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준 누리비스타 ‘와일드버스터’ 개발 PD

▲ '와일드버스터' 개발 총괄 최준 PD
[게임톡] 2008년 11월 ‘아이온’이 대중에게 선보였을 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기자들 앞에서 “온라인게임 개발은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했다. 온라인게임은 한 사람의 개발자가 잘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개발팀 전체의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었으리라.

여름 외부 공개, 연말 CBT를 목표로 개발 중인 ‘와일드버스터’의 개발사 누리비스타를 찾았다. 어릴 적부터 밑그림 구상을 했고, ‘에일리언’에서 영감을 얻어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MMORPG를 개발한 총괄 PD는 최준(40) 이사. 그는 “팀워크로 치면 ‘와일드버스터’ 개발팀이 한국 내 톱일 것”이라며 “올 지스타에서 해외 바이어에게 당당히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 게임이 기획된 것은 2008년. 넥슨 고졸 사원 1호, 3개월만의 디자인 팀장을 거쳐, YNK코리아로 옮겨 ‘로한’ 기획실장과 YNK 개발 총괄이사를 맡을 당시였다. 이후 다른 회사에서 이 게임개발 도중 프로그래머가 떠나고 1년여 월급도 제대로 못 받는 시련 속에서도 개발팀원 20여명이 남아 지켜냈다. 최 이사는 8년간 번 돈과 퇴직금을 쏟아부었다. “마치 사조직처럼” 버텨냈고, 지난해 5월 22명이 누리비스타에 합류했다. 개발이 한창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누리빌딩 사무실에서 최 이사를 만나 ‘와일드버스터’에 대한 모든 것을 들어봤다.

▲ 일그러지는 태양계
■ 육성과 대전 결합, 유니티 3D엔진의 MMORPG
코스닥 상장업체인 누리텔레콤의 자회사 누리비스타의 스타덕스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와일드버스터’는 지난달 26일 티저사이트를 오픈했다. 게임에 대한 정보를 일부 공개한 것.

이 게임에 대해 최준 PD는 “2008년부터 준비했다. 태양계에서 인간과 기계문명이 싸운다는 스토리로 제가 혼자 기획해 컨셉도 잡고, 그림도 그렸다. 원래 생각했던 이름은 ‘타이탄’이었다. 그런데 블리자드에서 ‘타이탄 프로젝트’를 들고 나와 메인 캐릭터 이름 중 하나인 ‘와일드버스터’를 택했다”며 “육성과 대전이 섞인 근미래가 배경인 SF물이다. 유니티 3D엔진으로 개발 중인 MMORPG”라고 소개했다.

▲ 기계문명의 침공
재밌는 것은 이 게임의 뿌리가 최 이사가 어렸을 적부터 만들어보고 싶어했고, 구상해와 자란 결실이라는 것. 마치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가 어린 시절 ‘스타워즈’ 시리즈의 모든 것을 기획했다는 이야기를 다시 만나는 데자뷰 느낌이랄까. 그는 “열 살 철없을 때 그려놨던 그림이 모티브다. 그것으로 만화를 만들고 싶었고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했다.

‘와일드버스터’는 한마디로 “군대 문화를 제대로 MMORPG에 녹여낸 게임”이다. “캐릭터는 모두 24개다. 다른 온라인게임들은 하나의 캐릭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하지만 버스터는 게임은 쉽고 캐릭터 성장은 빠르다. 제한된 시간에 많은 캐릭터를 육성하고 대전을 결합시켰다.”

■ “군대는 누구에게나 판타지, 중대 커뮤니티 구상”
최 이사는 군대에 대해 판타지를 갖고 있다. “저는 군대가 정말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가야 하는 곳이라서 궁금하고, 여자들은 안 가서 알고 싶고, 갔다온 남자들은 추억 속의 판타지가 아닌가?”

그는 특히 “영화 ‘에일리언’를 어린 나이에 보고 잠을 못 잤다. 이때 군대에 대한 환상이 생긴 것 같다. 시고니 위버 연기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모습을 생각하며 작업했는데 힘들더라”고 했다. 그가 이 게임에서 구상하는 커뮤니티 시스템도 당연히 군대식이다. 그는 “플레이어마다 군번이 있어 비슷한 시기의 입문자는 동기가 되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다. 또한 복무수첩이 매개가 되어 업적을 기록하고, 분대사람들이 모여 중대 길드 커뮤니티가 되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같이 하기 싫은 사람 만나는 것도 피곤한 일이다. 그는 “매칭 시스템도 목적을 등록하게 해 자종 파티도 구상중이다. 전장도 등급체제를 나누어 래더를 정해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캐릭터 카니지
이 게임은 육성이 초 스피드다. 1주일 보름이면 만렙이다. 만렙이 되고 나면 주저없이 다른 캐릭터를 키우면 된다. 기존의 게임이 “지금까지 키워온 게 아까워, 모은 아이템 돈 되니 못버렸다. 지겹지만 버텼다”면 ‘와일드버스터’는 다른 캐릭터를 선택해 즐기면 된다.

