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래빗 송재학 이사, “일본 이어 한국 1위, 넥슨도 들썩”

온라인게임 최강 강자 넥슨이 드디어 모바일 게임에서 두각을 내고 있다. 그 신호탄이 릴레이 액션게임 ‘판타지러너즈’다. 일본에서 1위에 올랐던 이 게임은 한국에서 넥슨을 통해 17일 서비스 시작해 애플 국내 앱스토어 및 카카오 게임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초반 인기몰이를 하지만 넥슨에서는 “오랜만에 넥슨다운 게임이 나왔다”며 희희낙락이다. 또한 온라인게임 분야에서는 둘째라면 서러울 넥슨이 모바일 게임에서 퍼블리싱한 게임이 첫 1위 테이프를 끊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넥슨의 창업지원 사무실 NPC(넥슨앤파트너즈센터)에서 배출한 게임이라 겹경사를 맞았다.

이 게임의 개발사는 문래빗(Moonrabbit), 창업 멤버는 겁 없는 20대 중반 세 명의 청년들이다. 사무실도 없이 각자 재택근무하다 넥슨이 공짜(?)로 지원해준 창업지원 사무실 NPC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서울 선릉역 앞 NPC 회의실에서 문래빗 송재학 이사(사진)를 만났다. 이 자리는 넥슨 안영균 모바일사업팀 부팀장도 동석했다.

■다른 런 게임과 달리 “동시에 뛴다”는 컨셉 돌풍
‘판타지러너즈’는 런 게임이다. 올해 들어 카카오톡 게임하기에서 ‘윈드러너’ ‘쿠키런’ ‘칼칼칼’로 이어지는 연속 히트게임 계보를 쓴 장르게임이다. 이 게임의 전작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게임으로 처음 1위에 올랐던 ‘판타지러너즈’다. 1년 5개월여만에 카카오톡 게임으로 컴백한 ‘판타지러너즈’는 계보로만 보면 모바일 게임계의 러닝게임의 할아버지격이다.

그렇다면 기존 한국 히트 런게임들과 ‘판타지러너즈’의 차별성을 어떤 것일까.

송재학 이사는 “기존 런 게임은 캐릭터가 혼자 달린다. 판타지러너즈는 ‘4명이 달리고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러닝+액션 소셜성을 강화했다. 친구 캐릭터를 데려올 수 있는데 반응이 좋다. 윈드러너와 쿠키런이 장애물을 넘는 런게임에 비해 판타지러너즈는 ‘몬스터를 쓰러뜨리는 것’으로 관리를 하는 재미가 있다”며 강조했다.

그는 또 “카카오버전으로 다시 만들면서 약 10여 명의 캐릭터가 존재했던 전작과는 달리 41종의 다양한 캐릭터가 늘었다. 캐릭터별로 장비를 착용하고 HP를 넣고 RPG 요소인 캐릭터 성장(강화와 합성)과 뽑는 재미도 넣었는데 유저들이 많이 좋아한다”고 인기비결을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넥슨 안영균 모바일사업팀 부팀장이 나섰다. “게임 처음에 스토리가 내려온다. 이것은 원래 없었다. 넥슨 사내 테스트에서 스토리가 없다는 의견이 나와 ‘왜 4명이 뛰느냐’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오프닝에 반영했다. 애니메이션으로 툰으로 반영해 인기를 끌었다”라고 말했다.

■ 넥슨 안팎 “오랜만에 넥슨다운 게임이 나왔다”
역시 ‘판타지러너즈’는 ‘혼자’가 아니라 친구와 ‘함께’ 달렸다. 카카오톡에서 경쟁만 부각되었지만 이 게임은 친구와 협력하는 요소를 강조해 어필했다. 개발사와 퍼블리싱사의 호흡도 척척 맞아 ‘넥슨답다’는 칭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도 찰떡공조가 이뤄졌다. ‘캐릭터가 너무 차갑다’는 지적이 나오자 ‘캐릭터 매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사전 등록에 지급한 ‘토리네’를 비롯한 하나하나의 캐릭터 자체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서 저연령 캐주얼 게임에서 강점을 가진 넥슨의 DNA가 발휘했다. 그 결과 “오랜만에 넥슨다운 게임이 나왔다”는 평이 나왔다.

송재학 이사와 넥슨 안영균 모바일사업팀 부팀장(왼쪽).
시장에서 반응도 점점 달구고 있다. 지난달 23일 1주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앱스토어 인기 무료 1위, 매출 4위에 올랐다. 안드로이드 무료 인기 2위에 올랐고 구글플레이 매출 14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넥슨이 모바일게임에서 한 번도 올라가보지 않은 순위다.

