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기 e스팟] 블리자드 ‘퀀텀점프’ 8가지 도약의 비밀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마이크 모하임 사장의 별명은 ‘마 사장’이다. 한국 기자들은 회견 때 그에게 스스럼없이 ‘마 사장님’이라고 부른다. 많은 기자들은 그의 한글 명함을 갖고 있다. 블리자드 직원들은 근속연수에 따라 그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받는다. 근속 연수 5년이면 검, 10년이면 방패, 15년이면 반지다.

기자는 흔히 ‘캠퍼스’라고 부르는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 어바인의 블리자드 본사에 두 번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게임회사답게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자유스러운 분위기가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스타2 출시 맞춰 나온 '블리자드 퀀텀점프'
블리자드 본관 1층에 있는 박물관에는 우주선 디스커버리호에 탑승했던 미국의 우주인 덴 베리가 디스커버리 호에 탑승했을 때 들고 간 스타크래프트 CD가 그의 사진과 함께 걸려있다. 블리자드를 직접 방문한 적도 있는 그는 우주인 훈련 중에 가족들과 차단되어 있다보니 '스타크래프트'로 외로움을 달랬다고 했다.

27일 ‘스타크래프트2’가 전세계에서 출시된다. 이에 맞춰 기자의 블리자드 추억을 되살리게 하는 책이 하나 나왔다. 아이버드라는 게임사를 직접 운영한 바 있는 정철현의 ‘블리자드 퀀텀점프’(펜하우스)다. 발간일도 27일로 맞췄다. 부제는 ‘비약적인 성장을 위한 8가지 도약의 비밀’이다. 

퀀텀점프란 물리학 용어로 대약진을 뜻한다. 원자에 에너지를 가하면 전자의 회전 속도가 빨라지다 임계점 이상의 에너지가 쌓이면 한 단계 더 높은 궤도로 뛰어오르는 것을 가리킨다. 비약적인 발전, 경제학 용어이기도 하다.

1991년 3명이 달랑 3만달러의 창업금으로 설립한 블리자드는 현재 전세계 임직원 2500여명의 회사로 컸다. 창사 이후 1000배 이상 급성장했다. ‘스타크래프트’뿐 아니라 ‘디아블로’, ‘워크래프트3’ 등을 히트시키고, 전 세계에서 1000만명 이상 즐기는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하나로 연 매출 1조원에 이익 6000억원을 올린다. 내놓을 굵직한 게임 7개를 모두 성공시킨 블리자드의 파워는 과연 뭘까. 

이 같은 성공의 원동력은 흔히 첫째 완벽함, 둘째 전율스러울 정도의 재미, 셋째 사람에 대한 투자란 3대 키워드를 지킨 결과다. 블리자드는 “개발자의 마음에 들 때가 제품의 출시 시기”라는 원칙을 고스란히 지켜내고 있다.

저자는 집중, 전환, 교류, 매력, 열정, 융합, 영혼, 경험의 여덟 장으로 나누어 분석한다. 블리자드의 완성도에 대한 집착은 가히 광적이다. 연중 최고의 성수기가 지난 후에 제품을 발매하기도 하고, 몇 백 억 이상의 돈이 들어간 신상품도 쓰레기통에 버린다. 주식이 곤두박질을 쳐도 기다리고, 발매일을 공표하고 나서도 다시 말을 번복하는 것이다.

8연타석 홈런 기대되는 스타크래프트2

미국인에게 있어 차갑고 세찬 바람, 맹렬함과 험난하고 위험함을 뜻하는 폭풍 ‘블리자드’는 한국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한국에 PC방이라는 게임 문화를 안착시키며 IMF의 산타클로스가 되었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을 등장시키며 한국 e스포츠의 근간이 된 게임이다.

블리자드의 한국 사랑 또한 남다르다. 국내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사람 이름이나 지역명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글로 번역해 놀라게 했다. 전작에서는 영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수준이었던 스타크래프트는 속편에서는 아예 한국어로 번역했다.

마 사장은 말한다.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게임은 버리고, 성공할 수 있는 게임만 출시한다.” 전 세계에서 1000만 장 이상 팔린 게임 스타크래프트의 속편이 10년만에 드디어 27일 나온다.

개발 기간만 3년, 발매를 연기하고 또 연기하면서까지 온통 오롯이 완성도에만 신경을 썼다. 1997년 디아블로의 판매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추가한 배틀넷이 이번에는 통합 배틀넷으로 변신, 스타크래프트2도 온라인 다운로드 버전이다.

e스포츠로서의 성공 또한 관심 사항이다. 마사장은 평소 “한국을 사랑한다”고 자주 언급했다. 스타크래프트2도 한국에서 맨 먼저 공개했다. 사실상 스타크래프트는 한국에서 e스포츠라는 용어를 만들고, 꽃을 피웠다. 전작과 후속작의 연결, 한국 e스포츠협회와의 협상 등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마사장의 한국사랑이 '끝내주는' 퀀텀점프를 이뤄 낼 수 있을까.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내놓은 게임마다 대박행진을 이어온 디지털 세계의 ‘봉이 김선달’. 게임 지존 블리자드의 마법이 과연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플레이포럼 박명기 기자 201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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