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트리노드 대표-정우진 NHN 엔터 센터장, 고도화된 퍼즐 기대

쭉쭉 긋고 시원하게 팡 터트리는 하반기 기대작 ‘포코팡’이 드디어 베일에 쌓인 출시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카카오톡 출시를 3일 앞둔 10월 8일, 경기도 판교 NHN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포코팡’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하반기 대표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포코팡’에 대한 궁금증으로 행사장은 50여명이 넘는 기자들로 꽉 찰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앱애니의 자료에 따르면, 구글플레이에서 전 세계 매출 순위를 볼 때 1위는 ‘퍼즐앤드래곤’, 2위는 ‘캔디크러쉬사가’, 그리고 3위는 ‘포코팡’이다. 카카오 출시 이후 한국에서 과연 국민게임으로 등극할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부산사나이 김준수 트리노드 대표가 직접 회사를 소개하고 ‘포코팡’에 대한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주었다. 또한 정우진 NHN 엔터테인먼트 센터장도 자리해 첫 인터뷰를 하는 김준수 대표를 든든하게 지원해주는 지원군 역할을 맡았다.

■ “스타트업은 흔들리지 말고 자기만의 색깔을 갖자”

트리노드가 부산에 있는 회사인 만큼 취재가 어려워 질문을 쌓아둘 수밖에 없었던 기자들은 기다렸다는 듯 김 대표에게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다.

우선 트리노드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포코팡’의 개발 주역인 6명이 어떻게 모이게 되었는지 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처음에는 2명이서 시작했다. 그래픽을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 늘게 되고, 점차 인력들이 충원되면서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 처음 창업할 때는 ‘잘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지, ‘퍼즐을 만들어서 대박내자’라는 마음은 아니었다”며 이야기했다.

부산에서 개발하며 고충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그는 “회사의 덩치가 작으니 개발을 진행할 때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인력 부분은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소규모 개발사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의 조언으로는 “스타트업은 어느정도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이 때 다른 곳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들의 게임에 자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유혹에 흔들리기 쉽다. 자기 색깔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심을 담아 충고했다.

이어 “사실 ‘포코팡’의 경우 전작인 ‘파타포코 애니멀’에서 캐릭터를 그대로 따왔다. 다시 한번 사용하려는 의도였지만, 지금와서보니 디즈니처럼 하나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리고 ‘파타포코 애니멀’이 잘 안됐기 때문에 지금의 ‘포코팡’이 있을 수 있었다. 순간적인 것에 흔들리지 말고, 믿음을 갖자”고 덧붙였다.

■ “게임 호흡의 황금비율은 6방향 한붓그리기”

게임에 대해 왜 ‘포코팡’이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는지 질문이 있었다. 어느 기자는 NHN 엔터테인먼트에서 출시한 새로운 게임 '포커팡'인줄 알았다고 이야기하며 깨알같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포코팡’ 이전의 게임은 ‘파타포코 애니멀’이다. 이는 일본 라인팀에서 지어준 이름인데, ‘파타’가 맞추고, ‘포코’는 쓰러트린다라는 의미로 한국말로 따지면 ‘우당탕’ 같은 느낌이다. 차기작을 전작에서 어떻게 가져올까 고민하다가 ‘파타팡’은 어감이 안좋아 귀여운 ‘포코팡’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포코팡’을 다른 퍼즐 장르와 비교했을 때 ‘콜라’와 ‘사이다’같은 게임이라 이야기한다. “‘포코팡’은 어디에도 없는 게임이다. 다른 게임을 비교했을 때 충돌되는 장르가 있지만, ‘포코팡’의 경우 순수 창작이므로 겹치지 않는다. 퍼즐이라는 장르는 같지만 게임에서는 완전히 다르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포코팡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노력의 결실’이다. 그는 “퍼즐게임을 많이 해본 결과,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빨라도, 너무 루즈해져도 안된다. 그 적당한 황금비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도입된 것 중 하나가 6방향 한붓그리기 게임 방식이다. 똑같은 패턴이더라도 어떤 사람은 끊어서 그리고, 어떤 사람은 한번에 잇는다. 그래서 각자 호흡을 조절할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이라 유저들이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테스트를 통해 좋은 반응을 보여 다행이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모바일 게임의 트랜드는 너무 가벼운 퍼즐보다는 약간은 코어한 게임이 인기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자 김 대표는 “퍼즐에 대한 사랑은 식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포코팡’의 경우 비슷한 장르가 사랑받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보다 고도화된 퍼즐로 충분히 사랑받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전했다.