이 게임은 넥슨이 NPC를 통해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인큐베이터 성공한 첫 케이스라 더 주목을 받고 있다. 넥슨은 이 게임의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어 일본에서 이미 성공 사례를 만들었던 게임을 갖고 시즌2의 새 신화를 쓸 수 있는지 관심을 모아졌다.

■ 20대 창업 3인방 ‘의기투합’ 스도쿠-런게임 일본 1위
문래빗 창업 3인방의 만나는 과정도 재밌다. 아이폰 도입되고 갓 시장이 열린 상황에서 카이스트 전산과 학사과정에 있는 송 이사가 동아리선배인 장윤기 대표에게 ‘아이폰 게임 만들자’고 부추겼다. 그리고 박성신 아트디렉터를 인터넷에서 만나 의기투합했다.

문래빗 창업 3인방. 장윤기 대표-송재학 이사-박성신 이사(왼쪽부터).
그런데 병특(병역특례) 문제로 있어 서로 같이 게임을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개발 습작으로 스도쿠 게임을 만들었지만 좋은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국 앱스토어에 출시하자마자 1위에 올랐다. 그는 “지금도 ‘그 스도쿠 만든 사람들’이라고 기억해줘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와 송 이사는 병특으로 가 있는 상황에서 박성신 이사가 2011~2012년 1년 넘게 게임 ‘판타지러너즈’를 혼자 개발했다. 송 이사와 장 대표는 틈틈이 “이렇게 바꾸었으면 좋겠다” 등 피드백을 주며 조언했다. 펜타비전 탭소닉팀 프로그래머와 네오위즈 모바일플랫폼팀 클라이언트 파트장을 거친 송 이사는 “제가 보기엔 망하겠다. 망하면 내가 가져가 돈이나 벌어야겠다”며 구경꾼 비스하게 ‘간’을 보았다.

그런데 ‘스도쿠가 잘 되었으니까’라고 생각하며 처음부터 일본어 번역을 해 런칭한 일본에서 반응이 왔다. “광고 등 어떤 액션도 하지 않았는데 그래픽이 먹힌 것 같다”며 “당시 런 게임이 관심이 많았는데 실제 런 게임이 없었다. 그리고 분류 장르에서 RPG로 돼 쉽게 노출되는 공간으로 배치되었다. 경쟁작이 없어 더 관심을 받는 행운이 찾아왔다”며 “드디어 일본 앱스토어 유료 게임 1위를 찍었다”고 소개했다.

■ ‘달토끼’ 이름 비밀 알고보니 문근영
문래빗 창업 멤버는 장윤기 대표와 송재학 프로그래머, 그리고 박성신 아트디렉터다. 박성신 이사가 87년생으로 맏형이고, 장윤기 대표가 88년생, 송재학 이사가 89년생이다. 속된 말로 ‘간이 싱싱한’ 20대 중반 젊은이들이다.

송 이사는 “그동안 말이 인디 개발자지 백수나 마찬가지였다. 일본에서 유료 1위에 올랐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 창업 3인방도 사무실도 없어 말이 인디개발자지 백수나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그들의 인생의 전환이 된 것은 올해 1월. 장 대표가 병특을 마치고 사무실을 구하는 중 NPC 공고가 떴다. 모바일사업팀 장유리 팀장이 직접 연락이 온 것. 그는 “올해 넥슨이 지원해 회사도 창업했고, NPC에 입주해 사무실도 공짜(?)로 얻었다. 지금은 프로그래머 4명, 디자이너 3명, 경영지원 1명 등 직원도 8명까지 늘었다”고 스스로 대견해 했다.

문래빗의 강점과 단점에 대해 송 이사는 “앱스토어 초기부터 개발을 시작해 시장 변화에 남보다 적응을 빠르게 한다. 박 이사는 디자인적인 외에 충돌이 없고, 장 대표는 게임 메커니즘에 대해 완고하지만 3명이 호흡을 잘 맞는다. 기획도 역시 3인방이 주도한다. 하지만 관리경험이 없어 좀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합리적이며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지향하는 문래빗. 회사명 작명 비밀도 재밌다. “장 대표가 병특으로 헤어지고, 장 이사와 박 이사가 원룸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게임을 개발했다. 박이사가 토끼를 좋아해 ‘달토끼’라는 회사로 이름을 지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토끼를 좋아서가 ‘문근영’을 좋아서 ‘문래빗’을 추천했다”며 웃었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문래빗 연혁

2009년 10월 스도쿠 출시(한국 앱스토어 유료 전체 1위 등)
2011년 03월 스도쿠 신버전 업데이트 출시 (일본 앱스토어 무료 전체 2위 등)
2012년 02월 판타지x러너즈 출시 (일본 앱스토어 유료 게임 1위 등)
2013년 01월 회사 설립
2013년 02월 NPC 입주
2013년 7월 판타지러너즈 for Kakao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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