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의 e스팟]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의 불편한 진실

트위터가 세상에 선을 보인 건 2006년 7월 13일이다. 딱 5년 전의 일이다. 소셜과 개방을 상징하는 트위터는 지구촌 인류의 삶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우선 전 세계 3억명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중동 민주화운동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인터넷에 이은 '수평적 소통의 제2의 정보혁명'으로 극찬받았다. 일본 대지진에서는 긴급 소통기구로 소방대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처럼 트위터는 끝임없이 확산되는 정보와 극단적으로 빠른 확산 속도를 가진 플랫폼의 대명사로 우뚝 섰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트위터 외부개발자 앱은 100만 건을 돌파했다. 1년 전 15만 건에서 7배가 늘어났다. 1.5초당 1개의 애플리케이션이 등록되고 있다. 트위터 개발자만 전세계 75만명을 헤아린다. 최근에는 4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도 지난해 37억원에서 올해 8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트위터에 관한 '불편한 진실' 또한 존재한다. 사용자의 증가와 소셜, 개방성에도 불구하고 수익모델은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 또 자칫 많은 사람을 거짓으로 속이는 혹세무민의 위험성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선보인 '프로모트드 트윗'이라는 광고모델이 올해 1억 5000만달러의 매출을 발생시킨다는 소식이 들려오긴 한다. 하지만 페이스북의 18억 6000만 달러에는 한참 못 미친다. 창업자 에번 윌리엄스와 비즈 스톤이 이 회사를 떠난 것도 성장의 한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미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오바마 암살' 오보는 트위터 계정이 해킹당해 벌어졌다. 이 계정복구는 5시간이 걸렸다. 또한 지난 5일에는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에서 영국법인 명의의 트위터 계정이 해킹 당한 바 있다. 이것만으로도 트위터의 이용 확인시스템이 허술하다는 것과 악용될 경우 사이버 테러를 능가하는 흉기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방증한다.
 
중국에선 연일 트위터와 유사한 중국판 단문메시지 '웨이보'(微博)의 가입자가 급증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지난해 말 가입자는 트위터와 맞먹는 2억 3500만 명에 달했다. 전년보다 25% 늘었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 포털 텅쉰이 운영하는 웨이보는 5월 말 기준 2억을 돌파했다. 지난 1월 1억을 돌파한 지 4개월만이다. 텅쉰 외에도 시나 등 주요 포털에서도 웨이보 개설 붐이 일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웨이보가 활성화되면서 '정보와 뉴스를 전파하는 매체'로서의 영향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는 것. 지난해 중국에서 이슈가 되었던 50대 중대 사건 가운데 웨이보를 통해 최초로 세상에 알려진 것이 11건에 달했다. 또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73%가 웨이보를 가장 중요한 정보 수집 수단으로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의 활약도 대단했다. 당국의 통제를 받는 관영 매체가 일절 보도하지 않았던 내몽고 시위 등 사회적 이슈나 분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파되면서 웨이보가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사망설이 급속히 확산된 것처럼,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 철저한 검증없이 웨이보를 통해 전파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이 일었다.
 
트위터는 '짹짹' 작은 새가 우는 소리라는 뜻이다. 짧게 재잘되는 모양새인 단문메시지로 140자의 마력으로 표현된다. 소셜 네트워크로 연결돼 '지저귀는 새가 천리를 가는 격'이라는 트위터. 트위터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여전히 높지만 ‘불편한 진실’은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설문 응답자 80%가 80억 달러의 가치가 없다고 응답한 것처럼 거품론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오바마 암살설이나 장쩌민 사망설 등 계정 해킹이나 거짓 추측이 난무해 수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속여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트위터가 정보와 뉴스를 전파하는 매체로서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의도적이고 악의적으로 정보를 퍼트려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도 커진다. 그게 바로 사이버 테러가 아니고 무엇일까?
 
박명기 기자 20110714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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