■ “일본에서 매출 1등을 하고 나니 마음이 싱숭생숭”

처음에 어떻게 그 까다롭다는 라인에 올리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많았다. ‘줄이 있는게 아니냐’는 소문도 있을 정도였다. 그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게임을 한게임이 관심을 보이면서 라인과 연이 닿을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라인과의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8개월만에 차기작을 준비했고, 그것이 ‘포코팡’이다. 어쩌면 ‘포코팡’은 라인과의 끈을 위한 절실함 때문에 탄생되었는지도 모른다”며 호탕하게 대답했다.

그렇다면 라인 버전과 카카오톡 버전에 서로 다른 점은 없을까? 김 대표는 “라인이 먼저 출시되었기 때문에 진도가 더 나간 상태다. 현재 라인의 경우 무기 업그레이드가 80까지 가능하지만, 카카오톡 버전은 30까지 나와있다.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는 단계별로 성장 그래프가 있다. 처음에는 게임에 대해서 알아갈 수 있도록 단순해야하고, 점점 익숙해진 다음에는 심도있는 기능이 생기는 것이다. 라인 버전이 심화된 버전이라면, 카톡 버전은 기본 버전이다”고 전했다.

이렇게 어렵게 들어간 라인을 통해 처음 일본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는 “일본 앱스토어에서 ‘퍼즐앤드래곤’은 배너라고 말한다. 도저히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깐이지만 1위에 오르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싱숭생숭해졌다. ‘어떻게 하면 또 이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계속 랭킹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직원들도 일은 안하고 랭킹만 보기도 했다”며 당시의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그는 “그 전까지는 ‘어떻게 배너를 이겨’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막상 이기고 나니 ‘할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보다 더 내용을 풍성하게 만들고, 업데이트도 꾸준히 유저에게 맞춰 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직관적인 퍼즐이라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 “트위터에서 1초에 2~3건씩 ‘포코팡’ 글 올라온다”

일본에서는 어떤 연령과 성별에서 사랑을 받고 있을까? 김 대표는 “일본에서는 여성유저를 타겟으로 잡았다. 트위터에서 가타가나로 ‘포코팡’을 검색해보면 1초에 2~3건씩 글이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엄마가 딸에게 처음으로 보낸 라인 메시지가 ‘포코팡’ 게임 요청이었다는 글도 올라올 정도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다. 지금은 워낙 다운로드가 많이 되어 다양한 연령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글로벌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한국 시장은 글로벌과 또 다르다. 한국에서 ‘포코팡’의 차별화된 점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그는 “가장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것은 한글화다. 한국 게임이 한글화 되었다는 것은 이상하지만, 라인으로 출시되었을 때도 한글화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한국에 맞는 캐릭터와 ‘히어로보니’를 지급하는 사정등록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나라에 출시 예정은 “사실 조직이 작아 빠르게 대응하기는 어렵다. 한국도 지금 출시한 상황이라 결과에 따라 적절한 시기를 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코팡’의 경우 플랫폼이 매우 중요하다. 랭킹 기반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에 서비스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부산에 소재한 게임 개발사인 트리노드인 만큼,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까? 대답은 예스다. 정우진 센터장은 “특별히 행사장 안에 부스를 차리지 않고, 행사장 밖에 옥외 부스를 마련할 예정이다. 그 외 부산 지역 곳곳에 게임을 알리는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포코팡’ 자체가 하드코어한 게임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나 게임 축제인 지스타 기간에는 게임을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고 이야기했다.

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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