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년 전 합류 개발, 일본 역수출할 게임으로 1등 '기쁨 두배"

“2년 전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텅 빈 사무실서 시작했는데....”

이은미 팀장은 구미 코리아(gumi Korea)의 사번 2번이다. ‘도돈파치’ 라는 슈팅 게임으로 유명한 일본 케이브(CAVE)사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을 퍼블리싱한 PM이었다. 2012년 봄 합류한 구로디지털단지역에 위치한 초창기 사무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카펫이나 책상은 물론 인테리어도 안되어 있었다. 지금도 “카페에서 일을 하며 파티션 색을 골랐던 일이 어제처럼 생생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구미는 2012년 구미코리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등에도 해외지사를 만들었다. 구미 코리아에 합류한 후 1년 반. 이은미 팀장은 한번은 쓴맛을 봤고, 한번은 감격의 눈물도 흘렸다. 첫 게임 '트리니티소울즈'는 안타깝게 흥행불발. 하지만 두 번째 출시작 ‘진격1942 for Kakao’가 1위에 올랐을 땐 전직원 모두가 기뻐했다.

■ “진격 1942의 1등이란 엄청난 성과, 감개무량하다”

이은미 구미 코리아 팀장은 게임업계 드문 여성 PM이다. 서울 논현동 구미 코리아(대표 구니미츠 히로나오)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세 번째 게임 출시를 앞두었지만 씩씩했다. 그는 “아직도 얼떨떨하다”며 살짝 수줍어했다.

“‘진격 1942’가 지난 9월 17일 출시 이후 신규게임 1위에 올랐다. 1주가 지나도 여전히 1위를 차지했다. 순위권 내를 목표로 했는데 1위까지 올랐고, 추석기간 내내 카카오 1위를 차지하면서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하지만 구미 코리아의 한국 진출게임은 ‘진격 1942’가 처음이 아니다. 구미 코리아가 만든 1호 게임이자 카카오에 TCG로 최초 입점한 ‘트리니티소울즈’로 톡톡히 쓴맛을 봤다.

40명 규모의 아트팀을 관리하던 그가 뒤늦게 개발팀에 합류해 자체 제작한 고퀄리티 일러스트를 ‘트리니티소울즈’에 투입되었다. 하지만 초기 대응이 미흡한 부분이 아쉽다”고 회상했다. 이 게임은 TCG 선구자격이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 오락실 게임 향수 ‘추억사냥’과 카톡 경쟁 어필

두 번째 게임은 첫 번째의 실패가 보약이 되었다. 구두끈을 다시 질끈 매고 기존에 인기를 끌고 있던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같은 라이트한 게임보다 조금 더 미들 코어한 장르를 선택했다.

이를 위해 전세계 500만 다운로드 이상을 기록한 인기 모바일 슈팅게임 ‘iFighter 2: The Pacific 1942’의 IP(지식재산권)를 획득하여, 이름도 한국식으로 ‘진격 1942’로 바꾸고 한국에서 직접 개발했다. 출시 후 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 속에 3주만에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워낙 오락실 추억의 명작이어서 ‘3040 오락실 세대’에게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잘 맞아 떨어졌다. 여기에 카카오만의 소셜 요소를 추가한 것도 주효했다. “친구 사진을 넣어 ‘조금만 더 이길 수 있다’는 심리적 신경전을 부추기고, 게임이 끝나고 친구의 기체로 후속출격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업계 최초의 발상의 전환이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그는 “‘진격 1942’이 카카오 당일 1위, 출시 9일만에 구글 무료 1위 등 한국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고 본사에서도 깜짝 놀라 했다. 그리고 일본 서비스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만들어 일본으로 역 수출되는 상황이 되었다”라며 “구미 코리아가 다리가 되어 다양한 언어로 글로벌로 진출하고자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웃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쓴맛’ ‘단맛’ 다 보았고, 실력으로 역수출이라는 ‘쾌거’를 해낸 그의 남은 목표는 업계 1위에 오르는 것. ‘캔디크래쉬사가’와 함께 외국 게임사로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처음 진입한 저력이 있으니 그 꿈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 “여성의 섬세함이라는 것이 무기가 될 수 있다”

이은미 PM은 여성으로 PM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게임업계 특이한 존재다.

어린 시절 ‘페르시안 왕자’를 시작해 고등학교 때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처음 접했을 때, “다른 세상을 만난 것 같았다”. 내 손으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면서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중소 게임사에 입사했다가 2007년 일본으로 가 3개월마다 계약이 갱신하는 파견직으로 취업했다. 일본어를 못하니 죄다 뒤치다거리만 했다. 겨우 언어가 되어 정식 프로그래머가 되어 이직했다. 이후 다년간 여러 가지 ‘산전수전, 공중전’을 치렀다. 그런 덕분에 일본과 한국 시장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여자와 남자의 생물학적인 차이는 인정하지만, 일을 함에 있어서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한 이은미 PM. 그는 “여자들이 갖고 있는 섬세함이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브레이브프론티어’ 정통 RPG 붐 기대

그에게 구미 코리아의 컬러를 물어보았다. 그는 “모바일 게임-온라인 게임 등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색으로 보면 정열적인 레드 컬러다. 이제 직원이 60명이 되지만 회사 평균 연령층이 매우 젊고 그래서 게임 아이디어도 자유롭고 파워풀하다”라며 거침없이 말했다.

구미 코리아의 세 번째 타이틀이 궁금했다. 그는 “지난 7월 일본에서 출시되어 선풍적 인기와 더불어 정통RPG 붐을 일으킨 본격 신세대 RPG ‘브레이브프론티어’다.

‘브레이브 프론티어’는 마을을 기점으로 자원을 채취하고 생산, 조합을 할 수 있다. 또한, 전투방식은 턴 제로 진행되는 방식으로 몬스터 상성 관계가 존재하여 전략적으로 파티를 구성해야 한다.친구의 도움을 받아 전투에 참여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진행 가능하다.

그는 “실제 지난 9월 30일 출시한 이후 한 달도 안된 10월 24일 일본 구글 플레이 전체 10위, 게임 카테고리 9위로 톱 10에 진입했다. iOS에서도 8위로 두 시장에서 톱10이 되었다”고 전해 한국 시장에서도 흥행을 예측할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한국에서는 10월 29일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구글 마켓에 출시되었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gumikorea.games.bravefrontier

본사에서 ‘‘진격 1942’가 한국에서 이렇게 빨리 1등을 할 줄 몰랐다‘라고 말할 정도로 눈에 띄는 외국게임사로 주목받는 구미 코리아. 그는 “앞으로 한국에서 통하면 글로벌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하겠다”며 웃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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