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e스팟] 네이버 '10년 전성시대'와 그 敵들

한국은 전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독특한 IT지형을 갖고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이 10년간 전성시대를 구가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맥을 못추고, 그 이전엔 야후가 “제발 한국에서 야후를 포털로 넣지마라"고 할 정도로 토종이 강세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던가. 권력도 10년이 되면 절로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 요즘 소리소문없이 퍼지는 말 중의 하나는 한국의 공룡 포털이 과연 스마트폰 시대,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에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다.

지금 한국 포털은 위기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1500만 명으로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내년에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PC사용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친다. 모바일 검색시장이 PC웹 검색시장을 능가할 것이란 분석도 슬슬 나오기 시작했다.

검색의 경우 모바일 환경에서 외국 검색엔진 구글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스마트폰 검색 기본사양은 85%가 구글이다. 최근에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검색 조작 의혹, 개인정보 대량 해킹사태, 파워 블로거의 돈받고 글 써주는 영리 행위가 거센 질타를 받고 있다.

PC 웹환경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의 득세에 치여 그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SNS서비스의 영향력이 커져가면서 포털들은 어떤 타격을 입었을까.

인터넷 시장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따르면 SNS 사용자가 급증한 2010년 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 6개월 동안 월간 페이스북 페이지뷰는 5만 건에서 150만 건으로 30배 이상 늘었다. 네이버는 2660만여 건에서 2372만여 건으로 뚝 떨어졌다. 다음은 1854만 건에서 1586만 건, 네이트는 741만에서 542만 건으로 각각 200만, 300만 건씩 줄었다. 주요언론사닷컴의 네이버 의존도도 10% 이상 감소했다.

모바일 환경이 촉발시킨 변화는 중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의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여론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자 중국공산당은 급기야 지난 2일 간부들에게 “웨이보를 통해 국민과 소통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중국에서는 2009년 8월 포털 사이트인 시나닷컴에서 트위터를 흉내낸 웨이보닷컴을 개설했다. 이후 텅신, 바이두, 왕이 등 다른 포털들도 잇달아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 3월 웨이보의 가입자는 1억 4000만명이고, 전체를 합치면 2억 5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의 50대 중대 이슈 중 웨이보를 통해 최초로 알려진 것은 11건이다. 무려 22%에 달했다. 내몽골 시위, 김정일 방중 등 올해도 실시간으로 전파되며 주목을 받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인터넷을 통제해온 중국 공산당이 ‘철통같이 막아도 뉴스는 퍼진다’며 웨이보에 꼬리를 내리는 일이 발생했다. 실제로 정부기관인 베이징소방국은 지난달 29일 시나 웨이보닷컴에 가입해 재난사고와 관련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포털 중 네이버는 한국판 트위터 ‘미투데이’를 운영중이다. 하지만 성장세는 트위터에 비해 훨씬 못미친다. 네이버의 폐쇄성과 검색어 조작 등으로 이름처럼 트위터를 ‘미투’하는데 머물러 있다는 평이다.

한국에서 스마트폰 증가는 포털의 검색량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SNS는 위기 상황에서 모든 미디어를 뺨칠 정도의 속보성과 무한대의 실시간 전파력을 자랑했다. 성남의 보궐선거를 비롯, 올 여름 서울 시내, 특히 강남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워터파크’(?)가 되었다는 농담을 부른 물난리 때 SNS는 위력을 발휘했다. 미디어 역할을 톡톡히 했고 재난 방송을 대체했다.

이처럼 권불십년 포털의 철옹성은 5년 된 트위터의 벌떼 공격에 흔들리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심지어 전통 미디어인 신문 방송마저 SNS의 위력에 휘청거리고 있다. 인터넷 통제로 유명한 중국에서 벌어지는 '웨이보 소통' 권유는 IT 미래를 비추는 한 거울일까?

한국 포털은 모바일 환경과 SNS로 인해 안팎의 위기를 맞았다. 10년 동안 앞 못보고 눈앞의 달콤한 쾌락에 안주한 대가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위기는 SNS와 스마트폰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아니다. 점점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가는 포털들의 정체성 바로 그 자체다.  

이처럼 권불십년 포털의 철옹성은 5년 된 트위터의 벌떼 공격에 흔들리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심지어 전통 미디어인 신문 방송마저 SNS의 위력에 휘청거리고 있다. 인터넷 통제로 유명한 중국에서 벌어지는 '웨이보 소통' 권유는 IT 미래를 비추는 한 거울일까?

한국 포털은 모바일 환경과 SNS로 인해 안팎의 위기를 맞았다. 10년 동안 앞 못보고 눈앞의 달콤한 쾌락에 안주한 대가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위기는 SNS와 스마트폰 시대를 예측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아니다. 점점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어가는 포털들의 정체성 바로 그 자체다.

일간경기 20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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