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전자가면 등장, ‘대마왕’ 뮤직비디오 촬영 환호

한국 최초 본격 일렉트로닉(일렉) 그룹 ‘데블마우스’
[게임톡 JOY] “어, 저게 뭐지?” 지난 25일 서울 강남 신사동 클럽 ‘홀릭’. 자정을 코앞에 둔 시각에 도깨비 뿔에 마치 눈사람 같은 둥근 대형 전자가면을 앞세운 일행이 등장했다. 주위에는 부산하게 카메라들이 에워쌌다.

바로 한국 최초 본격 일렉트로닉(일렉) 그룹 ‘데블마우스’의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이었다. 장내를 특별히 정리하지도 않고 깜짝 이벤트처럼 진행된 촬영 내내 클러버들은 데블마우스가 부르는 1집 타이틀곡 ‘Flow Me’와 또다른 곡 ‘Everybody’의 쿵치따치쿵치따치=쿵쿵쿵쿵(4박자 4박) 4박자 일렉트로닉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어댔다. 박수와 환호도 이어졌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일렉음악 열풍이 지구촌을 휩쓸고 있다. 클럽에서도 일렉음악은 클러버들의 핫이슈다. 비트음악에서 흑인은 힙합, 백인은 일렉트로닉으로 나뉘어 발전해왔고, 한국에서는 2000년 말 이후 홍대나 신사동, 압구정동 클럽들의 주류음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날 클럽 ‘홀릭’에서 첫선을 보인 데블마우스는 파격적인 의상과 새로운 음악으로 한국 가요계에 주류음악 교체를 선언했다. 뮤비 촬영 후 만난 데블마우스의 보컬 대마왕은 “4000여명의 클러버들이 팝적인 요소가 가미된 ‘Flow Me’와 메탈쪽에 가까운 ‘Everybody’ 등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쉽게 호응해왔다. 오늘 무대가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너무 좋다. 기존 아이돌 위주의 가요판에서 힙합이나 가요가 아닌 일렉으로 완전히 뒤엎어놓겠다”고 말했다.

데블마우스는 1년 정도 준비과정을 거친 일렉의 특별기획상품. 가수 ‘대마왕’과 댄서 4명, 피처링(객원 보컬), 랩-DJ ‘데블키스’ 그리고 전자가면 ‘데블마우스’로 구성됐다. 의상도 일렉트로닉 풍이다. 각 멤버들의 몸과 헤드폰 귀덮개 부분, 댄서 안경 부분 등에는 사이버틱한 LED 불빛이 반짝거렸다. 비용만 무려 2000만원이 들었다.

소속사 사탕엔터테인먼트는 인근에 힙합클럽 ‘팬텀’의 공동소유주이기도 한 일렉클럽 ‘홀릭’의 주인이자 ‘클럽왕’으로 잘 알려진 이강희씨가 설립했다. 그는 전자가면을 직접 쓰고 무대에 오르는 의욕을 과시했다.

이 대표가 밝힌 데블마우스의 기획 의도. “댄스음악의 주류는 이제 일렉이다. 다운타운 클럽에서는 이미 폭발적인 인기 아이템이다. 지난해 8월 개장한 홀릭은 부산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올 정도”라며 “10년 된 한국 일렉음악에 전문음악 뮤지션이 없다. 한국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기획하게 됐다.”

이 대표는 “무대에 등장한 도깨비뿔의 가면과 데블마우스라는 팀명은 ‘말을 주의하라’ ‘왕따를 근절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음반이 출시되는 4월 14일 홀릭에서 쇼케이스를 연다. 앞으로 데블마우스는 한 달에 한번식 ‘왕따 근절’ 파티를 열겠다”고 했다.

클럽이 나이트클럽과 가장 다른 점은 중간에 블루스타임이 없이 계속 댄스가 이어진다는 것. 일렉음악도 자정 전에는 BPM(분당 박자수) 120의 하우스였다가 3시 전후에 140 BPM의 트랜스(Trance)로 넘어갔다. 사람이 점점 많아진 클럽은 이동하기조차 힘들었지만 클러버들은 계속 달렸다. 4시가 넘어가자 이제는 사이트랜스(사이키델릭)로 더 빨라졌다. 같은 음악이지만 템포와 비트가 빨라지는 것은 하나만 들으면 지겨워져서다.

이른바 똥 싼 바지로 통하는 베기에다 블랙컬러, 아이온 느낌의 팔찌 등 파격적인 의상의 대마왕은 “젊은이들이 있는 곳에서 더 신나게 즐기며 같이 젊어지고 싶다. 오늘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마치 콘서트한 기분”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데블마우스의 가수 대마왕.
대마왕은 데블마우스의 야심찬 공연포부도 털어놓았다. “일렉음악의 본고장인 영국 다운타운과 섬전체가 클럽으로 5만~10만명의 일렉 클러버들이 모이는 스페인 이비자섬에서 공연하고 싶다.”

한국 가요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데블마우스가 과연 그들의 호언장담대로 가요판을 완전히 갈아엎을지,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데블마우스의 공연은 ‘홀릭’의 열혈 클러버 앞에서 언제나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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