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스트-인던-격전지 고퀄리티의 다양한 콘텐츠, 색감이 예쁜 아시아 판타지

월트디즈니 만화영화 속 공주님들은 ‘잠자는 숲속의 공주’나 ‘신데렐라’처럼 긴 금발머리와 커다란 눈과 쌍꺼풀, 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1998년에 처음 선보인 ‘뮬란’은 이전의 공주님들과 다른 모습이었다. 쌍꺼풀도 없고 옆으로 길게 찢어진 눈과 검은 머리는 ‘뮬란은 지금까지 등장한 공주들에 비해 너무 안 예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볼수록 빠져드는 묘한 동양적 매력을 가진 그녀는 디즈니가 인정한 8번째 공주로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이런 동양적 매력이 넘치는 게임이 공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로 NHN 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하고 폴리곤 게임즈가 개발한 동양 판타지 MMORPG ‘아스타’다. 10월 16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해 처음으로 맞은 주말동안 PC방 점유율 13위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뮬란’처럼 오묘한 매력을 가진 ‘아스타’에 살짝 빠져보자.

■ 철퇴 휘두르는 ‘오크’아닌, 구슬 안고 있는 ‘구미호’

‘아스타’는 지난해 지스타에 출품했다. 컨셉은 ‘아시아 판타지’라는 MMORPG였다. 다소 생소한 컨셉의 ‘아스타’는 얼핏 보기에도 아름다운 그래픽으로 유저를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부스에 있는 반응도 생소했다. “플레이하는 사람들 반응은 어때?”라고 물었을 때, “동양적인 와우(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같은 느낌이래”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당시 기자는 마침 부스 도우미를 하고 있어 트롤과 오크가 나오는 ‘와우’를 도깨비와 구미호가 나오는 ‘아스타’와 비교가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스타’를 처음 플레이 해보고 깨달을 수 있었다.

방대한 세계관과 개성넘치는 캐릭터, 따뜻한 색감의 그래픽과 다양한 콘텐츠 등 와우에서 느낄 수 있었던 ‘퀄리티 높은 게임’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일본-중국’의 신화와 전설이 바탕이 된 ‘아스타’의 세계관은 굉장히 신선했다. 동양권에서 아시아 판타지 세계관을 보고 신선하다고 느낀다는 점은 참 아이러니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곳곳에 있는 동양적 설정은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

캐릭터 또한 개성이 넘친다. 많은 사람들은 어깨가 건장한 오크가 철퇴를 휘두르고, 발이 커서 신발을 신을 수 없는 트롤이 황야를 뛰어다니며, 설원에서 난쟁이 드워프가 맥주를 마시는 서양적 세계관의 MMORPG에 익숙해져 있다. 하지만 ‘아스타’에서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도깨비나 하얀 꼬리가 달린 구미호는 외국 여행 중 파스타만 먹다가 라면을 발견한 것 같은 반가움이 든다.

MMORPG를 플레이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스타’를 처음 접해도 크게 어려운 점을 느끼지 못한다. 가게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비빔밥의 내용물이 비슷한것과 마찬가지다. 사소한 인터페이스의 구성은 다르지만 금방 익숙해질 수 있다.

그래픽의 경우 최근에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다. ‘아스타’의 경우 '이게 사람이야 게임이야?'라고 할 만큼 현실적인 그래픽의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게임 같아서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오랜 시간 플레이할 경우 눈이 힘겨워 하는 고사양 그래픽이 아니라 눈도 편하고 덤으로 컴퓨터도 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색감의 그래픽은 플레이하는 내내 ‘정말 예쁘다’라는 느낌을 준다. 붉게 휘날리는 꽃과 멀리 보이는 봉긋한 산은 ‘만약 현실적인 그래픽이었다면 오히려 칙칙한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유머 코드로 균형 잡은 ‘퀘스트’

‘아스타’는 크게 세 가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우선 처음 캐릭터를 생성하고 들어가면 퀘스트가 펼쳐진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모험도 즐길 수 있다. 퀘스트는 체감상 그렇게 많지도, 적지도 않게 적당한 정도다. 저렙 구간에 유저가 많아 퀘스트를 빨리 하기 위해서는 첫 타 싸움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몹 젠(몬스터의 재생성) 속도도 적당하다.

하지만 밥도 배불리 말고, 적당히 먹었을 때 왠지 아쉬운 법이다. 조금 더 많은 퀘스트가 있다면, 유저들끼리 눈치게임을 하면서 몹이 나오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퀘스트를 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유머러스한 퀘스트'가 있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퀘스트’라고 말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나나리 8마리 잡기 0/8]와 같이 몬스터를 잡는 종류이다. 하지만 ‘아스타’에서는 [떨어진 모자 주워주기] 등 클릭 한번이면 완료될 수 있는 간단한 퀘스트를 간간이 넣어 퀘스트가 너무 무겁거나 어렵게 흐르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었다.

