인 지난해 6만1588명의 기록이 경신되었다. 이틀차까지 전년 대비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토요일인 16일 관람인원이 6만8266명으로 역대 최대치보다 10.8% 늘어났다. 마지막날인 17일은 4만9000여명(추정치)을 기록했다.

■ 행사 꽃인 B2C관 한국사는 넥슨-다음만 참석
이번 행사는 ‘게임법’ 여파와 카톡 이후 모바일게임이 주도한 트렌드가 반영되어 주요 온라인 게임 기업들이 지스타에 대거 불참했다.

게임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B2C관엔 세계 최강팀 초청전인 ‘넥슨 인비테이셔널 슈퍼매치’로 관객몰이를 한 넥슨의 ‘도타2’, 다음의 신작 ‘검은사막’만 눈에 띄었을 뿐 다른 한국 게임사 부스는 없었다. 올해는 지스타 B2C 전시에 꾸준히 참여했던 네오위즈, NHN엔터테인먼트, 엔씨소프트, 위메이드, CJ E&M 넷마블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B2C 전시는 ‘00코리아 잔치’라는 말이 나왔다. 블리자드, 워게이밍넷, 닌텐도, 소니전자, 엔비디아 등 외국계 기업들이 부스의 중심을 차지한 탓이다. 특히 블리자드는 이미 미국서 열린 블리즈컨에서 소개한 신작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비롯해 ‘디아블로3’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 ‘하스스톤 : 워크래프트의 영웅들’ 을 지스타에서 그대로 공개하면서 관람객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국 게임으로만 보면 게임사가 아니라 게임 관련 고교-대학교들이 전신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지스타가 아니라 학스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현장에서 만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쇼는 단순한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직접 만나는 서비스 자리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수익을 많이 나는 대형 게임사들은 지스타에서 안방의 고객을 만나는 자리에 더 적극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아쉬워 했다.

지스타에 찾아온 전병헌 의원은 “해외 게임사들은 많이 참석했지만 한국 대형게임사는 참여가 부진하다고 들었다. 심각하다”며 “최근 일부 과다 규제 법안이 제출되면서 국내 게임 산업이 위축된 상황을 반영한 것이지만, 우려할 만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외국 바이어 북적...매년 규모가 커지는 B2B관
올해 지스타의 특징 중 하나는 기업들의 사업 지원을 목표로 꾸려진 B2B관이 활활 타올랐다는 점이다. 올해 B2B관은 처음으로 벡스코 신관 전시장 전체를 전시관으로 활용했다. 1026개 부스가 꾸며져 지난해보다 40% 이상 커지면서 단순 전시에서 비즈니스 장터로 영역을 넓혀지는 ‘지스타’의 면모를 보였다.

해외 유료바이어는 전년보다 66.3%이상 증가한 1397명을 기록했다. B2B관에 부스를 마련하지 못하는 중소 게임기업들은 지스타 투자마켓을 이용했다. 당초 신청보다 많은 국내외 28개 투자회사 및 유통사 참여해 국내 24개 게임프로젝트 및 개발사 대상 게임투자와 게임유통 상담을 진행했다.

한편 게임쇼 중 게임중독법을 비롯한 잇단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벡스코 야외전시장에서는 '중독법 반대서명운동'을 지스타 기간 중에 진행하였으며, 마지막날 오후 3시 기준으로 누적 1만3000명이 이에 동참했다.

행사 주최측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 남경필 의원도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이 있는 것은 맞다. 그렇다고 해서 산업 전체를 규제하고 발전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여당 내에서도 여러 이견이 엇갈리는 만큼 관련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4일 간의 지스타 잔치는 끝났다. 주최측은 민간이양 두 번째 해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게임비즈니스마켓으로 성장시켜, 글로벌 선도전시회로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B2C의 활성화할 대책이 없다면 한국 대형사들의 외면하는 상황은 이어질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잊지 말아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부산=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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