그가 생각하는 건 “전투를 콘텐츠화하는 것”. 상용화의 여지를 두고 있다. “최대 5명이 스쿼드(분대)를 이뤄 만렙 이후 깃발 뺏기, 거점점령 등의 승부를 겨루는 PVP나 몹잡기 등의 재미가 이 게임의 핵심이다. 대전은 5:5로 최대한 시스템을 낮춰려 한다. 보상 밸런스 자체를 공평하게 나눠 갖게 하는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그는 “소규모 리그전이 중심으로 필드에서 아무리 몹을 잡아도 돈이 안 떨어진다. 보급권을 교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먹은 아이템 또 먹기 위해 던전에 들어갈 수도 있다. 짧게짧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고 강조했다..

▲ 누리비스타 스타덕스 스튜디오 최준 이사(왼쪽)와 진치윤 기획팀 실장
■ 트렌드 적극 반영, 10년 베테랑 팀워크 손발 척척
MMORPG인 이 게임이 주목받는 또다른 이유는 SF라는 것과 함께 모바일 엔진에 주로 사용되는 유니티 3D를 엔진으로 택했다는 것. 그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크지만 인터페이스에서 모바일 연동도 고려하고, 100:100 등 대규모 사람 모으는 것이 점점 힘드는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했다.

현재 개발팀은 30명. 이 중 팀장, 그래픽, 기획팀장 등 10명은 YNK코리아에서 ‘로한’ 총괄 PD를 한 최준 이사와 모두 최소 10년 이상 한솥밥을 먹은 베테랑들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같이 했고, 잘된 것도 있고, 망한 것도 있지만 10년 이상 되니 눈빛만 봐도 척척이다.

그는 신인들의 반짝 아이디어나 패기보다 “상용화나 오픈 경험을 중요시”한다. 어차피 큰 얼개를 짜고 책임져야 하는 것은 고참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흥적인 아이디어보다 검증 안 된 것 가져와 생기는 파장을 무시 못해서다.

“후배들의 의견을 안 듣는 대신 데이터베이스는 모든 사원들이 공유한다. 선배들 한 번 믿어달라는 거지 후배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오픈 베타 경력을 만들어주고 싶어서다.” 그래서 리소스는 언제든지 열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 캐릭터 타이탄 트루퍼
■ 1년간의 고난의 결실 ‘지스타’서 선보이겠다
최 이사가 ‘와일드버스터’를 처음 기획한 것은 YNK코리아 ‘로한’ 개발실장으로 있다 YNK 개발 총괄이사로 있던 2008년. 이후 다른 회사로 옮겨 이 게임을 개발하던 중 예산 상의 이유로 개발이 삐그덕거렸다. 그 와중에 프로그래머는 떠나버렸고 무려 1년여 동안 월급도 나오지 않았다.

“명색이 개발 임원이었던 제가 8년간 번 돈과 퇴직금을 쏟아부어 프로그래머 없이 개발을 계속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 빼고 20명이 다 남아주었다. 돈 때문이라거나 어설픈 의리 때문이 아니었다. 이 게임을 완성하고 싶은 열망 때문이었다.”

지난해 5월 ‘와일드버스터’팀 22명이 누리비스타에 합류했다. 누리비스타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누리텔레콤의 자회사로 한게임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내맘대로Z9별’ 등 캐주얼게임과 MMO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한다.

그는 기회를 준 누리비스타에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다. “‘와일드버스터’는 그래픽 작업은 많이 진전되었다. 이처럼 특정파트는 개발이 진전되었고, 특정파트는 부족하다. 인지도가 없어 개발 인력을 구하기 너무 힘들지만 올 여름에는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1년간 배곯으며 힘들게 고생한 팀 전체를 위해서라도 퀄리티 있는 게임으로 완성하겠다. 그래서 지스타 B2B관에라도 출품해 해외바이어에게 보여주고 싶다. 또한 올 연말에는 CBT를 하고 싶다”며 의지를 피력했다.


▲ ‘와일드버스터’ 개발 PD 최준 이사 프로필
1993~1998 탑컴 디자인 조감독
1998~2001 넥슨 디자인 팀장
2002~2009 와이엔케이에 디자인 이사
2011년 5월~ 누리비스타 ‘와일드버스터’ PD
                    원화, 모델링, 배경, AD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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