또한 ‘아스타’에서는 저렙이라하더라도 다양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10레벨 야요 의인의 경우 공격과 자힐(자신의 힐)이 동시에 되는 스킬까지 포함한다면 4가지 힐 스킬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버프(능력을 강하게 해주는 스킬)와 마나를 채우는 기술 등 고급스킬까지 저렙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다양한 스킬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와우의 경우 ‘사제’ 직업의 힐 관련 스킬이 10가지가 넘는다. 처음 MMORPG를 플레이하는 사람은 ‘복잡하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익숙해진 유저들에게 다양한 스킬은 그만큼 색다른 플레이 경험을 줄 수 있다.

■ “잠깐만요~ 인던에서 기분전환하고 가실께요!”

‘인던(인스턴스 던전)’은 MMORPG의 꽃이다. 인던의 질이 게임의 성과를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저들의 큰 사랑을 받는 콘텐츠다. ‘아스타’에서 인스턴스 던전은 레벨 8부터 입장 가능하다. 7레벨부터 13레벨까지 이용 가능한 인던은 총 3개이며, 총 18개의 인던이 구현되어 있다.

MMORPG 공격대 던전에서 기자에게 “왜 눈과 손이 있는데 바닥을 피하지 못하니..”라며 안타깝게 외쳤던 수많은 공대장(공격대장)들을 떠올리며 인던을 플레이하기 전 미리 공략을 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했다. 하지만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그럴듯한 공략을 찾을 수 없었다. 저렙 인던이라 공략씩이나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자와 같은 ‘눈 뜬 장님’ 유저가 한명쯤은 있을텐데 가이드북이 없어 의아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왜 유저들이 저레벨 인던에 대한 가이드북이 필요하지 않았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아스타’의 저레벨 인던은 매우 간단하다. 3가지 모두 각각 컨셉의 차이는 있지만, 짧은 통로를 지나 동그랗고 커다란 방에서 보스 몬스터가 소환되고, 이를 처치하면 인던이 클리어된다.

하지만 단순히 인던 디자인이 단순하기 때문에 간단한 것은 아니다. 인던의 암묵적 공식인 탱커(파티원을 방어하는 역할) 1명-딜러(몬스터를 공격하는 역할) 3명-힐러(파티원의 체력을 채워주는 역할) 1명의 구조에서 벗어나 역할에 관계없이 3명의 유저가 모이면 인던이 열린다. 따라서 ‘탱느님(탱커+하느님의 합성어)’이나 ‘힐느님(힐러+하느님의 합성어)’이 없이 모두가 평등할 수 있다.

아직 저렙이라 특별히 몹을 메즈(일정 시간동안 활동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기)할 필요도 없지만, 3명이 눈치껏 알아서 메즈하고, 힐도 주고, 딜도 하면서 인던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월요일 저녁 7시 기준으로 판단할 때, ‘무작위 던전 신청’을 하고 3분안에 인던으로 들어갈 수 있다. 보통 10분안에 보스 몬스터까지 처치 가능하다. 계속되는 퀘스트로 레벨을 올리기 지루한 유저라면 인던에서 잠깐 기분전환을 하고 갈 수 있다.

■ "PVP는 만렙부터 시작이다”

PVP는 MMORPG에서 놓칠 수 없는 콘텐츠다. 게임성과 캐릭터의 밸런스를 단숨에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스타’에서 PVP 콘텐츠인 ‘격전지’를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10레벨까지 키워야 한다. 저레벨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격전지는 ‘몽중’, ‘도깨비 놀이터’, ‘오행의 고리’이다.

이 세 가지 격전지는 기존에 와우를 플레이했던 유저라면 좀더 빨리 익숙해질 수 있다. ‘몽중’은 ‘고대의 해안’, ‘도깨비 놀이터’는 ‘전쟁노래 협곡(일명 노래방)’과 ‘폭풍의 눈’, ‘오행의 고리’는 ‘알터랙 산맥(일명 알방)’의 플레이 방식을 익히고 있다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몽중’은 양 팀이 수비와 공격을 번갈아 하며 예언검 석실에 있는 검을 탈환하는 진영이 승리한다. ’도깨비 놀이터‘는 가운데에 보주가 생성되는데, 이를 가지고 특정 지점에 도착하면 1점을 얻을 수 있다. 먼저 5점을 획득한 진영이 승리한다. 마지막으로 ’오행의 고리‘는 진영의 전체 점수가 8000점에 도달하면 승리한다. 여기서는 거점을 점령하는 것이 포인트다.

기존에 전장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유저의 경우 ‘뭐가 뭔지 모르겠다’면서 아무것도 못하고 죽기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 퀘스트를 할 때 화면에 간단한 팁이 제공되듯, 전장 콘텐츠에서도 친절한 팁이 제공된다면 처음 하는 유저라도 조금 더 수월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스타’의 격전지에서는 단순히 치고박고 싸우면서 컨트롤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3가지 모두 각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므로 유저들은 자신의 입맛에 격전지를 맞게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게임에서 ‘레벨이 깡패다’와 ‘점사(집중공격)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다. 저레벨 전장의 경우 다양한 레벨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만큼, 격전지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과일이 익어야 단맛을 왈칵 느낄 수 있듯, 격전지를 온전히 즐기고 싶은 유저는 하루빨리 만렙을 찍는 것을 추천한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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