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말 개관, 김정주 회장 야심작 “아빠와 아이 나들이 명소”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이 정말 오랜만에 기자들 앞에 섰다. 그리고 토크쇼 주인공으로 깜짝 등장했다. 8일 제주 라온호텔에서는 7월 말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에 앞서 김정주 회장이 15년 만에 기자간담회에 나타났다.

김 회장은 “게임은 독특한 장르다. 책과 영화, 게임 중 게임이 가장 재미있다. 규모가 크고 어려워진다고 형태가 달라질 것 없다. 하지만 사람이 느끼는 재미의 원뜻이 바꾸지 않을 것이다. 넥슨은 10년 100년이 지나고 어린이와 어른 모두 짜릿한 재미를 주는 회사가 될 것 같다”가 말했다.

이어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이런 의미가 더 모여 꼭 가봐야 한다, 이런 기기가 있구나. 그런 곳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이 강조한 것처럼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아빠는 아이들과, 선생님은 학생들과 교감과 소통하는 공간이 될 것 같다.

박물관의 소장품은 현재 총 4000점. 그 중 1800여점 이상의 희귀본 소장품이 전시된다. 박물관은 아빠 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되살리고, 아이들에게는 미래의 빌 게이츠, 김정주를 위한 산실이 될 것 같다. 희귀본 소장품이 전시돼 손님 맞이를 분주한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게임톡이 돌아보았다.

■ “컴퓨터는 극장”-1층 '애플I'와 세계 최초 마우스
1층은 주제가 웰컴 스테이지다. 브렌다 로럴(Brenda Laurel)의 동명의 저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컴퓨터의 마더보드를 신체 사이즈로 재현한 공간에서 컴퓨터 발달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3인칭 관찰자-1인칭 주인공의 입장에서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와 콘솔게임기, 마우스 등을 볼 수 있다. 사운드, 그래픽 등 컴퓨터 기능의 발전과 기여한 게임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2012년 6월 15일 엔엑스씨가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7만 4500달러(약 4억3000만원)에 낙찰받은 ‘애플 I(Apple I)’가 먼저 반긴다.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이 만든 애플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다. 전세계에 50여대만 남아있는 희귀품으로 전시된 '애플I'는 지금까지 작동되는 것은 6대 중 하나다.

그리고 최근 타계한 더글러스 엥겔바트가 1968년 개발한 세계 최초의 마우스 전시와 고인을 명복을 비는 글도 눈에 띄었다. 각종 데이터 저장장치, 그래픽카드, 사운드카드 등의 변천사도 볼 수 있다. 내년 중 넥슨 20년을 맞아 그래픽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의 초기 버전 복각본도 전시될 예정이다.

■ 게임, 현실과 판타지 경계 너머- 2층 슈팅 과거 현재 미래
주제가 오픈 스테이지인 2층은 판타지게임과 슈팅게임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한다.

1970년대 게임의 출발을 알린 장르인 슈팅 게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최초 슈팅게임 ‘스페이스 임베이더’와 ‘갤라그’(갤러그로 알려짐), 오락실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라이덴’부터 PC용 슈팅게임인 ‘울펜슈타인’ 등 추억의 슈팅게임을 감상할 수 있다.

게임 자료를 수집-보존한 해볼 수 있는 200개 게임 체험을 공유하는 ‘NCM 라이브러리’가 배치되어 있다. 직접 팩을 꽂고 추억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앞으로 1년 단위로 업데이트를 할 생각이다.

■ 3층 ‘오픈 수장고’ 하이라이트
히든 스테이지가 주제인 3층은 도스, 베이직 등 아빠 세대에서만 추억으로 남아있는 공간이다. 수 백대의 역사적인 컴퓨터를 직접 만날 수 있다.

1980~90년대 PC 프로그램을 추억하며 영감을 준 기기를 체험할 수 있다. 1.0버전 도스 시절에서부터 3.0 오픈 소스를 가장 구현해 미래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80년대부터 현재까지 주요 컴퓨터 프로그램이 전시되어 있다.

최윤아 넥슨컴퓨터박물관장은 “박물관은 연구 보존하는 곳이다. 그런데 수장고는 건물 뒤에 숨겨진다. 컴퓨터박물관은 ‘오픈소스’다. 오픈 수장고는 3층 하이라이트”라고 말했다.

일반 테마공원을 탈피해 한국 대표 IT-게임을 제대로 아는 역할을 하는 것이 ‘오픈소스’의 개념이다. 수장고를 관람객들에게 개방해 관람객들이 기증도 받고 원하는 전시품을 선택할 생각이다. 오는 9월 미국에서 활동 중인 미디어 아티스트 최태윤을 초청해 워크숍을 한다.

■ 지하 1층 ‘만지는 추억의 오락실’
스페셜 스테이지인 지하 1층에는 컴퓨터의 즐거움을 알려준 아케이드 게임을 만난다. ‘만지는 추억의 오락실’이다.

최초 상업용게임기 '컴퓨터 스페이스'와 아타리의 '퐁' 게임기부터 3040세대가 과거 오락실에서 시간을 잊으며 즐겼던 아케이드 게임들이 빼곡하다.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 ‘용호의권’, ‘사무라이 쇼다운’ 등 아빠세대의 낯익은 게임들이 맞는다. 아타리 퐁도 이 공간에 돋보인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건축 과정 150억 비용이 들었지만, 예상 연수익은 24억원으로 적자가 뻔하다. 하지만 “5년, 10년만 늦었어도 오래된 컴퓨터들을 못 구했겠구나 싶었다.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큰 결실로 맺어졌다.

한국 대표 박물관을 꿈꾸는 이 박물관은 수장고 같은 ‘상호작용’과 관람객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참여과 소통을 통해 추억과 경험을 역사로 만들어가겠다고 대내외에 천명했다. 아빠가 같이 찾아온 아이들은 미래의 빌 게이츠, 미래의 김정주를 꿈꿀 것 같다.

김정주 대표는 박물관에 대해 “컴퓨터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고 앞으로 어떤 변화를 이뤄나갈지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제주=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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